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인문학 6강] 에너지 전환, 무엇을 준비할까?

 녹색아카데미/녹색인문학       2011. 6. 29. 14:45  l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사실 원자력은 멀고도 가까운 에너지다. 위험하고도 무감각한 에너지다. 원자력은 멀리 한적한 해안가에 있으니 멀다. 더구나 수도권에 멀다. 그러나 그 에너지는 바로 우리집 벽속에 있고, 손을 뻗어 스위치만 누르면 그걸 사용할 수 있으니 가깝다.

핵은 이용한 것은 그리 먼 옛날이 아니다. 실제로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데 사용한 제 2차 대전, 그리고 전력생산 에너지로, 의료용으로 사용한 것도 근래에 의해서이다. 그 위험은 체르노빌 사고에서 우리는 무섭게 체험을 했다. 그러나 금세 무감각해졌다. 또 몇 달 전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생생하게 생중계 되었지만, 두어 달 사이에 우리는 호들갑만큼 금세 잊고 있다. 사고 후 처음 비가 왔을 때 방사능 비로 휴교까지 하는가 하면 전국의 방사능 측정치를 공개하는 듯 관심을 보였지만, 편서풍으로 방사능이 유입되지 않을거라고 했지만 지구를 한 바퀴 돌아오는 바람에 대해서는 우리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일상 속에 미량의 방사능은 늘 존재하는 것이고, 그런 미량은 우리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는 핵 안정성 홍보에 묻히고 말았다.

방사능은 결코 값싼 에너지가 아니다. 당장 원전이 멈추면 암흑세계가 되는 듯한 우려도 과장이 심하다.
5년 전 겨울 크리스마스쯤 밤에 인천에서 비행기를 타고 영동고속도로쯤의 항로로 일본에 간 일이 있는데, 우리나라 상공에서 내려다보는 밤경치는 휘황찬란했다. 어디가 도시고 어디가 산인지 금방 알 수 있었고, 도로의 가로등이 길 모양을 반듯하게 잘 보여주었다. 강원도쯤인지, 용인쯤인지 모르지만 골프장인지 스키장인지 정말 대낮처럼 환한 곳이 여기저기 곳곳에 불을 밝히고 있었다.

바다도 환했다. 어부들이 물고기를 잡는지 바다 위에 불빛이 환했다. 그러나 일본 구역쯤으로 넘어가자 갑자기 30촉 전구로 갈아 끼운 듯 어둠침침하였다. 심지어 공항도 어스름 초저녁 같았다. 우리는 확실하게 에너지 과소비를 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

사람도 어떻게 하든 수명을 좀 더 연명하려고 수술을 하고, 약을 먹고, 산소 호흡기에, 심장 충격기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수명이 다한 원자력 발전소를 수명 연장하여 다시 사용할 생각은 어찌했는지 모른다. 이후 10년간 수명이 다 되는 원자력 발전소가 10여기가 된다고 하니 전체의 절반되는 숫자이다. 이들도 모두 수명 연장의 시나리오를 갖게 될 것이 뻔하다. 뉴스에서 보듯 사고는 작은 농업용 비닐에 의하여 비롯될 수도 있듯, 두꺼운 콘크리트 옹벽이 두세 겹을 자랑할 것이 아니라 작은 너트 하나 풀리면서 시작된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핵을 이용한 발전에 대해 더 이상 어린이와 학생들에게 왜곡되지 않아야 한다. 강사님이 보여준 어느 교과서의 삽화는 헛헛한 웃음밖에 안 나온다. 지진이 나면 제일 안전한 곳을 찾아 원자력 발전소로 대피한다는 이야기로 제일 안전한 곳이 원자력 발전소다,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지만, 너무 지나치면 오히려 진실이 아니고 역효과가 분명 있을 알 터인데도 교과서에 실린 것을 보면 원자력에 대해 일방적 홍보가 어느 정도의 피해를 가져올지 눈에 보듯 뻔하다. 마치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아이가 뱀을 잡으려고 손을 내미는 것처럼 섬뜩하다.

내가 만일 000이라면 이란 이름으로 모둠을 구성하여 대안이나 실천을 찾는 워크샵 형태로 시민들을 위한 에너지 이야기를 마무리 했다. 여기서 중요하게 논의된 것은 정책을 만들고 추진하는 자들을 선거를 통해 뽑을 때 탈핵후보를 뽑자는 이야기와 선거 공약으로 의제화 시키는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하였다.


나는 지난 5월에 지구를 살리는 환경그림책 “우리집 전기도둑”이란 책을 휴이넘에서 펴냈다. 전기 과소비를 다룬 이야기이다. 좀더 아이들이  대체에너지, 재생가능 에너지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성찰하고 상상하는 녹색인문학 5강 이유진님의 “시민들을 위한 에너지 이야기”는 원자력 에너지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성찰하고 상상하는 녹색인문학 전체 일정 중 8할은 진행했으니 이제 어느 정도 성찰이 되었고, 상상도 되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성찰은커녕 아직 기본 파악도 못하고 있으니 안타깝다. 성찰하는 일은 좀 더 시간을 두고 강의 내용과 삶속에서 곱씹으면서 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상상하여 나에게 다시 되돌려 창조적 삶으로 녹여내야겠다. 삶의 마지막까지 긴 호흡으로, 천천히라도 끝까지.....

글 : 봄비갠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