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일대가 골프장으로 난리다. 덩달아 그곳에 살아가던 사람도 동물도 어디서 어떻게 살아야 하나, 막막하기 그지없다. 지난번, 춘천 집회에서는 골프장 예정부지에 살아가시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골프장 안 된다고 나섰는데, 이번에는 멸종위기 야생동물이다.

강원도 홍천에서 진행되고 있는 18홀 규모의 골프장 건설 예정지에서 골프장 건설을 위한 환경영향평가에 누락된 멸종위기 야생동물이 추가로 발견되었다. 녹색연합과 지역대책위가 강원도 홍천군 홍천읍 갈마곡리 하이츠파크 CC 건설예정지를 대상으로 지난 2월 단 두 차례 생태계 조사를 진행한 결과 조사 구역 안에서 까막딱따구리(멸종위기2급 야생동물, 천연기념물242호) 하늘다람쥐(멸종위기2급 야생동물, 천연기념물328호), 삵(멸종위기2급야생동물) 등 법적보호종이 서식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환경영향평가에 누락된 법적 보호 야생동물, 골프장 예정지 곳곳에서 서식 확인
까막딱따구리와 하늘다람쥐는 골프장 부지 예정지 내외 에서 서식흔적을 확인 할 수 있었다. 특히 까막딱따구리의 경우 단 하루 조사과정에서 4마리를 목격했다. 골프장 예정지 일대 곳곳에서 까막딱따구리가 둥지로 이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나무구멍도 확인하였다. 홍천 갈마곡리 골프장건설 예정지 일대 까막딱따구리 서식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5월 한국야생조류보호협의 조사에 의해서도 까막딱따구리 6마리를 확인하여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골프장 예정지에는 오래된 수목이 많아 까막딱따구리의 서식지로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 골프장 예정지에서 목격한 하늘 다람쥐



▲ 골프장 예정지 인근에서 발견한 까막딱따구리. 행동반경이 넓은 야생조류에게 골프장 경계 바깥에서 발견되었으므로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는 조류에 대해 이해의 수준이 매우 낮은 상태에서나 할 수 있는 말이다

조사결과 조사지내의 나무 밑둥 곳곳에서 회색으로 색이 변한 하늘다람쥐의 배설물에서 체 굳지 않고 말랑 말랑하여 최근에 배설한 것으로 보이는 배설물을 확인했다. 겹겹이 쌓인 하늘다람쥐의 배설물을 통해 이곳이 오래전부터 하늘다람쥐의 서식지로 이용되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조사 과정에서 4마리의 하늘다람쥐를 목격하기 까지 했다.

환경영향평가, 대체 누가 어떻게 한 것인가
문제의 핵심은 녹색연합이 단 두 차례의 조사를 통해 까막딱따구리, 하늘다람쥐, 삵을 목격하거나 서식흔적을 찾았음에도 환경영향평가와 사전환경성검토에는 이러한 법적보호종의 서식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데 있다.
게다가 황당하기 짝이 없는 것은 환경영향평가에는 탐문조사를 통해 하늘다람쥐 서식을 확인하여 골프장 건설예정지 일대에서 하늘다람쥐 서식 확인을 위한 정밀조사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정밀조사까지 벌여놓고도 하늘다람쥐의 서식 흔적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은 조사자의 수준을 심하게 떨어지거나, 조사자가 전문가로서의 양심을 버리고 골프장 건설을 위해 고의로 멸종위기야생동물 서식을 누락시켰다는 의미로밖에 받아들일 수 없다.


▲ 골프장 예정지 곳곳의 나무 밑둥에서 하늘다람쥐의 배설물을 확인했다. 이런 흔적은 야생동물의 서식유무를 판단하는 중요한 증거이다. 예정지 내의 곳곳에서 발견된 하늘다람쥐 배설물이 환경영향평가서에 한줄도 들어가지 않은게 놀라운 상황이다.

강원도 골프장 예정지에서 계속해서 사전환경성검토와 환경영향평가에 누락된 멸종위기종의 서식이 확인되어 논란이 이어지는 이유는 제도 문제이다. 골프장을 건설하려는 사업자가 골프장 건설을 위해 돈을 대고 환경영향 및 생태계 조사 업체를 선정하여 조사를 벌인다. 따라서 골프장건설을 원하는 사업자가 조사업체를 선정하기 때문에 골프장 사업자의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강원도 골프장 사례에서 보이는 부실한 환경영향평가가 반복 될 수밖에 없다. 부실한 환경영향평가를 부실하게 관리감독하는 환경청의 무능함도 이런 논란을 확장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어 문제다.

공동조사 통해 골프장 타당성 재검토 해야
지역주민들은 골프장 추진 과정에서 자꾸만 드러나는 부실 조사, 탈법 논란에 지칠만큼 지친 상태다. 사업자가 정밀조사까지 한 하늘다람쥐가 버젓이 나오는 판에, 뭐 하나 제대로 조사한게 없다는 지역주민들의 말이 오히려 공감이 가는 상황이다. 지역주민들은 이제 홍천군, 원주지방환경청, 사업자의 말을 믿지 못하는 상태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사업자와 관에서만 누락된 부분에 대한 생태계 재조사를 통해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것은 더 큰 논란만 불러 올 것이다.

원주지방환경청과 홍천군은 부실한 사전환경성검토와 환경영향평가를 대체 할 수 있는 공동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이미 사전환경성검토 단계에서부터 누락된 법적 보호종이 확인된 바, 이에 대해 계속해서 문제제기한 지역주민에게 홍천군과 원주지방환경청은 설득력 있고 성실한 답변을 해야만 한다.

홍천군과 원주지방환경청은 사전환경성검토와 환경영향평가과정에서 자신들의 부실한 관리감독을 인정하고 공동조사를 통해 골프장건설 타당성에서부터 재논의 해야 한다.

글 : 배보람 (녹색연합 자연생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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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자연과 함께 2011.03.02 10: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에 어울리지 않는 골프장은 없어져야 합니다.
    정말 몹쓸 인간들,,,,,돈이면 사람도 죽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