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4대강 사업이 왜관철교 쓸어갔다.

 활동이야기/4대강현장       2011. 6. 26. 02:14  l   Posted by 채색
충격적인 소식입니다. 6월 25일 새벽 사이에 내린 비로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왜관철교가 무너졌습니다. 전체 467m 중 100여m가 유실됐습니다. 약목면 방향의 두번 째 교각이 비에 쓸려가 상판 두개가 상부 철골 구조와 함께 내려앉았습니다.

지난 새벽 낙동강 상류지역에 내린 비는 200mm 내외로 평년에 비해서 그렇게 많은 양이 아닙니다. 그 보다 많이 왔던 때에도 무리없이 견뎌냈습니다. 태풍 루사나 매미 때도 괜찮았던 왜관철교는 4대강 사업으로 인해 무너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4대강 사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준설은 강바닥의 모래를 다 파 냅니다. 곳에 따라 다르지만 3m 이상 파내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깊은 곳은 6m에 달하는 곳도 있습니다. 준설은 교각 주변도 예외없이 진행되었습니다. 현대에 지어진 교각은 기초가 깊숙히 박혀서 무리가 없던 것도 있을것입니다만, 과거에 지어진 교각은 그렇지 않는 것들이 더 많을거라 생각됩니다. 기초를 그렇게 깊게 할 필요가 없었을테니까요. 

또한 깊어지고 굴곡이 없어진 강물은 더 빠른 속도로 흐르게 됩니다. 즉 교각 아랫부분을 더 많이 침식시킨다는 얘깁니다. 그래서 4대강에 가설된 교량의 교각 대부분에 보강공사를 했습니다. 그로인해 교각들은 모두 장화를 신은 듯한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강 속 깊이까지 콘크리트로 다시 채운 것입니다. 


지난 4월에 촬영한 무너지기 전 왜관철교의 모습입니다. 무너진 부분은 이곳 건너편입니다. 교량 중앙 부분은 다른 교량들처럼 보강공사가 된 상태입니다. 철골구조물로 감싼 뒤 안쪽을 콘크리트로 채웠습니다.  


왜관철교 바로 옆 또다른 철교의 교각 보강공사 모습입니다. 강 바닥 깊숙히까지 다시 파낸 뒤 사석이나 콘크리트로 보강을 합니다. 많아지고 빨라진 물살을 견디려면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러나 무너진 왜관 철교 두번째 교각은 보호공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4대강 사업이 많은 문제를 일으킬거라 생각했지만 본류의 교량, 그것도 근대문화유산인 왜관철교를 무너뜨릴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시설물 하나가 무너진 것이 아니라 크나큰 아픔과 추억을 품고있는 '역사'가 무너진 것입니다. 

이 사업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채 진행되었다는 증거이며, 앞으로 더 큰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징조입니다. 문제는 200mm의 비에 오래된 철교가 무너진 것이지만, 더 큰 비에는 멀쩡한 교량이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특히 사업이 끝난 후 엄청난 양의 물을 댐(보)에 가두고 일시에 물을 흘려보낼 때는 돌이킬 수 없는 사고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는 비단 왜관철교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교량도 마찬가지의 위험에 빠져있습니다. 

글 : 김성만 활동가(자유채색)
사진 : 김성만, 대구경북녹색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