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위에 케이블카, 정말 필요할까요?


7월 23일, 비 예보가 있었지만 날씨가 선선했던 토요일. 항상 사람이 많은 북한산 국립공원은 휴가철을 맞이해서 등산객들이 많이 없었습니다. 주말에 그렇게나 한산한 북한산을 본 건 처음인 것 같아요. 테이블과 현수막, 서명용지와 NO CABLE CAR!가 적힌 뱃지를 들쳐메고 북한산 국립공원 하루재로 올라갔습니다.

하루재에 자리잡은 녹색연합 캠페인 테이블 모습!


새가 자유롭게 지저귀는 소리가 들리고, 지나가는 바람에 스치는 나뭇잎 소리가 아름다웠던 곳에서 국립공원 내 케이블카 설치 반대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반대란 말이 역시 너무 딱딱한 것 같은데, 다른 단어가 없을까요?)

테이블을 설치 하기도 전에 "뭐하시는거예요?"라고 물으시는 등산객들에게 "케이블카 설치 반대 서명을 받으려고합니다" 라고 하니, "당연히 케이블카는 안돼지!"라며 서명판에 서명을 해주시고, 힘내라는 응원도 받았습니다.


숨이 가쁜데도, 감사하게도 서명해주시는 많은 분들이 계십니다.


케이블카 설치 반대 서명만 받자, 왜 찬성서명은 없느냐고, 공평하지 못하다고 의견 주신 분들, 그리고 현장에서 케이블카 설치관련하여 열띤토론의 시간을 갖기도 하였습니다. 케이블카를 찬성하시는 분들은 정말 여러번 논의하고, 정말 환경을 파괴할 수 없도록 한다면 찬성한다고 이야기 하셨습니다.

땀을 비오듯 흘리는 아이도, 케이블카는 별로인가 봅니다. 역시 산에는 두 다리로 들어야지요.


국립공원은 국가가 지정하는, 국가에서 관리해야할 천혜의 자연을 가진 공원입니다. 이런 자연공원에 인공구조물이 들어오는건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하는 쪽에서는 '환경 보호를 위해', '노약자, 장애인을 위해'설치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환경보호가 되려면 등산로, 샛길을 모두 폐쇄하고 케이블카만 운영해야하는데 현재 등산인구가 늘어나면서 등산로 완전 폐쇄는 불가능한 일이죠. 등산로 폐쇄없이는 케이블카 운영이 자연파괴를 더욱 가속화 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할 뿐입니다. 노약자, 장애인을 위해 설치한다는 그 말. 물론 당연히 산으로 오셔서 자연을 감상하시면 모두가 좋죠. 하지만 그들이 살고 있는 곳에서 국립공원까지 오는데의 시설은 전혀 고려되고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케이블카 설치 이전에 일상생활에서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후 논의되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현재 케이블카 설치를 우선적으로, 시범적으로 할 '시범 사업지' 선정이 진행중입니다. 국립공원위원회에서 시범사업지를 선정하게 되는데요, 논란이 많아 쉽게 발표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설악산(4개 지자체, 4개노선), 지리산(4개 지자체, 4개노선), 한라산(1개 노선), 월출산(1개노선) 북한산(2개 지자체, 2개노선), 소백산(1개 노선), 속리산(1개노선), 한려해상(2개 노선, 2개 지자체), 다도해(1개노선)이 추진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8월 5일 1000일 산상시위 500일 맞이 행사에 사용될 플랜카드에 손도장을 찍어주시는 등산객들.


산이 산답게 그대로 있을 수 있도록. 케이블카 설치는 좀더 깊이 논의되야 하지 않을까요?

북한산 국립공원 대남문과 백운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1,000일 산상시위가 8월 5일에 500일을 맞게 됩니다. 이 날 백운대 정상에서 '국립공원 케이블카 반대!'라는 반대하시는 분들의 손도장이 찍힌 플랭카드를 들고 500일 맞이 퍼포먼스가 진행됩니다. 더불어 설악산, 지리산에서도 진행되오니 많은 애정 부탁드립니다!


글 : 이자희(자연생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