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민간 환경교류 물고를 열다

 활동이야기/환경일반       2002. 6. 19. 14:37  l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6.15 남북공동선언 2돌 기념 민족통일대축전이 금강산에서 열렸다.
6월 13일~16일까지 남과 북, 해외동포 대표 700여 명은 금강산에서 만나 6.15 남북공동선언 이행에 대한 변함없는 의지를 높이고 남북이 연대하고 단합하여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이루어 내려는 열망을 모으는 큰 잔치에 함께 하였다.

[img:20020619_kks01.jpg,align=left,width=300,height=225,vspace=5,hspace=10,border=1]서울에서 속초항, 그리고 북녘땅인 장전항까지 꼬박 반나절을 걸려 가니 그리운 금강산이 남측 대표단을 한 가슴에 안아 들인다. 분단의 반세기를 훌쩍 뛰어 넘어 금강산에 도착하니 이렇게 올 수 있는 길을 이토록 오랜 세월을 걸렸나 하는 분단의 아픔과 상봉의 설레임이 한꺼번에 밀려 온다.

이번 2돌맞이 대축전은 개막식과 사진전시회, 단오민속놀이와 문화예술공연 그리고 부문단체별 상봉모임, 금강산 공동산행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민화협, 종단, 통일연대, 노동, 농민, 여성, 청년학생, 문화예술, 시민(환경, 보건의료, 체육, 언론)의 9개 부문별 상봉모임이 성사되었다.

지난 95년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환경회의에서 녹색연합과 아태평화위원회가 갖은 남북환경회의 이후 7년 만에 6.15 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민간교류 활성화 차원에서 남북환경교류를 갖게 되니 매우 뜻 깊은 자리가 되었다.

환경교류는 시민단체 상봉모임의 하나로 이루어져 보건의료, 체육부분이 한자리에 함께 하였다. 남측은 녹색연합, 환경연합이 대표로, 북측은 국토환경보호성 산하 환경보호연구소가 대표로 참여하였다. 시민단체 상봉모임의 팀장 역할을 한 환경보호센터 부장을 비롯하여 대기, 해양, 기상분야의 연구사들과 북측 민화협 환경행정담당자 등 까지 6명의 교류 대표가 함께 하였다. 남측의 보건의료연대, 북측의 평양제일병원 원장, 북에서 체육 영웅으로 불리는 금메달리스트 한필화 전 스케이트 선수도 시민단체 상봉모임에 자리하였다.

[img:20020619_kks02.jpg,align=right,width=300,height=225,vspace=5,hspace=10,border=1]6.15 오전 시간에 이루어진 환경부문 상봉모임에서 북측은 올해를 6.15공동선언 실천의 해로 정하고 남북이 연대, 단합하여 6.15 공동선언 이행을 위해 노력하자며 모든 일상의 환경문제뿐만 아니라 전쟁으로 인한 피해로부터 국토, 민족을 구하기 위해서는 전쟁위협을 해결하는 이른바 근본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남측은 전쟁위협이나 공동선언 이행을 가로막는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보다 다양하고 폭넓은 부문간 민간교류가 활성화되어야 하며 특히 정치군사 의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환경부문 교류가 활성화되어야 하며 하나의 국토와 아름다운 금수강산, 이 땅의 환경을 지키는 일은 남북 공동의 과제라는 것을 강조하였다. 지난 2월 남북공동 새해맞이 행사 실무준비를 하면서 환경연합이 환경부문의 남북교류가 성사될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했으며 교류의 내용으로 제안한 ‘미량분석센터건립 및 한반도주요강발원지수질조사사업’과 ‘태양광발전기보급 및 기술지원사업’ 등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구체 자료를 요구하기도 하였다.

[img:20020619_kks03.jpg,align=left,width=300,height=225,vspace=5,hspace=10,border=1]공식 일정의 상봉모임외에도 14-15일간 진행한 모든 행사와 식사시간에 환경부문간 서로의 관심사에 대해 많은 대화를 주고 받을 수 있었다. 우리 국토의 산줄기 체계인 백두대간(산)에 대한 공동인식, 중국 황사문제 해결에 대한 공동의 관심사, 수질환경과 수처리기술에 대한 정보교류, 민족의 명산인 금강산보호에 대한 관심 등. 그리고 6.15km 통일마라톤, 씨름, 줄넘기, 그네뛰기를 하며 서로의 체력에 감탄해 하고 합동예술공연에 함께 어깨춤을 덩실덩실 추며 우리는 하나임을 느끼게 하였다.

이번 상봉모임의 큰 의의와 성과는 남북이 환경문제 해결의 공동 주체라는 인식을 높이기 위해 서로를 알고 신뢰를 쌓는 기회를 만들었다는 것이고 향후 대화와 교류의 창구가 열렸다는 데 있다. 서두름없이 신뢰를 쌓아 가며 서로에게 그리고 이 땅의 환경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환경정보를 교류하고 공동의 실천과제를 만들면서 남누리, 북누리 우리 땅이 아름답고 생명과 평화 넘치는 생태 공동체의 꿈을 함께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금강산 관광길이 열리고 현대아산에 의해 금강산 관광개발 사업이 한창일 때 우리 환경단체는 많은 관광과 개발로 우리의 명산이 훼손될 것을 우려하였다.

현대에서 개발한 해금강 호텔, 온정각, 온천시설, 현대직원의 숙소였던 콘테이너가 금강산 빌리지라는 관광객 숙소로 이용되고 있다. 북측은 금강산을 후대에게 그대로 물려 주기 위해 잘 보전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무분별한 개발은 있을 수 없다고 하였다. 또한 금강산에 근무하는 안내원들은 관광객들이 금강산을 더럽히거나 훼손하는 행위가 없도록 안내하며 어기면 즉석에서 벌금을 내야 한다고 알려 주었다.

[img:20020619_kks04.jpg,align=right,width=300,height=225,vspace=5,hspace=10,border=1]문화예술공연과 식사를 마치고 공동산행 길에 오르고 얼마 후 많은 비가 내려 그리운 만이천봉, 100m의 폭포수와 물보라를 자랑하는 구룡폭포는 아쉽게도 구경할 수 없었다. 그러나 금강산은 남과 북, 해외동포를 하나의 겨레, 핏줄로 품어 온 어머니답게 우리를 따뜻하게 감싸 안는다. 옥처럼 맑고 고운 금강산 계곡물에 취해, 쭉쭉 뻗은 미인송(금강송)에 반해, 쏟아지는 비에 젖어 오르고 내리니 벌써 아쉬운 작별을 하였다. 마지막 날 설봉호에 몸을 실어 출항을 알리는 뱃고동소리와 함께 점점 멀어져 가는 금강산과 장전항을 바라보고 있자니 못내 그리움이 설봉호에 갈라지는 바닷물만큼이나 밀려오며 사랑하는 님을 두고 떠나 오는 그이의 심정을 안고 돌아 왔다.

드디어 한국축구가 8강에 들어갔다. 온 국민이 얼싸안고 감격하고 온 국토가 ‘필승코리아’로 울려 퍼진다. 이렇게 기쁜 일이 또 있을까? 그래 분단의 벽이 허물어지고 남북이 장벽없이 얼싸 안으며 66년 북과 이탈리아전에서 북이 월드컵 8강에 들어가고 2002년 한국과 이탈리아전에서 남이 8강에 들어간 기쁨을 합해 남북공동축구팀으로 월드컵에 우승하고 남북환경공동선언과 환경연석회의가 이루어져 이보다 더한 기쁨을 만들어가기를 간절히 바란다. (글과 사진 / 김제남 녹색연합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