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아시아를꿈꾸며④] 꿈에 그리던 케드로바야파트

 활동이야기/환경일반       2006. 9. 21. 11:27  l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년여 넘게 아무르표범 보호를 위해 힘썼던 표범만원계에서 환경재단의 '그린아시아' 프로그램을 통해 6박7일간 러시아에 다녀왔습니다. 밀렵방지팀을 비롯한 현지 활동가들도 만나고,  케드로바야파드 자연보호구에 들어가서 표범 발자국, 똥 등을 발견했습니다. 표범이 살고 있는 그 땅을 밞으며 백두대간도 잘 지켜내어 표범이 돌아오기를 꿈꾸었습니다. 이 꿈을 함께 나누고 싶어 연재글을 올립니다.

기간 : 2006년 8월 8일(화)~8월 14일(화) 6박7일
정리: 김동현 (녹색연합 회원, 표범만원계 계주)

<연재순서>
① 이땅의 마지막 한국표범을 찾아서
② 러시아 NGO를 만나다 - 피닉스재단, WWF러시아
③ 자연 속으로 흡수된 에코센터
④ 꿈에 그리던 케드로바야파트
⑤  밀렵방지팀과 호랑이와 표범의 자취를 찾아서
⑥ 호랑이와 표범의 자취를 찾아서

녹색아시아를 위한 만원계  www.greenkorea.org/greenasia/
- 우리 땅만이 아니라 아시아 전체가 녹색으로 물들기를 꿈꾸는 이들의 모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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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케드로바야파트 자연보호구를 방문하는 날이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10:30분에 출발했다. 비포장도로를 달려서 케드로바야파트 입구에 도착했다. 불가리아 출신이고 여기 오신지는 얼마 안되었다는 이리나 소장을 따라서 산을 올라갔다. 사람의 출입이 전면 금지된 곳이고 호랑이와 표범이 산다는 원시자연의 숲 케드로바야파트에 발을 딛는 순간 무언지 모를 엄숙하고 신령스러움에 우리 자신이 겸손해 지는 걸 느꼈다.

[imgcenter|060921001.jpg|580|▲ 케드로바야파트 이리나(Irina) 소장|0|1]

1916년에 세워진, 러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자연보호구중의 하나인 케드로바야파트 자연보호구는 100년 동안 산불이 나지 않은 원시림을 간직하고 있고 전 세계에 30마리 정도 밖에 남지 않은 아무르(한국)표범의 마지막 서식지 중의 하나이다. 그 중 케드로바야파트에 남은 표범은 겨우 암컷표범 1마리와 새끼 1마리, 그리고 수컷 한 마리가 이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가끔 다른 암컷이 자주 들어온다는 얘기도 했다. 이렇게 천연 자연 원시림이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표범이 1~2마리 뿐이다. 표범이 점차 사라지는 원인은 서식지 개발과 건설, 산불 특히 밀렵 때문인데  밀렵에 대한 처벌이 너무 약해서 효과가 없다고 한다. 이 상태라면 눈부시게 아름답고 신비한 아무르(한국)표범이 이 세상에서 영원히 자취를 감추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앞서 가던 이리나 소장이 표범 발자국이 있다고 한다. 달려가서 보니 정말 커다란 발자국이 있었다. 어제 내린 비 때문에 발자국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암컷인지 수컷인지 몰라도 8센티미터의 표범발자국이었다. 우리가 간절히 원했던 발자국이 아닌가. 이런 행운이 우리에게 오다니 가슴이 뛰고 벅차다. 정신없이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발자국은 계속 이어져 있었다. 이제부턴 다들 땅만 보고 걸었다. 혹시 표범의 다른 발자국이나 배설물, 쉬던 자리가 있는지. 그러면서 다른 동물의 배설물과 뼈도 발견했다.

[imgcenter|060921002.jpg|580|▲ 표범 발자국|0|1]

곳곳에 큰 나무들이 쓰러져 있었다. 겨울에 눈이 많이 와서 나무들이 쓰러졌단다. 쓰러진 나무 중에 계곡을 가로질러 쓰러진 나무가 있는데 물을 싫어하는 표범이 그 나무위로 이동한다고 한다. 그 모습을 사진에서 본적이 있다. 2시간쯤 가서 케트로바야파트의 중심부에 도착했다. 사실 표범이 있다는 바위까지 갔으면 했으나 시간 관계상 가질 못했다.

[imgcenter|060921003.jpg|435||0|1]

돌아서 오는 길에 계곡 근처에 앉아서 점심을 먹었다. 계곡물이 어찌나 맑고 깨끗한지 이런 게 성수가 아닐까 싶다. 반달가슴곰이 남긴 흔적도 보고 식생에 대한 설명도 들으면서 돌아왔다. 돌아나오면서 주위를 둘러보고 자꾸 뒤를 돌아보았다. 혹시 표범이 나무사이로 우릴 지켜보질 않을까 싶어서다. 무서워서가 아니다.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만 사는 세상이 아니라 동물들과 더불어 사는 세상. 인간의 간섭 없이 표범이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세상.  그런 세상이라면 표범이 멸종의 위기에서 벗어나 건강하고 행복하게 대대손손 누릴 수 있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그런 세상을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