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 모니터링단 현장 7일차.

 활동이야기/야생동물       2013. 2. 4. 23:47  l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야생동물 모니터링단 7일차입니다.

벌써 일정의 반을 훌쩍 넘어 끝을 향해 가고 있네요. 아쉽죠?

그래도 오늘의 할일을 해야겠지요.

오늘은 영양댐에 관한 마을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보았습니다.

짙은 안개가 산봉우리를 감싸고 있고 지붕과 대지는 하얗게 덮여있습니다. 마을 조사를 떠나는 모니터링단의 뒷모습에서 기대감과 여유로움이 느껴지나요? 분면 피곤하고 힘들터인데 아침 일찍부터 임무를 위해 나서는 저 모습이 흰 눈보다 더욱 빛나는 듯 하네요.

 

차를 타고 나가시던 마을 주민분께서 모니터링단의 질문공세에 귀찮아하는 기색없이 대답해주십니다. 무척이나 친절하신 분이신데 성함을 못 여쭈어봤네요.

 

아니? 어디선가 흰둥이가 나타났습니다. 처음에는 발견하지 못할 정도로 밝은 털을 가진 흰둥이가 우리를 마을 깊숙히 인도해주었습니다. 그리고 홀연히 자취를 감추었어요.

 

혹시나 자연속에 파묻혀 살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이러한 집을 짓고 사는 것을 추천해봅니다. 뒤에는 포근한 산이 병풍처럼 서있고 나무들이 옹기종기 누워있네요.

 

댐에 관한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모니터링단의 얼굴빛이 복잡합니다. 보고 들은 것을 정리하여 자신의 생각으로 이끌어내는 작업이 굉장히 어렵고 섬세하다는 걸 알기 때문이겠죠.

 

사진을 5초간 응시하세요. 그리고 눈을 감고 떠올리세요. 이제 1분간 상상합시다. 좌우를 둘러보면 산이 있습니다.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때리고 그보다 좀 더 차가운 장파천이 발가락을 적십니다. 아, 추워라~

 

찬반의견이 갈려 다정했던 이웃간에 깊은 골이 생겼습니다. 이렇게 안타까운 일이 또 어디있겠습니까? 어서 빨리 좋은 해결책을 찾았으면 합니다.

 

야생동물 모니터링단 친구들은 티비를 보지 않고 컴퓨터도 하지 않습니다. 가끔 스마트폰을 만지작 거릴뿐입니다. 친구들은 종이박스에 그림을 그리면서 놀아요. 근데 그림이 좀 징그럽네요.

 

보기만 해도 답답합니다. 그렇게 할게 없나? 뭐 이렇게 그리면서까지 오목을 해야만 하나? 그러나 막상 산을 오르내리고 산양조사를 하며 제대로 씼지도 않는 등 야생적인 생활을 하다보면 가장 간단한 것에서 즐거움을 찾아내는 능력이 생기게 된다네요.

 

 

신요섭(만24세)군입니다. 참으로 해맑네요.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아무리 지루해도 종이박스에 그림을 그리며 논다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보는 눈도 있고 재미가 없을 수도 있지요. 그러나 신요섭군은 모니터링단의 맏형으로서 솔선수범하여 펜을 쥐고 자신만의 작품을 그려나갔습니다. 그의 작품이 하나둘 생길때마다 그의 무소같은 우직함에 마음이 흔들인 동생들의 작품또한 늘어갔고 그렇게 그렇게 웃음으로 가득찬 모니터링단 7일차의 밤이 깊어만 갑니다.

작성자: 장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