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밀렵감시 부실 멸종위기 산양을 5번 죽이다

 활동이야기/야생동물       2002. 8. 20. 09:19  l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경상북도 울진군에서 우리나라 대표적인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 217호인 산양이 올무에 걸려 죽은 사체로 발견되었다. 이로써 2000년~2002년까지 경상북도 울진군-강원도 삼척시에서 올무에 걸려 죽은 채 발견된 산양만 총 5마리이다. 환경부가 밀렵감시와 멸종위기종 보호를 소홀히 하여 멸종위기종 산양 5마리가 죽음으로 내몰린 것이다. 환경부의 직무유기로 밀렵되어 죽어간 멸종위기종 산양의 죽음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산양 서식지 보호에 대한 근본적 대책 마련을 요구한다.    

[img:Dscn8266.jpg,align=left,width=225,height=300,vspace=5,hspace=10,border=1]또다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 217호인 산양이 올무에 걸려 죽은 사체로 발견되었다. 최근 3년 사이에 무려 5차례나 산양이 비슷한 지역에서 밀렵으로 희생되었기 때문에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2000년 1월 13일 울진군 북면 두천리에서, 2000년 2월14일과 25일,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 일대의 산지에서 밀렵도구인 올무에 의해 죽은 채 발견되었다. 그리고 2000년 12월 삼척시 가곡면 응봉산에서 다시 한 마리가 밀렵도구에 걸려서 죽었다. 지난 90년 이후 국내의 대표적인 멸종위기  희귀종인 산양이 5회나 밀렵으로 죽어간 것은 울진-삼척의 산양이 유일하다.

산양이 총 5차례나 밀렵도구에 의해 죽어간 경상북도 울진군-강원도 삼척시지역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오지이자 야생동식물의 보고인 지역이다. 백두대간 매봉산(1145m)에서 뻗어내려 부산의 다대포 몰운대까지 강원도, 경상북도, 경상남도, 울산광역시, 부산광역시 등 영남권 전체를 아우르는 산악권역의 중추이자 산림생태계의 보고인 낙동정맥(약400km)의 산줄기로 멧돼지, 산토끼, 청설모, 하늘다람쥐, 고라니, 노루, 산양, 오소리, 수달, 담비, 너구리, 삵쾡이 등 각종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이 중에 산양, 수달 등의 멸종위기 야생동물이 다수 서식하고 있는 지역이다. 강원도 삼척시-경상북도 울진군 일대는 국립공원에 버금가는 생태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곳이다.

산양 사체 발견 경위와 주변 상황

녹색연합은 2002년 8월 13일 지난 겨울 무렵 밀렵도구 올무에 걸려들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산양의 사체를 발견하였다. 사체로 확인된 멸종위기종 산양은 녹색연합이 주최하는 생태교육프로그램 청년생태학교 진행과정에서 발견되었다. 청년생태학교 참가자와 함께 야생동물조사를 수행하던 경상북도 울진군 서면 소광리 십이령 찬물내기 계곡 능선부근에서 올무에 걸려 부패하고 있는 산양의 사체를 발견하였다. 뿐만 아니라 삼척시 가곡면 동활리 복두산 일원에서 밀렵도구인 올무에 의해 죽은 담비의 사체도 발견하였다.

[img:Dscn8237.jpg,align=right,width=320,height=240,vspace=5,hspace=10,border=1]산양은 발견당시 올무에 걸려 발버둥을 칠 수 없을 정도로 높이 매달려 처참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심하게 부패한 상태로 축 늘어진 형태로 가슴부근 일부 가죽과 내장일부 그리고 뼈가 남아있는 상태였다. 올무에 걸린 산양 사체를 바라보는 참가자 모두를 안타깝게 했다. 청년생태학교에 참가한 송정복씨(27살, 대학생)는 “멸종위기종으로 환경부에서 보호하고 있는 야생동물인 산양이 어떻게 올무에 걸려 저렇게 처참하게 죽을 수 있느냐”며 “환경부는 야생동물 관리를 하고 있느냐”며 야생동물 관리의 허술함을 강하게 질책했다.  

주변 환경은 경사가 60 이상이며 암벽지역으로 능선 중심부는 1-2백년 이상된 소나무와 굴참, 신갈 등의 참나무류가 교목층을 형성하고 있고, 꼬리진달래나 쇠물푸레등이 아교목층을 형성하고 있으며 바닥에는 초본류와 일부 싸리나무등이 자라고 있었다. 또한 죽은 산양을 발견한 장소에서 푸른 색을 많이 띈 산양똥을 발견하였는데, 최근의 것으로 보였다.

이 지역은 민가와 상당히 떨어진 지역이고 계곡의 특성상 쉽게 접근할 수가 없는 지역으로 한번 들어오면, 나가는 길을 찾기가 쉽지 않은 특성상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지역이었다. 그러나 이 지역에도  계곡부근과 능선 부근에 야영을 했던 것으로 보이는 흔적, 라면봉지, 두유 껍질 등 사람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특성상, 이들 흔적은 지역 여건을 잘 알고있는 전문가의 흔적으로 추정된다.

삼척·울진 지역 산양의 서식현황과 피해실태

산양은 강원도를 중심으로 백두대간을 따라 금강산에서 설악산, 오대산, 태백산으로 이어져 남쪽으로 울진의 불영계곡까지 분포하고 있다. 서식지는 주로 암벽이나 암릉지대. 절벽이나 가파른 바위 주변에 둥지를 틀고 생활의 터전을 삼고 산다. 그래서 산양의 흔적은 바위가 있는 급경사의 높은 산에서 많이 발견된다. 특히 배설물은 언뜻 보면 염소 배설물과 흡사하지만 굵기가 조금 더 굵고 무더기로 싸놓는 것이 특징이다.

녹색연합 조사결과, 삼척시 가곡면 백병산, 응봉산, 복두산, 용소골, 울진군 서면 통고산, 북면 장재산, 봉화군 석포면 묘봉, 석포리천 일대는 암벽이나 암릉지대, 절벽과 가파른 바위가 많아 산양의 서식처로 적합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이 지역에서 산양 배설물을 다수 확인하였다.

이 지역에서 확인된 산양 밀렵 현황

2000년  1월 13일
발견 장소 : 울진군 북면 두천리
발견 당시 상태 : 밀렵꾼으로부터 회수함.
발견 산양의 특성 : 암컷이며, 5~6년생으로 추정되며, 새끼를 밴 상황임

2000년  2월 14일
발견 장소 :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 면산 부근
발견 당시 상태 : 올무에 걸린지 얼마되지 않은 상태로 온전한 형태였음
발견 산양의 특성 : 수컷이며, 1년생으로 추정됨.

2000년  2월 24일
발견 장소 :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 면산 부근
발견 당시 상태 : 올무가 허리에 걸려있는 상태로 온전한 형태였음
발견 산양의 특성 : 암컷이며, 5~6년생으로 추정됨.

2000년 12월 24일
발견 장소 : 삼척시 가곡면 덕풍리 용소골
발견 당시 상태 : 올무에 걸린 채로 계곡에 처박혀 있었으며, 올무에 걸린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로 온전한 형태였음.
발견 산양의 특성 : 수컷이며, 3~4년생으로 추정됨

2002년  8월 13일
발견 장소 : 경북 울진군 서면 소광리 십이령 찬물내기 계곡 부근
발견 당시 상태 : 올무에 걸려 죽은 지 5~6개월 지난 상태로 추정되며, 가죽과 약간의 내장이 남아있는 상태였음.
발견 산양의 특성 : 뿔의 형태로 추정한 결과 암컷으로 연령은 3-4살 정도임.

멸종위기 야생동물 보호의 문제점

환경부는 멸종위기 야생동물의 보전과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특히 “산양”은 세계적인 분포지 전역에서 「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 부속서-Ⅰ」에 등재 된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국제적 보호종이다. 또한 우리나라도 환경부 고시 멸종위기 야생동물, 천연기념물 217호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는 중요한 야생동물이다. 그러나 산양이 벌써 같은 지역에서 총 5차례나 밀렵되어 사체로 발견되었다는 것은 환경부의 멸종위기종 관리수준이 어느 정도인가를 파악하게 해주고 있다.

[img:yang81.jpg,align=right,width=320,height=240,vspace=5,hspace=10,border=1]환경부는 2000년부터 멸종위기종인 산양이 총 4차례나 밀렵되어 사망했음에도 무대책으로 일관했다. 그동안 녹색연합은 울진-삼척 지역의 멸종위기 동물을 비롯한 생태적 가치에 주목하고 4년 전부터 환경부에 수 차례 정밀조사와 보전대책을 요청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부는 탁상행정으로 일관하여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았고, 그 결과 멸종위기 산양의 죽음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환경부는 1년에 밀렵방지를 위한 예산으로 5억원 이상 집행하면서도 실제 밀렵으로 인해 피해가 가장 극심히 나타나는 멸종위기종이나 법적보호종 집단 서식지에는 전혀 대책을 세우지 않고 그저 전시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다. 밀렵대책을 비롯한 야생동물 보호를 사시사철 주요 서식지를 중심으로 전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겨울철에 일부 지역에 국한하여 밀렵도구를 수거하는데 그치고 있다.
따라서 서식지의 감소와 밀렵의 위협으로 인해 멸종위기종이나 법적보호종의 생존을 나날이 위협 당하고 있는 현실이다. 밀렵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밀렵에 대한 철저한 감시와 엄중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

참고 : 삼척-울진지역 산양 피해실태 현장지도

녹색연합의 주장

앞서 말했듯이 녹색연합은 삼척시 가곡면 백병산, 응봉산, 복두산, 용소골, 울진군 서면 통고산, 북면 장재산, 봉화군 석포면 묘봉, 석포리천 일대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 이상의 생태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 지역은 석개재 도로의 확포장 공사로 인한 서식지 분할과 그로인한 밀렵의 용이, 345kV 송전선로 등으로 많은 인위적 간섭이 진행 중에 있다. 산양의 주 서식처로 추정되는 위 지역에 추가로 765kV 송전선로가 건설 계획 중에 있으며 한전은 이 공사를 맡아 진행할 하청업체를 선정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녹색연합은 또 다른 산양의 주검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밀렵에 대한 철저한 감시와 엄중한 처벌을시행할 것을 요구한다. 또 이 지역 주요 산양서식처에 대한 대대적 조사를 기반으로 이 일대를 생태계 보전 지역으로 지정할 것을 요구한다.

1. 정부는 멸종위기 및 보호대상종 동물에 대한 관리 대책을 제대로 하라
2. 환경부는 야생동물 보호의 탁상행정과  전시행정을 그만하고 내실 있는 대책을 마련하라
3. 울진-삼척 지역에 대한 종합적이고 정밀한 자연생태계 조사를 실시하라
4. 마지막 야생동물 보고인 울진-삼척에 대한 보전 대책을 즉각 수립하라


2002년 8월 20일


녹색연합


문의 : 자연생태국 윤기돈 간사 (011-9765-7276, kdyoon@greenkorea.org)
         정책실 김타균 국장 (016-745-8500, greenpower@greenkroe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