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들의 제주도에서의 5박 6일

 회원이야기/회원참여       2004. 8. 10. 19:03  l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처음. 우리에겐 처음이란 것이 없었던 거 같아요. 시작하기도 전에 여러 번 얼굴을 보며 서로를 알아가고 그래서 인지 정말로 많은 사람들과 많은 소통을 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우리가 만났던 그 순간부터 우리는 모두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가 아니었을까요? 섬캠프를 떠나기 전...얼마나 섬캠프를 기다리고 기다렸는지 첫날 아침 속이 편치 않더군요. 무거운 가방을 이끌고 한발한발 섬캠프에 다가갈 때면 기다림은 설레임으로 바뀌었습니다.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너무 많아서 무엇부터 생각해야 할지를 모르겠어요. 차근차근 하나씩 떠올려봅니다. 처음 타보는 비행기. 옛제주민의 생활을 느꼈던 제주민속촌. 서로 하나가 되는 공동체놀이. 울창한 비자림 숲과 숲속의 보물들. 자전거트랙킹 . 한발한발 어렵고 힘들게 올랐던 다랑쉬와 그곳의 사과맛. 고요한 밤숲. 아름다운 자연을 느낀 한라산. 그곳의 이야기를 만든 연극. 너무나 즐거웠던 물놀이. 머털도사님의 아름다운 슬라이드쇼. 모둠이 함께 했던 셋째날. 맛난 수박. 아름다운 용머리 풍경. 타잔이 나올것만 같은 곶자왈탐험. 시원한 바닷가를 달리던 배. 뜨거운 햇볕속에서 만난 마라도. 제주의 그림자. 모두가 함께했던 에코문화제. 복도 책상위에서 잠들었던 마지막날 밤. 그리고 헤어짐......

캠프가 끝나고 하나씩 떠올려 보는 영화 같은 장면들이 아른거립니다.
시간이 흐르면 그 모습이 하나둘씩 사라지겠지만... 영원히 잊을수 없는건
아마도 캠프에서 만났던 사람들... 일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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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다시 한번 떠올려봅니다.

엄마같이 포근한 별바라기쌤. 오빠 같은 동지쌤. 아쉽게도 먼저 올라갔던 수리.귀엽고 깜찍한 나라. 섹시보이 신욱.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던 민정. 눈사람 같은 재영이. 말많고 재미있는 벌레잡기여왕 종영이. 함께 우리 모둠 이끌었던 큰 누님 지은.

예쁜 너구리쌤. 마음이 고운 바구미쌤. 오름 내려오면서 나의 기둥이 되어준 왕사. 제주가는 차에서 만난 유정이.멋진 보아춤 경화. 촉촉한 초코칩의 재민이. 멋진 시를 낭송했던 해마. 유머있는 다은이. 마지막날 밤 함께했던 소리. 왕언니역할의 영선이.

잘생긴 구멍바우쌤. 귀여운여빈이. 아픔도 꾹꾹 참아낸 현하. 귀엽고 깜찍했던 세실리아. 멋쩍은 태용. 예쁜 유선이. 멋진 마술을 보여줬던 마니또 시로미. 예쁘고 착한 영은.

멋진 하모니카솜씨를 보여주셨던 추벌레쌤. 재밌게 놀아주셨던 바로쌤. 착한 투덜쟁이 근주냥. 귀여운누리. 영민한 연주. 매력있는(바로쌤의 말을 인용해서)영진. 조숙해 보이는 혜정이. 현주.

언니 같은 작은나무쌤. 귀염둥이 진영. 잘생기고 멋진 정우. 예쁜 은솔이. 예쁜 조개를 준 승민이(고마워^^승민아~잘 간직하고 있을게). 잘생긴 혁진.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얼굴은 또렷히 기억나는 포로리.

이러저러 도움많이 주신 다랑쉬쌤. HSBC 황세정쌤. 베풀어 주신 꼬까도요쌤. 많이 힘드셨을 양호선생님. 촬영하시느라고 바삐 뛰어다니셨던 오아시스쌤. 찰칵찰칵 찰칵쌤. 모르는것은 다 알려주신 쑥대낭쌤. 그리고 언니 같은 엄마 같은 선생님 같은 우리의 아끈쌤. 그리고 함께했던 많은 사람들...

집으로 돌아와 구깃구깃 구겨진 자료집을 한장 한장 넘기며 6일동안 만들었던 우리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추억합니다. 그리고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 는 생각이 듭니다.


기다렸던 만큼, 설레였던 만큼, 즐거웠던 만큼, 행복했던 만큼, 추억되는 만큼, 아쉬움과 그리움이 많이 남는 만남, 언제든지 어디서나 보아도 항상 행복한 순간들로 이루어진 이번 5박6일간의 섬환경캠프를 통해서 ‘좀 더 성숙해진 나’를 기대해 봅니다.

그리고 함께했던 짧은 시간동안의 만남이 긴 만남으로 이어지기를 소망해봅니다.


3기 친구들의 섬환경 캠프 이야기

[img:s001.jpg,align=left,width=300,height=199,vspace=5,hspace=10,border=1]8월3일(화) - 시작을 알리는 질문
처음 타보는 비행기 안에서부터 많이 설레었다. 조금은 어지럽고 흔들리는 구름 속에서 섬환경캠프 시작을 알렸다. 쨍쨍한 햇볕 아래에서 옛 제주 백성들의 생활 속 지혜를 엿볼 수 있었다. 오늘 보았던 그 집들은 여태껏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손길이 닿아 지금 이 순간까지 오게 되었을까?

땀에 젖은 육체를 이끌고 서로서로 손을 잡았다. 그건 이미 우리는 하나가 되었음을 의미했다. 모두가 모두로 하여금 하나로 연결된 그 순간순간 과연 얼마만큼의 무엇이 흐르고 있었을까? 오늘 하루는 이렇듯 하나하나 그 속에 깊은 여운을 남기는 질문들이 떠올랐다.
그럼, 내일은 어떠할까?!

[img:s006.jpg,align=right,width=300,height=199,vspace=5,hspace=10,border=1]8월4일(수) - 다시 찾을수 있을까.?
비자나무가 울창한 숲 비자림. 나무에서 뿜어지는 산소에 편안하고 상쾌했다. 800년 동안의 생명력을 이어간 비자나무 앞에선 16살 소녀는 비자나무가 되고 싶다고 느꼈다. 웅장하고 거대한 그러나 부드러운...

가끔은 아주 가끔은 산에 왜 올라가는 걸까? 의문이 들기도 한다. 오늘 오른 다랑쉬 오름에 올라서는 그에 대해 큰소리로 또박또박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름 정상에서 먹는 그 사과맛! 그 맛은 아무대서나 아무 때나 느낄수 있는 맛은 아니었다. 고통의 대가로서 시원한 바람결에 먹었던 사과는 아마도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하고 값진 것이었다.

그리고 다시 찾은 비자림. 고요한 이곳을 또 다시 올 수 있을까? 이제부터는 다짐한다.
이곳을 다시 찾겠노라고!

[img:s007.jpg,align=left,width=300,height=199,vspace=5,hspace=10,border=1]8월5일(목)
- 한 마리 나비가 되어 떠난 여행

우리나라에 있는 산중 2번째로 높다고 이름이 난 한라산. 약간은 신비스럽게 느껴졌던 한라산을 내 두발로 직접 딛는다는 것에 나는 어떤 의미를 두고 있었던 걸까? 설레었다. 어떤 곳일지... 하지만 오르막길이 끝없이 펼쳐진 길을 걷고 있노라니 설레었던 마음은 이내 사라지고 어느새 헐떡이는 숨 고르기에 연연했다.

가파르고 헐떡이는 숨을 참을 수 있었던 것은 오후에 있을 물놀이 프로그램 덕분이 아니었을까? 제주의 푸르른 바다에서의 물놀이는 잊혀질 수 없는 하나의 풍경이었다. 우리 모두가 즐겁게 노는 그 시간동안 모두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img:s014.jpg,align=right,width=300,height=199,vspace=5,hspace=10,border=1]8월6일(금) - 가고 싶은 곳을 향해 뜨자
각 조별로 계획했던 곳에서 계획했던 방법으로 떠나는 프로그램. 자유롭게 생활하는 나에게 있어서는 적성에 맞았다. 전체 프로그램처럼 내용이 꽉차고 알뜰한 것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나에게는 좋은 경험이 되었고 즐거웠다.

길을 잘못 들어서 밭을 한바퀴 뺑 돌기도 했고 ‘히치 하이킹’으로 목적지에 가기도 했다. 중간에 민가에 들려 많은 이야기도 듣고 주인 아저씨께서 주신 달콤한 수박도 먹었다. 해녀 할머니를 만나서 여러종류의 해산물(소라, 멍게, 문어, 해삼)을 먹기도 했다. 해녀 할머니를 찾아서 간 용머리. 그곳 바위에서 바라보는 바닷가의 신선한 풍경.

어제와 오늘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시간. 우리 모둠은 한마리의 나비가 한라산을 여행하면서 겪게 되는 좌충우돌 이야기를 연극으로 선보였다. 한라산의 아름다운 풍경. 그 속에 살고 있는 식물과 동물의 세계. 그들과 인간과의 관계. 우정. 복수심. 그리고 환경보호에 필요성 등 중학생들이 겪게 되는 다양한 이야기를 표현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img:s010.jpg,align=left,width=300,height=199,vspace=5,hspace=10,border=1]8월7일(토) - 타잔이 부르는 소리
곶자왈. 사람의 흔적이 거의 없는 곶자왈은 정말로 자연이 자연적으로 생존하는 정감이 가는 곳이었다. 넝쿨들이 서로와 서로를 끼고 여러 종류의 풀과 나무들이 울창하게 뻗어있는 그 곳에 있자면 어디선가 멋진 타잔이 나타나 나를 데리고 갈 것 같은 상상이 되었다.

여러 생명들이 인간의 간섭을 받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그 모습은 그 세상은 아마도 진정한 그들의 바람이고 소망일지 모른다. 그런데 이런 곶자왈의 땅값이 낮다는 이유로 이곳에 골프장을 건설하고 있었다. 완공단계에 이르렀다는 이곳. 언제 어디서나 우리 인간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 것을 희생하려 할까? 그 희생이 반드시 자신에게 되돌아 올 것이란 걸 왜 모르는 걸까?

오후. 푸른 바닷가를 달리고 달려 도착한 곳은 국토 최남단 마라도. 뜨겁고 뜨거운 햇볕이 강열하게 내비치는 그곳은 아름답고 푸르른 ‘섬’이었다. 바다가 펼쳐지는 그곳에서 내일이면 집으로 돌아간다는 아쉬움과 섭섭함 때문에 모두들 즐거운 표정만은 아니었다.
곳 있으면 다가올 이별...

마지막 날 밤, 축제가 열렸다. 우리의 만남을 기념하는 서로가 서로를 웃기고 즐기는 그 시간은 깨끗한 이별을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별 뒤에 있을 긴 만남을 기약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모두에게 자신의 마니또 공개를 했다. 자신만 알고 있기는 너무도 아까운 소중한 비밀.. 그동안 한발 한발 다가섰을 각자의 마니또에게 아쉬움을 담은 작별인사를 했다. 그리고 그 작별인사를 한사람 한사람을 거쳐가며 우리 모두를 이어주었다. 첫날 다함께 손을 잡았듯이 우리는 그렇게 하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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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8일(일) - 함께했던 짧은 시간 그러나 긴 만남
아침 이른시간. 6시가 이른 시간으로 느껴진다는 것은 일상 속으로 되돌아옴을 뜻했다. 모두의 얼굴에 아쉬움이 가득했던 그 순간. 출발할 때와 같은 비행기였는데 설레임이 아닌 아쉬움이 느껴졌다. 그렇게 짧은 시간 동안 서울로 돌아간다는 것을 실감할 수가 없었다.
김포공항에서의 해단식... 아쉬움을 하나하나 담아 서로를 껴안았던 그 순간에서야 ‘헤어짐’이라는 단어가 떠올랐고 모두와 헤어진 후에야 캠프가 끝났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에 대해 두려움도 생긴다. 겉으로 아무렇지 않은 듯 있지만 지금 난 무언가 강한 빈자리와 어색함을 느낀다. 시간이 흐르면 지금의 기분도 사라질까? 5박6일간의 섬캠프로 되돌아가고 싶은 이 간절한 마음을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오늘밤 꿈에서라도 간절한 내 마음을 이루고 싶다.

글 : 섬캠프 3기 선우예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