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버스는 골프장 건설에 반대하는 지역 주민과 시민단체가 전국적인 힘을 모으기 위해 조직한 행사입니다. 마을 공동체를 파괴하고 생태계를 훼손하는 골프장 난개발에 문제의식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습니다. 매월 셋째 주 토요일에 진행됩니다.

영화 <강원도의 힘>에는 헤어진 두 남녀가 각자 강원도를 여행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그들은 강원도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과거를 회상하기도 하고 상념에 젖기도 하지요. 지난 169차 생명버스를 타고 홍천 구만리에 도착할 무렵, 십 년도 더 된 이 영화를 떠올리게 된 건 확 가까워진 강원도와의 거리감 때문이었습니다. 도로와 교통 인프라가 좋아졌다는 걸 새삼 느꼈지요. 이제 더 이상 강원도는 영화에서처럼 연인과 이별한 후에, 혹은 휴가로 작정하고 떠나야할 만큼 먼 곳이 아니었어요. 개통된 민자 고속도로와 영동 고속도로의 확장 등으로 서울에서 원주, 홍천까지 가는 시간이 1시간 30분 이내로 단축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원주, 홍천에 골프장 건설이 집중되고 있네요.

 

함께타요 생명버스! 생명버스 참가자들, 구만리 도착!

이번 9차 생명버스에 참가한 생활협동조합 한살림 회원들과 녹색연합 회원, 일반시민 등 280여명이 마을 회관에 모여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마을 소개를 들었습니다.

구만리는 80여 세대가 모여 사는 작고 아름다운 산골마을입니다. 2004년 골프장 사업자가 지역 발전을 위해 가시오가피 농장을 하겠다며 주민들의 땅을 조금씩 사들였습니다. 주민들을 속인 것이죠. 소문이 날 때쯤 글을 모르는 어르신들에게 1000만 원씩 돈을 몰래 주고 골프장 건설 동의서를 받아내며 마을을 이간질하기도 했습니다. 업체 측인 원하레저()2008823일 새벽 기습적으로 장비를 들여와 공사를 시작했고, 이를 저지하던 마을 어르신들을 용역깡패를 동원해 폭행하여 어르신들이 헬기로 병원에 이송되었을 정도입니다.”

농사일도 손 놓은 채 7년째 싸우고 있다는 얘기를 들으니 마음이 먹먹해졌습니다. 강원도청 앞에서 골프장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230일이 넘도록 노숙하고 계신 7,80대 어르신들은 이 더운 날 얼마나 힘드실까요?

 

오픈카를 타고 이동! 골프장 부지 관련 설명

주민들의 트럭을 나누어 타고 골프장 예정지를 둘러보고 관련 설명을 들었습니다. 골프장 사업자 측은 골프장 허가서류인 산림조사서(입목축적)를 허위로 작성해서 산지전용을 허가받고, 사전환경성검토 현지조사에서는 멸종위기종인 담비·하늘다람쥐·산작약도 발견되지 않는다고 작성했다고 합니다. 환경단체 조사에서는 각 개체와 배설물 등이 발견되었는데 말이지요. 법적 보호종이 대거 발견된 골프장 건설 계획에 대해 원주청이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한 것도 문제입니다.

현재 법정보호 야생동식물 보호 대책을 세우지 않고 법정 보호종 보호조치를 이행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공사는 잠정 중단된 상태래요.

트럭을 타고 이동하던 중 농사지을 물도 없다. 식수원 위협하는 골프장 웬 말이냐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보았습니다. 요즘 가뭄으로 물 부족 문제가 심각하게 다루어지는데 구만리 골프장 문제를 둘러싸고도 은 핵심 쟁점이라고 합니다. 유기농 벼농사를 짓는 구만리 주민들에게 계곡에서 나오는 물은 마을의 젖줄이라고요. 주민 대부분이 관정을 파 농사를 짓고 농업용수로 사용하는데 골프장이 운영될 경우 잔디를 위해 사용되는 농약과 오염된 물은 100% 마을 쪽으로 오게 되어 있더군요.

 

구만리여 영원하라! 생명 어울림 마당

 

마을을 둘러보고 회관으로 모여 주민 분들이 정성껏 준비해주신 점심을 먹었습니다. 두부김치, 비빔밥과 시원한 식혜, 막걸리. 다들 어찌나 맛있던 지요!  :D

생명버스 참가자들과 주민들이 삼삼오오 함께 모여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점심을 먹은 후에 문화제 생명 어울림 마당시간을 가졌어요. 노래 공연과 자유 발언, 가면극으로 꾸려진 시간이 긴 싸움에 지칠 법도 한 구만리 주민 분들께 잠시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이미 강원도에 49곳의 골프장이 운영 중인데도 건설·준비 중인 곳이 30곳이 넘는대요. 평생 땅을 일구면서 살아온 분들에게, 주변의 숲이 사라지고 생명이 사라지고 땅과 물이 오염될 것이 예정된 골프장 건설은 생존을 위협하는 것이지요. 이 작은 나라에 왜 그리 많은 골프장이 필요한가요? 9차 생명버스를 탄 후 무거워진 제 마음을 이 글을 읽고 있을 당신에게 나누어 드리고 싶습니다.

 

 골프장 난개발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어가는 주민들, 사라질 위기에 처한 숲과 수많은 생명들! 이제 우리가 그들을 지키는 주인공입니다.”

“10차 생명버스는 721일 홍천 동막리로 향합니다.”

사진 출처 : 원주 녹색연합

신수연 (녹색에너지디자인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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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선화 2012.07.02 11: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가려고 했었는데 못 가봐서 무척 아쉽습니다. 개발이라는 말이 사람에게도 좋은 말이어야 하는데 어쩌다보니 특정사람들에게만 혜택을 다른 사람들에게는 막대한 피해를 주는 것이 되었을까요? 골프장 사업으로 혜택은 누가보고 막대한 피해는 누가 볼까요? 어느 입장에 서야 하는지 확실히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