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침몰시킨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

 활동이야기/기후·에너지       2013.03.25 14:11  l   Posted by 하얀달 Hayandal


후쿠시마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원전 사고?”하고 뒷말이 자동으로 이어지시는 분들이 꽤 되실 것 같습니다. 후쿠시마는 일본 동북지역에 위치한 태평양 바다와 인접한 도시입니다. 지금은 원전 사고로 유명해졌지만, 원래는 일본에서 오징어가 가장 많이 잡히는 지역으로 유명했다고 해요. 그런데 지금 후쿠시마의 수많은 어부들 및 주민들은 살던 곳에서 쫓겨나고 뿔뿔이 흩어져 어선도 제대로 탈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바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 때문이죠.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 요약]

 

2011311, 오후 245, 일본 도쿄에서 370km 떨어진 태평양 앞바다에서 9.0의 대지진이 발생했다. 그리고 50여 분 후 그 여파로 15m 규모의 쓰나미가 발생하여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를 덮쳤다. 이로 인해 제1원자력발전소에 있던 6기의 원전 건물들은 모두 침수되었고, 그로 인해 원자력 발전소의 전력 공급이 모두 끊기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 결과 원자로를 식혀 주는 냉각장치가 작동을 멈췄고 결국 내부에서는 온도가 계속 올라가다가 폭발이 일어나 외부로 방사성 물질들이 대량으로 유출됐다.


<파괴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모습 (2011년 3월 16일)

                                                                                                                      (출처: Digital Globe)


원자력 발전소 사고의 심각 정도를 분류하여 국제원자력기구(IAEA)0에서 7까지 등급을 나누고 있는데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는 그 중 최악의 7등급으로 마찬가지로 7등급이었던 역사상 가장 최악의 원전 사고인 체르노빌 사고와 비교된다.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일본 정부가 피난 지시를 내린 주민 수만 8만 명이 넘고, 그 중 약 5만여 명은 앞으로 4년 동안 계속 집에 돌아가기도 힘들 거라고 해요. 그리고 현재 후쿠시마 원전에서 반경 10km는 아예 사람들이 접근도 못 하게 막고 있지요. 후쿠시마의 땅, 공기, 식물, 동물들까지 모두 방사능 오염이 되어 이제 원전 사고가 난 주변 후쿠시마 지역은 완전히 버려진 땅이 된 거에요.

 

방사능은 우라늄 같은 원소들에서 핵이 붕괴될 때 방사선이 방출되는 성질을 말합니다. 방사선은 특히 생물의 DNA를 손상 입혀서 암과 같은 질병뿐만 아니라 대를 거듭하는 유전병도 유발할 수 있다고 해요. 이러한 방사능 물질들은 공기 중에서 뿐만 아니라 음식을 통해서도 우리 몸 안에 쌓이게 됩니다.

 

원전 사고로 인해 후쿠시마는 하루아침에 이런 죽음의 방사능 물질이 가득한, 사람들이 출입할 수 없는 위험한 지역이 된 것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어느 날 아침 일어났는데, 지금까지 수년, 혹은 수십 년 동안 살고 있던 지역에서 사는 것은 물론이고 아예 들어가지도 못하게 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나무 한 그루, 길 가의 풀 한 포기 나의 추억이 안 담긴 곳이 없는 고향을 눈 앞에 두고 하루아침에 잃어버리는 거예요. 그리고 여러분은 급히 필요한 물건들만 챙기고 몇 년의 피난길에 올라야 하는 것이지요. 차마 들고 가지 못한 여러분의 커다란 가족 사진 액자 위에는 곧 먼지가 수북이 쌓이고 거미줄이 쳐질 거예요. 마치 그 사진의 주인이 지금 어디에도 없는 것처럼 말이에요. 이유는? 단지 발전소 하나에서 우연한 사고가 났기 때문입니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난다면?]

 

우리나라는 1978년 고리원전 1호기가 처음으로 가동되기 시작한 이후 꾸준히 원자력 발전소가 지어져 현재 총 23개의 원자력 발전소가 가동되고 있다. 이들 원자력 발전소는 크게 4개 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고리 원자력 발전소(5), 월성 원자력 발전소(4), 영광 원자력 발전소(6), 울진 원자력 발전소(6)가 있다.

 

만약 고리 원자력 발전소에서 커다란 사고가 난다면 부산까지, 월성 원자력 발전소에서 커다란 사고가 나면 울산까지 사람이 살 수 없는 버려진 땅이 될 수 있다.

 

고리는 부산광역시, 울산광역시 딱 중간에 있어요. 세계에서 이렇게 대도시 가까이에 핵발전소가 있는 곳이 없어요. 원래마을과 길천마을은 1호기 원자로부터 1, 2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어요. 후쿠시마도 그렇지 않더라고요.”

- 고리원자력발전소 앞 원래마을 서용화 주민

(작은 것이 아름답다 20115월호에서 발췌)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일본 사람들이 입게 된 피해는 어마어마합니다. 핵 방사능에 의한 직접적인 피해와 5조엔 이상의 경제적 피해뿐만 아니라 일본 사람들의 정서와 생활에도 매우 커다란 영향을 미쳤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커피부터 찾던 평범한 일본 시민들이 이제는 먼저 선량계를 들고 나와 우선 방사선 선량이 얼마인지부터 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핵 방사능에 대한 보이지 않는 공포가 뿌리 깊게 일본 시민들의 마음에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원자력 발전소는 분명 현재 우리의 중요한 에너지 공급원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지구는 하나이고, 우리가 살아가는 땅도 단 하나 뿐이죠. 하나 밖에 없는 우리의 땅과 물, 생물들을 담보로 우리는 그렇게까지 에너지를 받아 써야 할까요? 핵발전이 현재 우리가 에너지를 확보하는 주요한 수단이 되었지만 결코 유일하거나 어쩔 수 없이 이용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에요.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지금 일본은 50개의 원자력 발전소를 대부분 멈추고 단 2개만 돌리고 있다고 해요. 그렇다고 지금 일본 경제나 일본 사람들의 생활이 커다란 지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죠?

 

그리고 원자력 발전을 통해 생기는 위험한 핵페기물은 용기에 담고 콘크리트 한 가득 부어 넣어 밀폐하지만 결국 어디 구석 안 보이는 곳에 몰아넣는 것일 뿐 결코 없어지는 것이 아니에요. 눈 가리고 아웅인 식이죠. 결국 우리는 원자력 발전을 통해 정말 위험한 쓰레기를 우리 자식들과 후손들에게 남기고 있는 거예요. 당장 삐까번쩍한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니고, 비싼 산해진미의 식사를 즐기고 싶어서 열심히 신용카드를 긁고, 갚아야 할 그 빚은 모두 자식들에게 떠넘기는 일이나 마찬가지에요. 인간적으로 그건 정말 좀 안 될 일이겠죠?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등의 나라들에서는 그래서 현재 아예 탈핵을 선언하고 다양한 재생가능 에너지를 개발하고 있어요. 핵발전에서 벗어나고 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는 재생가능 에너지를 개발하는 일은 당장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때로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더라도 우리 자식들의 미래, 그리고 우리 지구를 위해 반드시 투자하고 만들어가야 할 우리의 중요한 과제입니다. 아무리 위험하지 않다고 이야기해도 원자력 발전소의 위험 자체는 줄어들 수가 없어요. 안전이 이러니 저러니 어떻다 아무리 이야기해도 어쨌든 그 안전을 100% 장담할 수는 없는 일이지요. 후쿠시마 원전 사고처럼 쓰나미, 지진 등 예측하기 힘든 다양한 변수와 우리 인간이 갖고 있는 한계로 어떻게든 사고는 일어날 수가 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그 단 한 번의 사고로 우리가 사는 땅 모두가 오염되고 파괴되어 살 수가 없게 됩니다, 두 번의 기회는 없고, 그냥 그렇게 끝이 나는 것이지요. 참으로 섬뜩한 일 아닌가요? 이런 섬뜩한 상황을 우리는 왜 굳이 유지해야 할까요? 무엇 때문에, 그리고 무엇을 위해?

 

우리의 건강과 안전을 해치는 나쁜 습관, 그것도 우리의 목숨까지 좌우하는 나쁜 습관은 열심히 땀 흘려 스스로 노력해 바꿔 나가는 것이 당연합니다.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는 핵에너지란 우리의 나쁜 습관을 이제는 버리고 바꿀 때가 됐다는, 비극적이지만 매우 크고 강력한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 글쓴이: 한재윤 (활동가_녹색연합 상상공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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