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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의 <나는가수다> 첫 번째 미션곡이 ‘바람이 분다’였죠? 하루 종일 이소라의 그 노래가 생각나는 날이었습니다. 바람이 엄청 불었어요. 새벽에 자던 사람들이 깰 정도로. 코 고는 소리도, 이 가는 소리도 아닌 바람 소리에 깬다니. 상상이 가시나요?
그러나 바람은 멋진 장관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오전에 순례단은 보리밭이 펼쳐져 있는 옆길을 따라 걸었어요. 보리는 바람을 맞으면 마치 거대한 초록색 카페트처럼 움직입니다. 파도와는 또 다른 ‘물결’이에요. 마치 그 위로 몸을 던지면 포근히 감싸 안아줄 것 같은 느낌입니다. 회원으로 녹색순례에 참가한 창훈(푸른숲학교, 18세)는 바람에 흔들리는 보리밭이 ‘오보에’ 같다는군요. 약간 가벼운 듯 무거우면서 부드럽고,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아빠도 아니고 형도 아닌데 듬직한 존재. 맑고 편안한 소리.(창훈이는 음악을 좋아하고, 공부하는 친구입니다.)
세상에 녹색이 이렇게 다양함을, 초록색, 녹색, 푸른색 등등 아무리 표현해도 자연에는 여전히 표현할 수 없는 다양한 녹색이 남아 있음을 보여주는 4월의 숲을 지나 보은사에 도착했습니다. 도을(초등학교 6학년, 회원)이보다 큰 삽살개 2마리가 있길래 살짝 걱정했는데 이 녀석들 완전 애기들입니다. 순례단을 보더니 팔짝 팔짝 뛰면서 안기고, 아주 귀여웠어요.
내일은 2박3일 일정으로 순례에 참여한 회원들이 귀가를 하는 날입니다. 이제 서로 조금 알 것 같은데, 이제 조금씩 순례에 대한 맛과 재미를 알아 가는데 떠나야 한다니. 아쉽습니다. 아쉬워요. 그래서 오늘은 조금, 달려볼랍니다. 이 미친 세상에서 서로를 잊지 않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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