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곳에서 살고 싶어요

 활동이야기/군환경       2004. 6. 3. 18:09  l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5월29일(토)부터 30일까지 엄마, 남동생과 5.29 평화 축제에 참가하였다. 이번 축제는 전쟁반대와 미군기지 확장이전반대가 주된 주제였다. 시작 시간 12시를 맞추느라고 부지런히 갔는데 사람들도 없고 부스 설치도 안돼 있어서 상당히 실망했다.

[img:DSCN5417.JPG,align=left,width=225,height=300,vspace=5,hspace=10,border=1]
“우리 평택에 간다.”
“엄마, 우리 북한에 가는 거야”
“아니, 평택에 가는 거야”
“어, 다른 친구들도 다 북한이라고 알고 있는데”

뭔 헛소린가 했더니 다른 친구들은 다 아는 평양을 용우는 같은 ‘평’자 돌림이라고 헷갈린 것이다.

하지만 잔디밭에 앉아서 놀다 보니 부스 설치도 되고 사람들도 모이면서 축제 분위기가 나니 돗자리 생각이 날 정도로 오목조목한 분위기가 정감이 갔다. 목걸이 만들기, 페인팅하기, 장구배우기 등 함께 할 수 있는 활동들이 많았는데 보는 축제가 아니라 참여하는 축제, 신명나는 축제였다.
부스에 있는 사진들을 보고 글도 읽었는데, 미군이 정말 많은 한국인에게 많은 피해를 줬다는 걸을 눈으로 확인하고 충격을 받았다.

[img:DSCN5356.JPG,align=right,width=225,height=300,vspace=5,hspace=10,border=1]저녁에는 콘서트를 크게 했었는데 ‘강산에’도 오고 ‘꽃다지’. ‘평택댄스그룹’ 그리고 ‘윤도현밴드’까지 와서 같이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니 사람들이 정말 다 하나가 된 기분이 들었다. 윤도현의 노래가 끝난 후 순서가 아직 남았는데도 미안하게도 객석은 썰렁해졌다. 물론 나도 바로 잠자리로 돌아갔다. 유명가수 들이 나와서 우리와 같이 하나 된 뜻을 가지고 멋진 노래를 불러주어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주는 것 같아서 더 멋진 밤이었던 것 같다.

다음 날 평소 일어나던 습관대로 빨리 일어나니 할 일이 없어서 집에 그냥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이 평화축제를 연 주된 목적이 미군기지 확장반대인데 확장반대행진을 하지도 않고 간다는 게 아쉽고 한 사람의 힘이라도 보태야 된다는 기특한 생각으로 갈등을 접었다.

잠자리 정리와 부스정리를 슬슬 하고 있을 때 갑자기 경찰들이 나타나서 우리의 출입구인 정문을 막고 서있었다. 용우는 인권영화제에서 한국통신 계약직 노조의 투쟁에 나온 경찰들이 너무 무서워서 경찰은 절대 안 된다고 했는데 직접 눈앞에서 전경들을 보니 전쟁이 난 것처럼 너무 신기해했다.

어떻든 타협이 돼서 각자 차를 타고 원추리마을 입구까지 갔다. 엄마는 다른 차를 탔는데 길을 잘못 들었다가 미군기지 확장이전을 찬성하는 사람들의 집회를 보고 왔는데 그 사람들은 미국에게 배은망덕하면 안 된다고 했다고 한다. 모여서 대추리 초등학교까지 행진했는데 미군 부대 주변은 전경과 차들로 접근을 못하게 완전히 막아 놓았다. 사람들이 우스개로 전경을 감격하게 만들려면 하복을 줘야 된다고 해서 다 깔깔 웃었다.

[img:DSCN5346.JPG,align=left,width=225,height=300,vspace=5,hspace=10,border=1]전쟁은 어린이와 여성이 가장 많은 피해를 본다는데 이번 행사에는 공부방 어린이들이 많이 와서 평화로운 놀이터를 꾸몄다. 어린이들까지 이렇게 어른들에게 평화를 달라고 하는데 어른들은 왜 우리말을 들어주지 않는지...

이 아이들이 커서 평화의 마음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했으면 좋겠다. 처음에 여기 왔을 때는 잘 몰랐지만 미군이 우리나라에서 왜 나가야하는지에 대해 확실히 알게 되었고 평화로운 삶이 정말 필요하고 조금만 노력하면 이루어지게 된다는 것도 느꼈다. 이번 1박 2일의 체험이 있었기에 무지했던 용우도 체험학습 보고서를 낼 때는 제법 그럴싸한 말을 썼다. “왜 미군기지가 우리나라에 있고 미국은 우리나라를 도와준다면서 우리를 괴롭히는지 더 알고 싶어요”
평화로운 곳에서 살고 싶어요^^  



글 : 나한솔(은평중학교 1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