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총선을 앞둔 20대의 비밀스런 대화 엿듣기

 회원이야기/회원참여       2012. 4. 6. 07:30  l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생애 첫 선거투표를 기억하시나요? 

어떤 마음이셨어요? 

여기 젊디젊은 청춘 셋이 모였습니다. 
올해 첫 총선을 치르게 될 박휘서(), 이경미(), 조은지(), 20대 회원 세 명의 이야기를 엿들어볼까요? 


20대에게 ‘정치’ 또는 ‘선거’란 어떤 의미인가요?

_ 정치 이야기요? 여자 친구들끼리 그런 이야기는 잘 안 해요.

_ 친구들과는 정치나 사회의 문제에 대한 것보다는 당장 닥친 취업, 진로 같은 이야기들을 주로 나눠요. 뉴스 보기 쉬운 시대지만 실제로 뉴스는 잘 안 봐요. 논술시험으로만 접해서 질렸나 봐요. 

_ 윗세대에 대한 반감으로 정치에 대해 좋게 생각이 안 돼요. 4대강 문제만 보더라도 윗세대가 저질러놓은 일이죠. 우리가 뒤치다꺼리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_ 총학생회 선거 활동을 한 적이 있어요. 정치판이 진보와 보수로 나뉘듯, 총학 선거판도 운동권 또는 비운동권으로 나뉘어 싸움이 커져가는 것을 보며 학생들은 선거에 체념했어요. 결국 투표율은 10%대, 현재 학교에는 총학이 없어요. 실제 학생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총학선거를 보면서 정치판을 보는 듯 했어요. 

_ 제 친구는 D대 반값 등록금 서명에 반대를 했다가 낭패를 당했어요. “너 수구 꼴통이구나!” 라는 비난을 받았다죠. 투표는 정책의 필요성으로 논리적인 설득이 되어야 하는데, 흑백논리로 찬성하면 보수, 반대하면 진보라 여기는 것도 문제에요. 

_ 그러다 보니 직접 의견을 이야기하기보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SNS를 통해 생각을 드러내는 친구들이 많아요.


왼쪽부터 조영지, 이경미, 박휘서 회원과 윤소영 활동가


선거를 통해 환경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요?

_ 정치인들은 환경에 관심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잘 먹고 잘 사는 것에 관심이 큰 우리나라는 복지 문제에 관심이 크죠.

_ 시민들 의식이 더 문제 같아요. 내 생활에 직결되지 않으면 관심이 떨어지니까요. 제가 사는 관악구에서는 시민들이 도림천 문제에 관심을 많이 보였어요. 덕분에 도림천이 복원이 될 수 있었고요. 이걸 보면 국민들 의식이 무엇이냐가 정책의 핵심이죠. ‘그 나라 정치 수준은 국민 수준을 뛰어넘을 수 없다.’고 하잖아요. 환경보다 경제의 기회비용에 관심이 큰 것이 참 안타까워요.

_ 맞아요. 새만금이나 강정마을도 마찬가지죠. 생명이나 환경의 가치보다는 경제 가치가 무조건 먼저에요.


선거를 통한 희망 만들기는 가능할까요?

_ 우리는 10대때 ‘촛불’을 경험한 세대에요. 직접 민주주의에 대한 좋은 경험이 있으면서도 지금은 등록금, 학점, 취업 같은 당장의 큰 짐이 있으니 민주주의를 이야기하기는 벅차죠.

_ 20대의 투표율이 높아진다면 정치인들도 20대의 정책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을 거예요. 반값 등록금도, 대학가 주거 난과 취업문제도 해결 가능할 테고요. 그런 면에서 지난 해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정말 고무적이었어요.

_ 20대의 현실은 어두운 이야기로만 비춰지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얘기 꺼내기도 어려워지고요. 저흰 대학만을 위해 공부한 세대예요.

_ 우리 지역은 투표를 기권하고 싶을 정도로 정말 찍을 후보가 없어요. 총선 후보가 300명이면 국민의 0.1%일 텐데 적당한 후보가 이렇게 없을까요?

_ 정당마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많이 공천됐으면 좋겠어요. 정책을 만들어내려면 정치 이권보다 전문성을 발휘해야죠.


마지막으로 또래의 20대들에게 해줄 수 있는 이야기는?

_ 우리의 암담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선거투표장에는 꼭 갔으면 좋겠어요.

_ 선거는 당신의 삶에 영향을 줄 수 있어요.

_ 만약 좋아하는 후보가 없다면 좋아하지 않는 후보는 반드시 떨어뜨려야 하지 않을까요?


글 한이금희 | 즐거운 회원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