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으로 달려간 첫번째 생명버스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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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토요일, 강원도 춘천에서는 '생명버스'행사가 열렸습니다. 강원도 구석구석에서 그리고 전국 여러곳에서도 사람들이 몰려왔습니다. 청정 강원을 무참히 파괴하는 골프장을 막기 위해서 였죠. 저도 참가하여 오전에는 골프장 공사 예정지를 돌아보고, 오후에는 문화제와 행진, 강원도청 앞에서 인간띠잇기 행사까지 참여했습니다.
이날 열린 '생명버스'는 지금까지 참여했던 집회나 시위와는 완전히 다른 양상을 띠고 있었는데요. 참가자들의 평균연령이 굉장히 높다는 것과 서울에서 열리는 집회와는 달리 이명박 대통령을 향한 분노가 아닌 최문순 강원도지사를 향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최문순 도지사는 민주당 소속입니다. 푸근한 이미지를 내세우며 국민들에게 어필했죠. 그래서 이런 강도높은 비난을 받는 것이 이해가 안될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당선되기 전부터 당선된 이후까지 주민들과 골프장 문제 해결을 약속했으며 직속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문제가 있는 골프장에 대해서는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그는 주민들과 대화를 끊었으며, 골프장 개발 찬성측과 반대측 모두 똑같은 '민원인'일 뿐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대한다고 합니다. 다시말해 기존에 자신의 주장이었던 '골프장 건설은 청정강원을 훼손하는 것이며, 강원도에 이득이 안된다'는 말을 뒤집은 것입니다.
심지어 지난 12월 7일에는 시작한지 한달도 더 지난 노숙 농성장에 불쑥 찾아와 "골프장 문제에 대해 책임이 없다. 사업주와 이야기 해보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5월 1일, 당선된 뒤 바로 가진 연합뉴스와 가진 영상인터뷰에는 그의 주장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아래에는 골프장 문제에 대해 말한 것입니다. 영상링크(2분 8초부터 보시면 됩니다)
"강원도 전체에 득실을 따져보면 손해라고 보는 거죠.
청청강원의 이미지가 손상될 뿐더러 청정강원이라 할 수 없습니다.
골프장이 너무 많습니다. 83개가 다 죽습니다. 사업자들도 싫어하고 주민들도 싫어합니다.
이걸 선호하는 것은 개발 업자들만 선호하는 거죠. 그 사람들은 개발해놓고 떠나면 되는 거니까.
줄여야 된다는 생각입니다.
축구장 7000개 정도의 넓이가 되는건데.
전체 이익을 봐서는 이득이 되지 않는 거죠."
도민들은 매우 화가 났습니다. 골프장을 반대하는 최문순 후보를 믿고 지지하였으나 도지사가 된 후에는 나몰라라 하는 그를 강도높게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온갖 불법과 탈법으로 허가를 받은, 합법적으로만 처리를 해도 결코 건설할 수 없는 골프장임에도 눈을 꼭 감고 해결할 의지를 저버렸습니다.
물론, 행정 수장이 모든 것을 다 해결할 수 있는 수퍼맨은 아닙니다. 하지만 사업에 대한 허가나 중지를 할 수 있는 권한은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잘못된 것은 바로잡고 잘 된 것은 잘 하라고 국민들이, 도민들이 뽑아준 것입니다.
41개에 이르는 골프장 건설로 피해를 받는 도민은 엄청 많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잘못 된 것'을 바로잡아 줄 도지사를 지지했고, 또 그렇게 당선됐습니다. 하지만 당선된 이후에는 나몰라라 입니다.
많은 국민들이 정치인들을 신뢰하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당선 전에는 누구보다도 '잘못된 것은 바로잡을 것이다'며 주장하다가도 당선 된 이후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핑계를 댑니다. 그렇지 않아도 한미FTA 비준안 통과를 막지 못하는 등 여러가지로 신뢰를 잃어가는 민주당이 또 이런식으로 뒤통수를 쳐 신뢰는 바닥을 치고 있네요.
우리나라는 이미 골프장이 포화상태입니다. 그 만큼 '금수강산'은 파괴 되었고, 더이상은 안됩니다. 최문순 도지사의 현명한 결단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