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위 56일, 계양산을 지켰습니다.

 활동이야기/환경일반       2006. 12. 22. 10:33  l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인천의 마지막 남은 숲, 계양산을 지키기 위해 나무위에 올랐던 인천녹색연합의 신정은(보름) 활동가가 12월 20일 56일간의 나무 위 생활을 마치고 내려왔습니다.
솔밭에 골프장을 만들려 했던 롯데건설의 계획은 일단 인천시가 계양산 롯데개발계획안을 반려함으로써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상정되지도 않아 일단락되었습니다. 신정은 활동가와 인천녹색연합의 회원님들, 그리고 인천 시민 모두가 골프장 건설을 막기 위해 온 마음과 지혜를 모은 기쁜 결과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롯데건설은 골프장 건설 계획을 철회하지 않고 있어 신정은 활동가의 뒤를 이어 새로운 분이 다시 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골프장 보다는 자연 그대로의 숲을 더 사랑하는 우리 시민들의 의지가 앞으로도 계속 모아져 숲이 그대로 보존되기를 모두 희망합니다.

55일 동안 나무위에서 생활하며 숲을 지키기 위해 몸과 마음을 쏟은 신정은 활동가와 함께 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나무에서 내려온 신정은 활동가가 모든 분들께 띄우는 글을 함께 나눕니다.


보름이 시민여러분께 드리는 편지

계양산에 인천의 희망과 미래가 달려있습니다.

나름대로 한 달 정도 예상했던 나무 위 생활을 56일만에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이 시위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계양산 골프장개발의 문제점을 알리고 막아내는데 큰 힘을 보탤 수 있었다는데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시급했던 롯데골프장 개발계획을 저지 할 수 있었다는데 매우 기쁩니다.



(음악이 나오니 스피커 켜주세요~)

저는 나무 위 시위를 하면서 정말 많은 시민들이 계양산을 살리는데 뜻을 같이하고 있고,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시민들의 힘이 골프장을 막아내는 원동력이 되었으며, 시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저 또한 큰 탈 없이 건강하게 나무 위 시위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인천시가 계양산 롯데개발계획안을 반려함으로써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상정되지도 않았고 계양산 롯데개발계획안이 일단락되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롯데는 계양산 개발욕심을 멈추지 않고 있으며 사업계획을 축소해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번 개발제한구역 2차 관리계획에 롯데의 개발계획안이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설사 롯데가 골프장을 다시 추진한다하더라도 시민대다수가 반대하고 있고 시민들이 힘을 모아 지금과 같이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제한된 공간에서 지내다보니 몸에서 이런저런 불편함을 신호로 보내옵니다.
만약, 인천녹지축의 중심인 계양산 자락에 골프장이 들어서게 된다면 계양산의 팔다리가 다 잘려나가고 몸뚱이만 남는 결과를 만들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저의 몸뚱이 아니 260만 인천시민의 허파를 도려내는 것과 같은 일입니다.
더 이상 거대기업의 탐욕과 이윤추구앞에 인간과 자연이 고통을 당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인천시민이 고통을 당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저는 계양산에 소수의 부유층만을 위한 골프장이나 특정개인(기업)에게 막대한 이익을 주고 시민들은 쉴 곳이 없어질 골프장과 테마파크계획안을 절대 반대합니다. 그리고 다수의 시민들을 위한 휴식처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계양산은 인천시민에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공간입니다.
이에 저는 시민들을 위한 자연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시민사회단체 뿐만이 아니라 인천시, 지역주민, 토지소유자가 함께 ‘계양산 시민자연공원 추진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안합니다. 이를 통해 진정으로 환경을 보전하면서 인천시민과 지역주민에게 도움이 되는 미래지향적인 계양산관리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하겠습니다.  

롯데건설과 신격호회장님에게 진심으로 바라는 바는 인천시민에게 고통을 주는 개발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인천시민 모두가 좋아하는 사업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롯데그룹이 내세우는 환경가치경영에 걸맞게 계양산을 인천시민의 품으로 돌려주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진정으로 롯데를 위한 사업이 될 것입니다. 시민사회단체 또한 토지소유주에게 일방적으로 피해를 끼치는 관리계획을 원하지 않습니다. 회장님과 토지소유주에게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고 그리고 서로가 상생하는 관리계획을 수립하길 진정으로 원합니다.

안상수시장님에게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인천시민의 84%가 롯데골프장 등 계양산 개발에 대해 반대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진심으로 헤아려 주시고, 시민들에게 존경받는 시장이 되시길 진정으로 바랍니다. 제가 교육활동을 통해 만나는 상당수의 아이들이 천식이나 비염, 아토피 같은 증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질환은 이미 환경적 원인으로 발병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보다 쾌적한 환경의 인천이 될 수 있는데 힘을 기울여 주십시요. 바라옵건데 저와 같은 청년세대와 미래세대가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인천을 만들어 주시고 계양산이 그 중심에 있음을 헤아려주시기 바랍니다.

인천시민여러분, 여러분의 의지와 힘으로 계양산을 지켜왔고 또다시 지켜냈습니다. 그리고 또 지켜내야 합니다.
우리 모두는 계양산이 인천시민에게는 생명과 같은 존재임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 나무 위 시위를 통해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시민의 뜻이 희망입니다. 자본과 권력앞에 절망하지 않고 당당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계양산을 지키는 것은 인천의 희망을 지키는 것입니다. 인천의 미래를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계양산을 보전하기 위해, 인천의 희망과 미래를 지키기 위해 시민여러분 끝까지 힘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2006. 12. 20  

계양산과 숲과 소나무와 인천시민과 함께 행복한 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