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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인문학도 어느덧 5강에 다다랐다. 이번 강의 주제는 <야누스의 과학, 20세기 과학의 사회사>이다. 평소 과학과는 안 친한 탓에 강의가 어려울까봐 걱정했지만 다행스럽게도 강의는 쉽고 재미있게 진행됐다.
시민과학센터 연구원, 야누스의 과학의 저자 김명진 선생님
20세기 과학 발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는?
과학은 1940~70년대 사이 급격히 팽창했다. 사회가 과학의 유용성을 인정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국가는 과학의 유용성을 발견했다. 20세기 과학의 발전사는 전쟁과 냉전을 빼고 얘기하기 어렵다. 1차 세계 대전은 과학자들이 대거 군사연구에 종사한 최초의 전쟁이다. 2차 세계 대전 때는 본격적인 국방연구가 시작됐다. 당시 미국에서는 과학연구개발국(OSRD)가 창설되었고 레이더 개발 및 생산에 약 30억 달러가 투자됐다. 2차 대전 이후에도 과학에 대한 지원은 계속 됐다. 전후 과학의 황금기였다. 과학 기술에 대한 낙관이 지배적이었고 정책 결정 과정에서 과학자들의 영향력이 증대됐다. 과학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속에 연구개발비가 폭증한 시기였다.
거대 과학의 출현
20세기 들어 과학 활동의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과학자 한 명이 열악한 실험실에서 혼자 연구하던 것이 불과 몇 십 년 사이 크게 바뀌었다. 연구가 대집단화·협동연구화 되었고 연구 단위도 위계화 되었다. 거대 과학(Big Science)이 출현한 것이다. 2차 세계 대전기의 맨하튼 프로젝트가 시발점이다. 대표적인 예로는 아폴로 프로젝트와 거대입자가속기가 있다. 2008년 완공된 거대입자가속기는 무려 14년 동안 순제작비 55억 달러에 7000여 명의 과학자들이 공동 연구한 활동이다. 과학 활동의 규모가 커지면서 비싸고 정밀한 기계가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다. 얼마나 정밀한 기계를 쓰냐에 따라 연구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과학은 자본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되었다.
두 얼굴의 과학
1980년대 이후 과학 연구가 상업화됐다. 소위 ‘돈이 되는 연구’에 대한 기업의 지원이 증가한 것이다. 과학 연구가 상업화되면서 부작용도 나타났다. 연구 성과가 곧 돈과 직결됨에 따라 비밀주의 문화가 부상했다. 연구 자금 출처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기도 했다. 또한 논문 조작과 같은 부정행위가 증가했다. 과학 기술의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인식도 나타났다. 핵전쟁 위협과 환경오염 문제가 대두됐으며 생명공학을 둘러싼 사회적·윤리적 논란도 일었다. 과학적 불확실성 또한 증대했다. 체르노빌 원전과 같은 예상치 못한 대형 기술사고가 발생했다. 오존층 파괴와 지구 온난화 등의 전 지구적 환경 위기는 말할 것도 없으며, GMO의 잠재적인 위험 가능성이 인간을 위협하고 있다.
오늘 강의는 특별히 1부와 2부에 걸쳐 진행됐다. 1부에서는 과학사 강의를 듣고 2부에서는 조별 토의 활동이 이뤄졌다. 우리 조의 주제는 ‘과학 기술의 민주화를 어떻게 가능하게 만들까’였다. 어려운 주제였다. 처음엔 막막했지만 각자 자신의 의견을 말하다보니 어느덧 시간이 훌쩍 흘렀다. 각 조의 토의 결과를 발표하는 것으로 이 날 강의는 마무리됐다. 흥미로운 주제들이 많았다. ‘인간에게 꼭 필요한 과학 기술은?’, ‘달에 다시 가야 할까’, ‘과학 기술 어디까지 발전하여야 할까’와 같은 질문들.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도 한번쯤 생각해보면 재밌을 것이다. 쉽게 답이 나진 않지만 생각해볼 가치가 있는 질문들이다.
글 : 김은아(춤추는시민팀 자원활동가)
인문학은 내가 누구인지에서 시작해 나와 세계의 관계를 찾아가는 학문입니다. 녹색인문학은, 인간의 윤리와 문명사회의 문제점들을 드러내고 있는 현재를 성찰하기 위해 지구생태계의 원리와 인류가 일궈온 사회문화를 녹색의 시선으로 이해하는 강좌입니다.
녹색으로 세상을 읽는 것은, 지구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정체성을 깨닫는 일입니다. 사람을 만들어온 지구생태계의 원리와 사람이 만들어온 역사와 문화와 철학으로 차린 녹색인문학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을까요? 그 감동의 현장을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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