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반. 설레임 반으로 가뿐했던 발걸음이 걷는 동안..부끄럼..속상함..화남으로 무거워졌습니다. 후~ 다녀온 이야기를 해야겠죠. 그래도 우리의 두 번째 만남 ‘하천 체험하기’에는 입이 간질간질할 만큼의 ‘꺼리’들이 너무 많으니깐요. ‘내 과연 우리가 경험한 그 훌륭한 사건을 글로 모두 담아 낼 수 있을까’ 하는 망설임이 있지만 개떡 같이 옮겨놓아도 찰떡같이 읽어주시리라 님들을 믿습니다.^^

녹색들머리 과정 두 번째 만남-발자국 따라 가보기(하천탐사) 참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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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오래 꽃을 바라보면
꽃마음이 됩니다.
소리없이 피어나 먼데까지
향기를 날리는 한 송이의 꽃처럼.

나도 만나는 이들에게
기쁨의 향기 전하는 꽃마음
고운 마음으로 매일을 살고 싶습니다.


날 좋은 17일 오후 2시 관악산입구 매표소 앞에서 녹색들머리식구들을 만났습니다. 그곳을 가득 메운 또 다른 사람들이 자연을 즐기러 왔다면, 우린 자연을 공부하러 간 것이기에 저는 조금은 우쭐한 마음이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열린사회시민연합 관악·동작시민회의 선생님들과 인사를 하고 탐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지요.

관악산내에 흐르는 하천의 중반부까지 ‘보물찾기’(예쁜자연찾기)도 하고, 신나게 물놀이 하는 아이들의 얼굴에서 물빛·풀빛도 보고, ‘발을 헛딛은 척 물에 빠져나 볼까?’ 하는 해프닝을 상상하면서 그렇게 걸어 올라갔습니다.

시작점에 모인 우리들은 ‘하천’하면 생각나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했어요. ‘졸졸졸’, ‘물’, ‘새’, ‘재미있는 곳’ 등으로 시작해서 놀이터, 빨래터, 수다쟁이 아낙네들, 농업용수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가지고 있는 하천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 볼 수 없는 것들을 이야기 했던 것 아마도 그것은 그리움이었나 봅니다.  

‘하천 체험하기’ 첫 번째  마당 - 하천 생태조사

[img:dscn040419_9.jpg,align=left,width=250,height=187,vspace=5,hspace=10,border=1]우리는 수질측정에 앞서 측정도구에 대한 공부를 했습니다. 간만에 들어보는 화학식과 선생님의 돌발질문 속에 별 말이 없던 우리들... ‘중·고등학교때만 열심히 했어도 이렇게 어렵지는 않겠다’ 했습니다. 집에 와서 보니 자료집에 다 있더군요. 뭐든 예습과 복습이 가장 중요하다던 어린시절 선생님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이어 두 모둠으로 나눠서 측정을 시작했습니다. 암모니아성 질소, 아질산성 질소, 질산성 질소, 인산성 인(총인), pH, DO, BOD, COD(온도는 온도계 불량으로 측정하지 못했습니다)를 측정하는 시간내내 우리 주변에 맴도는 그 진지성에 우리 스스로가  놀라지 않았나 합니다.
또한 ‘뿔알락하루살이애벌레’를 채집하고 관찰하면서 생명에 대한 경이로움에 감탄사가 절로 흘러나오기도 하더군요.

‘하천 체험하기’ 두 번째 마당 - 복개천 탐사

[img:dscn040419_5.jpg,align=right,width=300,height=225,vspace=5,hspace=10,border=1]선생님은 하천의 세가지 문제점을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수량, 수질, 복개...우리는 복개천을 탐사하기 위해 또 바삐 걸음을 옮겼습니다. 모자를 꾹 눌러 쓰고, 마스크를 한 모습들은 무엇인가를 사수하고자하는 사람들처럼 조금은 불량(?)스럽게 보이기도 했었지요. 하지만 각자의 마음속에는 자연을 있는 그대로 사수하고자 하는 불굴의 의지가 가득하지 않았을까합니다.

우리는 그렇게 한손에는 손전등을 들고 복개천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100m, 300m즈음에서는 모두 불을 끄고 암흑을 만끽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어둠속에 살고 있는 바람, 물 그리고 그 어떤 생명체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하천복개는 도로망을 넓히고 주차장과 상가 등의 다양한 토지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도시계획의 필수지요. 하지만 하천복개가 환경적인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한다는 점에서 복개위주의 하천개수 정책이 재검토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복개된 하천은 공기와 빛이 통하지 않아 녹색 식물은 살지 못하고 퇴적물이 검게 변해 생물체가 살 수 없게 되죠. 또한 상류로부터 유입된 생활하수 등의 영양물질이 부패하면서 메탄가스를 내뿜어 내성이 강한 생물만이 생존하게 되고 하천의 기능은 불가능하게 되는 것입니다.”

[img:dscn040419_6.jpg,align=left,width=300,height=225,vspace=5,hspace=10,border=1]선생님의 힘 섞인 이 이야기들이 아직도 귓가를 떠나지 않습니다. 그 불가능을 눈으로 확인하고 나니, 참 인간의 악함·무모함에 치가 떨리기도 했답니다.
우리의 하천은 필요에 의해 덮어지고 덮어진 것은 관심 받지 못하는 또는 애써 모른척하게 되는 대상이 되어 버린 것이지요.

곳곳에서 만나는 애기똥풀, 소루쟁이, 쇠별꽃들 마저 없었더라면 우린 그저 힘들기만 했을 것입니다.
우린 자연에게 아픔만을 던지는데 자연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주려고 합니다. 그것에 더 가슴이 저미어 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탐사가 끝나는 곳에 다시 마음을 모았습니다.
‘하천에는 물이 있어야 합니다. 물이 있어야 할 곳에 물이 없습니다. 졸졸졸 흘러야 하는데, 고여 있는 썩은 물뿐이더군요. 왜일까요...우리는 다같이 외칩니다. 목청껏 외칩니다.’
“냅둬!! 자연을 있는 그대로 냅둬!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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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녹색들머리 과정 '한발자국' 토론 모임의 심선혜님께서 올려주신 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