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강의 물은 월악에서 발원하여 달천과 합류하여 금탄이 되고, 앙암을 거쳐 섬수(섬강)와 만나 달려 흐르며 점점 넓어져 여강이 되었다. 물결이 맴돌아 세차며 맑고 환하여 사랑할만하다. ...중략... 벼가 잘 되고 기장과 수수가 잘되고, 나무하고 풀 베는데 적당하고, 사냥과 물고기 잡기에 적당하여 모든 것이 자족하다. 멀리 바라보면 치악산·용문산 여러 산이 푸르게 뾰족이 솟아 연운의 아득한 사이에 출몰하여 기상이 여러 가지로 변하니 참으로 이른바 명구승지이다.’


[imgcenter|20100401_02.jpg|600|▲ 4대강 사업 전 바위늪구비 습지 전경 |0|0]
동국여지승람을 편찬한 조선 초 학자 서거정이 여강을 설명한 글 중 일부입니다. 힘차면서도 맑게 굽이쳐 흐르던 여강은 예로부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여강을 둘러싼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삶의 풍요와 행복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금빛모래 위로 갈댓잎의 노래가 흐르고. 강변의 울창한 숲에는 생명이 넘쳤습니다. 이런 환경은 야생동식물의 훌륭한 보금자리였을 뿐 아니라, 홍수와 가뭄 등 자연재해를 막는 귀중한 보배였습니다.

하지만 그토록 사랑받던 여강이 이제 죽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겨울, 매서운 추위와 폭설보다도 더 견디기 힘들었던 것이 있습니다. 날카로운 포크레인의 삽날과 육중한 덤프트럭의 바퀴 아래 수많은 생명들이 마지막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정부는 누구를 위한 일인지 알 수 없는 강 죽이기 사업을 눈 가리고, 귀 막은 채 불도저처럼 밀어 붙이고 있습니다. 법과 절차를 무시하며, 강과 강에 기댄 모든 생명들을 깔아뭉개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강 곁으로 내려가려고 합니다. 공사가 중단 될 수 있도록 자리를 지키며, 현장에서 활동을 해 나가려 합니다. 이제라도 여강의 눈이 되어 현장에서 생생한 파괴 현장을 보고 느끼며, 많은 분들에게 가슴 아픈 사연들을 전하려 합니다. 이번 1차 모니터링은 6월까지 진행됩니다. 앞으로 여강의 현장소식에 꾸준히 귀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 모니터링이 1차로 끝날 수 있도록 응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세조·예종실록 편찬에 참여한 조선 초 학자 최숙정이 여강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며 쓴 시를 소개하며 이만 인사드리겠습니다.

평평한 숲 바라봐도 다함이 없는데
한 줄기가 강가로 이어졌네.
울창한 건 백년 된 등나무이고
우거진 건 천년 된 나무라네.
족제비와 다람쥐가 집을 짓고
여우와 토끼가 성으로 삼았네.
기색은 아득히 푸르고
못과 내는 모두 다 아름답네
이곳은 깊이 숨을 만하니
아마도 옛날의 소부(巢父)있겠지

[imgcenter|20100401_03.jpg|600|▲ 세종대교 위에서 바라본 4대강 공사 현장 |0|0]
0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