강원도에서 전합니다.

 활동이야기/골프장대응       2011. 11. 24. 02:16  l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양손에 짐을 가득 들고 팔호광장앞 횡단보도 앞에 서신 중년어르신.

간절한 마음에 골프장 문제가 담긴 유인물을 나눠드리니 받기 어렵다는 모습을 취하신다.

그러나 이내 곧,

"그게 뭐요?"

"강원도에 골프장이 너무많이 지어지고 있어요. 전국 2위거든요.

이렇게 수많은 골프장이 지어지면서 문제가 많아 검토하기로 도지사가 주민들과 약속했는데 약속을 어겨서 60-70대 어르신들이 지금 한달째 노숙하고 있습니다"

"아... 그래요? 그럼 줘봐요..."

이렇게 만나는 분들이 반갑고, 고맙다.

해가 지자 찬바람이 느껴진다.

팔호광장 찬바닥에 앉으신 어머님들을 보며 어쩌나 싶었는데, 다들 익숙하신 모습이다.

하긴 벌써 10월 18일부터 강릉시청에서 노숙농성을, 11월 4일부터 강원도청에서 노숙농성을 하고 계신다.

홍천에 사시는 할아버지가 강릉에 사시는 할머니를 만날 일이 있었을까?

우리 마을도 문제지만 다른 마을도 다르지 않다는 마음들이 모여 강원도 골프장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강원도청앞에 어르신들이 노숙을 시작하셨고, 11월 19일, 골프장으로부터 삶터를 지키겠다는, 우리 사회의 법과 정의를 바로세우시겠다는 마음으로 팔호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다.

강원도 골프장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기도회 및 촛불문화제 ⓒ강원도골프장범대위

골프장문제해결을 위해 강원도 각 지역에서 모인 주민들과 함꼐 한 촛불문화제 ⓒ강원도골프장범대위


작은 초 하나를 들었을 뿐인데 초가 전해주는 따뜻함은 초겨울 추위를 잊게 한다.

그 촛불들이 모여 우리의 마음과 몸을 움직이게 하고, 그 움직임은 세상 곳곳에 전해져 더 큰 횃불이 될 것이다.

골프장으로부터 마을을 지키고자했던 우리의 모습들을 영상으로 함께 보며 고향에서 살아온 이야기, 그리고 노숙을 하게 된 이야기, 골프장문제에 관심 갖게 된 강원대학교 학생들의 이야기, 생전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멸종위기야생동식물을 알게 된 우리의 이야기가 이곳에서 쏟아지니 함께 하고 있다는 즐거움과 든든함속에서도 그 동안 힘들었던 모습에 코끝도 찡해진다.

마을마다 다르지만 길게는 7년동안 논밭을 팽개치고 골프장으로부터 삶터를 지켜온 어르신들은 어느 덧 투사가 되었다. 달라진 마을상황이나 현재 자신의 모습을 애써 담담하게 웃어넘기신다.

강원도 골프장 피해 어르신들의 바램은 이렇다.

최문순도지사가 골프장 문제 해결하겠다고 약속한 공약을 지켜달라, 그리고 불탈법 인허가된 골프장은 제대로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던 공약을 지켜달라는 것이다.

홍천 동막리 세안골프장과 강릉 구정리 강릉골프장은 민관협의회에서 논의한다는 약속을 어긴채 강원도지사가 일방적으로 의제협의(허가)를 진행하여 주민들이 노숙을 시작하였다. ⓒ강원도골프장범대위

점점 더 추워진다. 어르신들의 노숙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겠다.

최문순도지사는 이 겨울, 도청앞 어르신들이 왜 찬바닥에서 노숙을 했어야했는지 귀 기울여야 한다. 일부 반대주민이 아닌 우리 모두의 마음과 바램이라는것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저희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최문순도지사는 강원도 골프장 문제 해결하라!!! 아자자!!! ⓒ녹색연합


11월 19일, 강원도에서 전합니다. 골프장이 아닌 생명의 땅으로 지켜내겠습니다.


글 : 대화협력실 허승은 ㅣ 사진: 강원도 골프장범대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