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님. 새만금 갯벌을 살려 주세요.

 활동이야기/환경일반       2003. 3. 24. 12:54  l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어둠이 내려 사람들의 발길이 멈춘 갯벌 한가운데에선 소리가 난다 합니다. 갯벌 위로 흐르는 물소리, 수백만수천억의 조개들이 입을 여닫는 소리, 고운 흙이 스르르 흘러다니는 소리, 그 소리들이 모여 뭍의 사람들의 마음을 울렁이게 한다 합니다. 지금. 그 소리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곳 서울에서 그 소리를 대신하려 합니다. 새만금의 사라져가는 생명들의 소리를 대신하여...

새만금 생명의 소리
"노무현 대통령 님. 새만금 갯벌을 살려 주세요."


[img:DSCN0361.JPG,align=left,width=287,height=215,vspace=5,hspace=10,border=1]3월 12일 하유 스님의 웅장한 북소리로 시작한 새만금 생명의 소리가 오늘 10일째를 맞았습니다. 낮 12시 30분 인사동 남인사마당에서 열리는 새만금 생명의 소리는 북소리, 징소리, 기타소리 등 소리 낼 수 있는 모든 것들이 나와 새만금의 뭇 생명들의 소리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새만금의 생명들이 처한 지금의 상황을 알리고 그 아픔을 함께 나누며 새만금에 다시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하는 작은 행동입니다.

오늘은 ‘미래세대의 소리’로 생명의 소리를 열었습니다.

아이들이 징을 열두번 울립니다. 바로 12년 전 이 아이들이 태어나기 전이거나 아주 어렸을 때 바로 간척사업이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고등학생인 나라가 사회를 맡았습니다. 이라크의 무고한 생명이 지금 죽음에 내몰린 상황이나 새만금의 생명이 죽음에 내몰리는 상황들 모두 우리와 무관하지 않음을 이야기 합니다.

[img:DSCN0345.JPG,align=right,width=287,height=215,vspace=5,hspace=10,border=1]생명의 소리인 만큼 두 아이의 플룻이 첫 번째 소리로 등장합니다. 고운 플룻 소리로 고향의 봄과 등대지기를 연주하였습니다. 평화로운 갯벌을 떠올리는 소리였습니다. 아이들이 차례로 나와 왜 새만금을 살려야 하는지 이야기하고 미래세대 소송에 대해서도 이야기 합니다. 길을 지나던 사람들이 새만금간척사업반대 서명을 하고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아이들이 다함께 노래를 부릅니다.
"8천년 전 빙하물 황해가 되어 밀물썰물 오가며 흙을 나르고 넓은 벌판 위에다 갯벌 만들어 많은 생물 살아가는 터전 되었네…굴뚝집은 털콩게 바위틈에 납작게 굴파는덴 칠게 사냥에는 꽃게 새만금을 살리자?"
연습 한번 제대로 하지 못했지만 갯벌 생물들을 하나하나 부르는 아이들의 목소리는 힘차기만 합니다.

[img:DSCN0351.JPG,align=left,width=287,height=215,vspace=5,hspace=10,border=1]미래세대의 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이야기를 하고 플룻을 분 아이들은 새만금간척사업을 반대하기 위해 소송을 벌이고 있는 아이들입니다.. 벌써 이 소송은 3년째 접어들고 있습니다. 소송을 시작할 때 원고를 대표하던 세 아이, 다섯 살 짜리 꼬마 윤진이는 지금 초등학생이 되었고 수진이는 중학생이, 순욱이는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 벌써 20대 청년이 된 아이들도 있습니다. 새만금 간척사업이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10여년 후에나 완성된다고 합니다. 그때가 되면 이 아이들이 이 사회의 주역이 됩니다.

간척사업의 영향은 고스란히 이 아이들이 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간척사업을 할 때 어느 누구도 아이들의 의견은 묻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미래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가 누리고 사는 많은 자연들은 미래세대로부터 잠시 빌려온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자연에 대한 훼손은 미래세대들의 재산을 빼앗는 행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아이들은 소송을 낸 것입니다. 실제로 필리핀에서 열대우림을 지키기 위한 아이들의 소송이 받아들여져 열대림 파괴를 막은 사례도 있습니다.

과거 해양부 장관 시절 새만금 간척사업을 반대한다고 했던 노무현 대통령은 요즘 새만금 간척지를 다른 용도로 개발하겠다고 말하였습니다. 미래세대소송을 낸 아이들, 그리고 더 많은 아이들이 그의 말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새만금 간척사업을 반대한다던 그 말도 기억하고 있고 지금의 말도 기억할 것입니다. 미래세대에게 거짓말을 가르치는 대통령이 아니길 간절히 바랍니다.
  
노무현 대통령님께
노무현 대통령 님. 새만금 갯벌을 살려 주세요.
나쁜 사람들이 우리 갯벌을 메워 없애 버리고 있어요.
새만금 갯벌은 우리가 아끼고 사랑했던
새들이 살고
많이 평화롭고
금보다 귀한 게들이
위험에 처해 있어요. 꼭 새만금 갯벌을 살려 주세요
오염된 조개를 먹고 사람들도 아플 겁니다.
새만금을 살려 주세요.
(차윤진 / 초등학교 1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