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대포 진압, 이명박 정부 전략실패

 활동이야기/환경일반       2008. 6. 29. 15:48  l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52번째 촛불은 궂은 비에도, 물대포 위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어김없이 타올랐다. 시청 옆 태평로에는 길이 100m는 족히 되어 보이는 대형 천에 이명박 대통령 얼굴과 함께 온갖 낙서가 가득하다. 수천의 사람들이 이 ‘국민 낙서장’이라 부른 대형 걸개를 들고 일어서자 분위기는 고조되고, 걸개가 성난 파도처럼 출렁이자 환호가 이어진다. 주욱 주욱 거침없이 수십가닥으로 찢어지는 걸개를 보고 있자니 수십일을 촛불로 이어온 사람들의 간절한 바람과 현재의 분노가 보인다.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미치게 만든 것일까.

오늘 분위기는 분명 다른 날과 다르다. 26일 연행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소속 2명 활동가가 끝내 구속이 되었고, 상황실장을 비롯한 간부급 8명에게 체포영장이 발부되었다. 26일 이후 연행되는 시민들은 늘어만 간다. 유모차를 향해서도 소화기는 한치 망설임도 없이 분사된다.

무대에 오른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상황실장은 “오늘 체포되더라도 시민들과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 하며, “경찰은 촛불을 끄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민심(民心)에 왜소한 공권력으로 맞서다 성난 민심(民心)의 바다에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라 거침없이 발언한다.  

축제가 오늘도 시작된 것이다.

태평로 프레스센터 앞, 든든한 지원군인양 좌 동아, 우 조선을 끼고 진을 친 공권력 부대는 낮부터 시위대를 기다리고 있다. ‘국정홍보처’를 자처한 보수언론사를 국민세금으로 지키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웃을 수 밖에 없다. 가두시위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부터 시민들을 향해 소화기와 물대포가 난사되기 시작했다. 그들은 ‘해산’이라 했으나, 이는 분명 ‘진압’이고, ‘폭력’이다.

비가 내려도 시민들은 돌아가지 않고, 그들의 폭력에 온갖 조롱과 분노로 맞대응했다. 일부는 도로 옆 소화전에서 물을 끌어와 경찰의 물대포에 맞서는 물공격을 하기도 했고, 150m가 넘는 줄로 이명박 정부와 소통을 가로막는 버스를 끌어내는 작업을 계속했다. 으쌰으쌰 구호를 맞춰 줄다리기를 하는 수천의 사람들의 외침이 비와 함께 엉켜 간절함이 더하다. 정령 이 간절함을 들을 귀가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없는 것인가.

자정으로 넘어가면서 경찰 버스 앞에서는 부상자가 속출한다. 곤봉조와 방패조로 나뉘어 살기어린 눈빛으로 시민들을 향해 달려드는 전경부대는 이성을 잃었다. 이에 맞선 시민들은 악다구니를 쓸 수 밖에 없다. 맞불이다. 50일이 넘게 촛불을 지켜오는 동안 변화의 가능성에 대한 희망과 인내와 쥐꼬리만큼 남은 신뢰가 이제 한계에 다다른 것일까.

연행자 53명, 부상자 300여명, 병원으로 실려간 사람 100여명...
52일째 촛불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이 글을 써야한다는 핑계로 먼저 자리를 뜬 나는 끝까지 그곳을 함께한 ‘동지들’에게 한없이 미안하다. 그리고 폭력진압에 당당히 맞서 이명박 정부의 강경대응이 ‘전략실패’했음을 증명해준 그들이 자랑스럽다. 내일도, 모레도 촛불은 또 채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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