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녹색순례 2일차> 나와 당신, 그리고 우리

 녹색순례/2012년       2012. 4. 26. 23:20  l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녹색순례는 우리가 발딛고 사는 이 땅의 자연과 온 몸으로 소통하기 위해 나서는 길 떠남입니다. 1998년부터 해마다 봄이 되면 녹색연합은 하던 일을 멈추고 도보순례를 하며 무분별한 개발로 파괴된 자연을 직접 보고 느끼며 자연의 목소리에 귀기울였습니다.올해로 15회째를 맞는 녹색순례는 설악산 케이블카, 골프장, 신규핵발전소 부지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강원도 동해안의 아픔과 동시에 아직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코스입니다. 그 길을 걸으며 자연의 봄을 느끼며 나와 함께 걷는 당신을 보는 소중한 걸음이 될 것입니다.  

 

녹색순례 둘째날, 평소와 달리 이른 아침에 눈을 부비며 일어나보니 벌써 아침식사 담당 1모둠은 칼질을 시작했다. 창밖을 내다보니 일기예보대로 비는 그쳤지만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마치 오늘의 고난을 예고하듯 지원팀 차량의 덮개를 덮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걱정은 뒤로 하고, 각 모둠의 구호를 힘차게 외치며 서로의 단합을 뽐냈다. 맑은 하늘과 풀빛 가득한 산을 바라보며 아침 체조와 명상으로 몸을 비웠다. 그리고 걷기 시작. 그래! 걱정 대신 열정으로!

1모둠 이현우 조장이 빗물 머금은 미끄러운 흙더미를 밟아 넘어졌다. 다들 놀랐지만 이내 놀리기 바쁜 장난꾸러기들~

 

어제부터 체기가 있던 남은혜 활동가. 한의사인 오수경 회원이 침을 놔주신 덕에 오후부터 편히 보낼 수 있었다. 오늘 하루 중 가장 지친 상태. 해안을 따라 걸으며 다들 말수가 줄어들었다. 물론 예외도 있지만.

사람들 모두 지금까지 걸은 길 중 가장 아름답다고 꼽은 송지호 둘레길. 송호정을 배경으로 전체 사진을 찍었다. 역광인데도 멋지다. 굳~

누가 봐도 사람의 특징을 가장 잘 잡아낸 그림들. 역시 껍질 벗기기 귀찮은 키위를 먹은 사람들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저녁 여덟시 반, 너와 나를 알기 위한 시간을 갖게 되었다. 단순히 간식인 줄 알았던 떠먹는 요구르트, 키위, 금귤 중 하나를 골라 같은 간식을 고른 사람들끼리 모둠이 되어 둘러앉았다. 그리고 펜과 종이를 나눠갖고, 서로의 얼굴을 한 부위씩 그려 완성해나갔다. 네가 보는 나, 내가 보는 너. 익살맞은 그림들에 오늘의 피곤도 날아가고 여기저기 들리는 까르르 웃음소리. 이렇게 너와 나, 우리는 조금씩 더 가까워진다.

*작성자 : 2012 녹색순례 참가자 정선미(3모둠 삼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