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지엘] 한강 자전거 모니터링과 하늘공원 이야기

 회원이야기/회원참여       2004. 11. 11. 12:27  l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세번째 이야기 - 11/7 한강모니터링과 하늘공원


오늘은 11월 아이지엘에서의 서울 생태 모니터링 날이었다. 한번도 가보지 못한 월드컵 경기장과 하늘공원을 간다는 생각에 어제부터 설레고 있었다.
자전거를 타고 도로를 달리면서 참으로 많은 생각을 했다. 이런 여유가 참 좋다라는 생각. 바로 옆 도로에서는 자동차가 쌩쌩 달리고 있어 아쉬웠지만 시원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날씨도 우리를 위해 적당한 바람과 적당한 햇빛을 쏟는것만 같았다.
우리 친구들은 자전거를 타고 강변을 달리기 시작했다.
그냥 자전거타기일 수도 있었지만 아이지엘 청소년들 이어서 그랬을까? 옆의 작은 꽃들도 눈여겨 보며 달리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끈 선생님께서 가르쳐주신 메꽃이라는 식물은 아주 작은 식물 인데도 자근자근하게 피어 있는 모습이 소박하기 그지 없었다. 한강물을 바라보며 몇급수 일까 서로 추측도 해보았다.

한편, 여러가지 쓰레기와 뒤엉켜 드러난 콘크리트 철근에 다리가 끼어 죽은 고양이도 발견했다. 밤새 얼마나 몸부림을 쳤을지, 철근을 입으로 물어뜯다 입이 다 헤어져 피가 묻은채 죽은 모습이 충격적이었다. 건축 폐기물이 야생동물의 삶을 앗아갔다니… 쓰레기가 때로는 작은 생명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다는 걸 처음 느꼈다.

자전거를 반납하고 하늘 공원으로 걷기 시작했다. 줄지어 하늘공원을 찾는 사람들을 보며 그 속의 모습이 많이 궁금했다. 이름처럼 억새풀이 하늘과 맞닿아 있어 그렇게 지은 것을 아닐까라고 생각한 그대로 하늘공원 윗쪽에는 억새풀이 내 키보다 더 크게 자라 있었다. 도시에서만 살던 내가 이렇게 많은 억새풀을 눈앞에서 본 것은 처음이어서 대단하다는 느낌이었다. 우리 머리 위로 날고 있는 비둘기의 힘찬 날개짓이 너무나도 거세게 보일 정도였다. 그 많은 억새풀이 처음에는 갈대와 헷갈리기도 했지만 그 장관은 말로 표현 못할 정도였다.

    

우리 아이지엘 청소년들은 억새풀밭 쪽에 좋은 자리를 정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환경에 대해 이야기 하는 시간에 친구들 모두 많은 환경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환경에 대해 내가 참 무심했구나 하며 다시한번 채찍질 할 수 있었다.

새만금 간척사업에서 부터 핵폐기물 처리까지, 우리는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실천하기로 했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 이 말이 정말 크게 느껴졌다.

오늘 강변을 달린 그 느낌을, 하늘공원에서의 그 힘찬 억새풀의 흔들림을, 그 자리에서 함께 시간을 가졌던 모든 친구들이 가슴속 깊이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긴 시간 만큼이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마지막, 곧게 뻗은 억새풀을 담고 싶다.


글: 조영선(섬환경캠프 3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