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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새벽 무너졌던 구 왜관철교는 교각보호공을 시공하지 않은 부분이 유실이 되었습니다. 다시말해 교각보호공을 했다면 유실이 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무척이나 강했던 태풍 루사나 매미 때는 교각 보호공 없이도 무너지지 않았던 왜관철교입니다만 4대강 사업 후 불과 200mm의 비에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이 교각이 준설라인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고 둔치 위에 있어서 보호공 설치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밝혔습니다. 심지어 김정훈 부산지방국토관리청 하천국장은 SBS뉴스 인터뷰에서 보강공사를 하면 국민들 세금이 많이 드니 꼭 해야하는 부분만 한다고 말했습니다. 4대강이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지 제대로 된 분석조차 하지 않은 모양입니다. 

교각 아래의 세굴은 흔히 일어나는 현상으로 이를 막기위한 기술도 다양하게 나와있는 상태입니다. 아래 그림을 보면 강물이 어떤 식으로 교각주위를 세굴시키는지 나와 있습니다. 물은 교각을 지나치면서 소용돌이를 일으켜 주변을 파 냅니다. 그림에는 모래를 예로 들어놓았는데, 물은 커다란 돌도 옮길 수 있습니다. 

수량과 경사, 물길의 변화는 유속을 크게 좌우합니다. 4대강 사업은 수량이 늘어나게 했고, 강바닥을 기존보다 3~6m 낮추고 매끈하게 만들었습니다. 그에 따라 유속은 사업 전보다 훨씬 빨라졌고 (2~3배) 그 만큼 더 세굴도 많이 일으키게 됩니다. 더 크고 튼튼한 보호공이 필요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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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세금을 아끼기' 위한 조치였는지 왜관철교 외 다른 교량에서도 교각보호공 공사를 하지않은 곳이 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교량은 교각보호공 공사를 마친 상태로 비교적 안전해보입니다만 제가 직접 관찰한 본류 교량 8곳 중 2곳이 특히 위험해 보였습니다. 영풍교는 보호공 아랫부분이 벌써 뜯겨나간 듯 보였으며, 우곡교는 분명 수면과 맞닿은 교각임에도 보호공이 일부만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답사를 하며 '설마'하며 지나는 길에 보이는 교량은 찍어두었습니다. 낙동강 본류구간 전체교량이  62개 정도인 것을 감안한다면 8개라는 숫자는 일부입니다. 나머지 교량에도 '세금을 아끼기 위해' 보호공을 설치하지 않은 곳이 있을 수 있습니다. 



큰 지도에서 교각보호공 현황 보기 


경북 예천군 풍양면에 있는 영풍교 입니다. 이 교량 아래와 위쪽 본류구간에는 하상유지공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다른구간에 비해 경사가 가팔라 침식 우려로 설치한 것입니다. 다시말해 유속이 굉장히 빠르다는 의미입니다. 

이미 교각보호공 공사가 끝나 있었습니다만, 5월에 이곳에 갔을 때 우안 4번째 교각의 하부 보호공 부분이 떨어져 나가있었습니다. 시공과정에서 아랫부분이 누락된 것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이렇든 저렇든 이것은 부실시공입니다.

4번째 교각은 다른 교각에 비해 더 큰 세굴위험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제2의 '왜관철교'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경북 상주시 중동면의 중동교입니다. 물이 흘러가는 부분이든 둔치부분이든 모두 보호공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도넛처럼 생긴 세굴방지공도 설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 둥그런 물체는 기둥주변으로 설치하여 추가적인 세굴을 막습니다. 이곳은 비교적 안전해 보입니다.



경북 의성군 단밀면의 낙단교입니다. 낙단댐(보) 바로 아래에 있는 교량으로 유속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곳 중 하나입니다. 댐에 물을 가득담아 두었을 때는 흐르는 유량이 적어 영향이 없을 것입니다만, 비가 많이 올 때는 수문을 개방하기 때문에 한 번에 많은 물이 흘러옵니다. 

크게 위험한 지역인만큼 더 대비를 잘해야 할 것입니다. 



경북 구미시 진미동에 있는 구미대교입니다. 시내에 있는 교량으로 무너진다면 대단히 큰 인명피해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지역은 준설량이 많고 직선화 된 부분이라 다른 지역보다 유속이 더 빠를 것이라 예상됩니다. 다행스럽게도 굉장히 깊은 곳까지 콘크리트 보호공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튼튼해 보이지만 만의 하나를 생각한다면 이마저도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이번에 붕괴된 왜관철교 하류부분에 있는 제2왜관교 입니다. 모든 기둥에 대하여 보호공을 설치한 것으로 보입니다. 왜관철교도 이처럼 공사를 해두었다면 어제와 같은 사고는 없었을 것입니다.



대구시 달성군 현풍면의 박석진교 입니다. 이 교량은 다시 자체가 불안해 보입니다. 다른 교량에 비해 기둥이 굉장히 얇고, 교각보호공도 그렇게 굵지 않습니다. 물론 상판도 2차선으로 넓은 도로는 아닙니다. 중심도 맞추지 못하고 삐뚤삐뚤 시공한 모습이 왠지 불안합니다.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의 우곡교입니다. 첫번째는 좌안 하류부분에서, 두번째는 좌안 상류부분에서 찍었습니다. 세번째 사진은 두번째 사진 일부를 크게 확대한 것입니다. 

다른 교량들과 다르다는 것이 한눈에 보이지 않습니까? 제일 아래의 사진을 보면 교각보호공 일부가 없다는 걸 눈치채실 것입니다. 기둥 주변에 둘러져야 하는 콘크리트 부분이 하나도 없습니다. 가장 아랫부분에 발파석으로 된 세굴방지매트만 있습니다.

물살의 영향을 덜 받는 곳이라면 일부시설만 설치하여 세굴을 방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진에 보이는대로 물길이 난 곳에 있습니다. 즉 다른 기둥들과 마찬가지로 빠른 강물의 영향을 받습니다. 최소한 다른 기둥들과 마찬가지로 시공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영풍교와 더불어 제2의 '왜관철교'가 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 교량입니다. 



경남 창원 동읍에 있는 본포교입니다. 이곳은 보호공의 높이가 좌안과 우안이 다릅니다. '세금을 아끼기 위한' 조치였을까요?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쉽게 이해는 되지 않네요. 교각 위쪽보다는 아래쪽이 더 취약하기 때문에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총 62개의 교량 중 불과 8개만을 살펴보았습니다. 이 중 교각보호공 공사가 제대로 되어 있지않은 영풍교와 우곡교는 굉장히 위험해 보입니다. 제2의 '왜관철교'가 될 소지가 다분합니다. 또한 댐(보) 바로 아래에 위치한 낙단교(낙단댐 아래)와 박석진교(달성댐 아래) 역시 매우 위험합니다. 이런 교량들이 당장은 아니더라도 조금씩 세굴을 거친 뒤 붕괴될 수도 있습니다. 

이를 막기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공사를 중단하고 퍼 냈던 모래들을 다시 제자리에 되돌려 놓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최소한의 안전조치는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에 하나 이 중 하나가 무너질 때 그 위로 지나는 차량이나 사람이 있다면 대형 참사가 벌어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 

소를 잃기 전에 외양간을 손을 봐야합니다. 

글, 사진 : 김성만 활동가(자유채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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