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안쓰는 날 캠페인
‘A4지, 꼭 사용해야한다면 재생종이로 사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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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연합과 월간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2009년 4월 4일 명동에서 ‘종이안쓰는 날(A4 Free Day! No Paper Day!)’ 캠페인을 진행하였습니다. 2002년부터 식목일 전날인 4월 4일을 ‘종이안쓰는 날’로 지정하여 매년「나무는 심는 것보다 베지 않고 보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시민들에게 알려왔습니다. 이번 행사에서는 가정, 학교, 직장에서 사용하는 A4의 사용량을 줄이고, 꼭 써야하는 A4는 천연펄프지가 아닌 재생종이로 사용하기를 권하면서 이를 실천하겠다는 시민들의 손도장 서약을 받았습니다.

드디어 환경보호 운동의 첫 발을 내딛는구나! 4월 4일 ‘종이 없는 날’ 캠페인을 위해 아침 일찍 성북동 녹색연합 사무실에 가면서 설레기도 했지만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필자는 평소 쓰레기 줍기만이 환경 보호 활동이라고만 생각했다. 도대체 이런 캠페인이 어떤 식으로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건지 그 인과관계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 의문은 캠페인을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저절로 해결되었다.

녹색연합 사무실에 도착하여 캠페인에 필요한 판넬과 피켓을 제작했다. 난 명동에서 캠페인을 진행할 때보다 사무실에서 피켓 만들 때 본 캠페인의 의도를 절절히 느낄 수 있었다. 본래 이 캠페인은 많은 사람들에게 재생종이 사용을 알리는 것이지만 오히려 나는 이 캠페인이 우리 자원활동가들에게 종이를 재사용하는 경험을 실제로 부여해주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라면 박스로 피켓을 만들고, 다른 캠페인에서 쓰던 판넬을 신문지, 이면지로 덮어 재활용 했다. 알록달록 매직과 물감 등으로 그 위를 장식하니 새 종이로 만드는 것 보다 더 멋있어 보였다. 한 번 사용된 종이들이 멋지게 재탄생 하였다.

[imgright|20090410_02.jpg|300| |0|0]오후 2시 반부터 명동 우리은행 사거리에서 본격적으로 캠페인을 시작하였다. 재생종이 사용 홍보에 앞서 이상하게도 많은 사람들이 내일이 식목일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의외였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캠페인이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의 캠페인은 엄연히 식목일 홍보는 아니었다. 따라서 홍보도 전략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오늘이 종이 없는 날입니다.’ 라고 막연하게 홍보하기 보다는 한 사람 붙잡고 ‘4월 5일 내일이 무슨 날인지 아세요?’라고 물어보며 주위를 환기시킨 후 초록색 지장으로 나무 한 그루 그려달라고 부탁 드렸다. 일단 내가 관심을 끌어 사람들을 초록색 숲 만드는 곳으로 인도하면 그 이후는 다른 분들께서 담당해주셨다. 사람들은 초록색 지장으로 나무 한 그루 만들며 재생종이에 대한 설명도 듣고, 재생종이 제품들도 구경한다. 사람들의 머릿속에 나무, 종이, 재생종이 등의 개념들이 서서히 자리 잡히는 순간들이다. 사실 지장을 찍고 설명을 들은 사람들이 얼마나 이해하고 돌아갔는지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자신의 엄지손가락에 묻은 초록색 인주 자국을 보았을 때 ‘내가 오늘 나무 한 그루 그렸구나.’ 라고 생각한다면 그걸로 우리 캠페인은 성공했다고 본다.

캠페인이 끝나고 300명이 넘는 사람들의 지문으로 이루어진 초록 숲을 우리들은 계속 쳐다보았다.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지문들이 모여 있어서 그런지 대단한 기운이 느껴졌다. 이런 의미 있는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어서 행운이라 생각한다. 잊을 수 없는 첫 자원활동이다.

글 : 조선미(자원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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