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맵 대장정> 3일차 - 마음으로 그리는 낙동강 하구

 활동이야기/습지·해양       2006. 8. 7. 15:27  l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지난 밤, 울진에서의 15km트레킹과 그린맵 만들기로 늦게 잠을 청한 탓에 다들 피곤함을 감출 수 없었지만 부산에서의 숙소인 해양 청소년 수련원 앞에 펼쳐진 넓은 바다와 함께 아침 6시의 체조로 60명의 환경지킴이의 하루는 상쾌하게 시작되었다. 오늘의 일정은 광대한 면적과 습지보호구역으로 그 명성을 자랑하는 낙동강 하구, 을숙도를 방문하는 것과 도요등의 환경정화였다.

을숙도 입구에서 습지와 새들의 친구 운영위원이자 대명여고 교사이신 박중록 선생님을 만나 뵙고 안내를 받게 되었다. 선생님께서는 가장 처음 우리에게 “우리는 을숙도에 찾아온 손님일 뿐, 을숙도의 진정한 주인은 다양한 생물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을숙도의 자연과 새소리 그리고 바람을 몸으로 느끼면서 길을 따라 걷는 도중, 습지로 유입되고 있는 검은 물을 발견하였고 따라가 보니 도둑게가 떼지어 죽어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검은 물은 90년대 중반까지 을숙도 내에 매립된 쓰레기의 침출수였다. 이것은 을숙도가 흘리는 아픔의눈물이 아니였을까 하는 마음에 그동안의 환경에 대한 무관심을 가슴 깊이 반성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imgcenter|060805_001.JPG|550|▲ 도둑게가 쓰레기 매립지의 침출수 때문에 죽어있는 모습|0|1]
특히 천연기념물 201호인 고니는 날개를 펼치면 2m에 이르는 너비를 지니고 있어 충분한 비행로를 지니고 있지 않으면 날 수가 없다.  만약 낙동강 하구가 무분별하게 개발된다면 고니가 서식할 수 있는 공간이 사라지게 된다. 개발로 인해 고니가 사라지는 것을 생각하며 무분별한 개발의 심각성을 깨달을 수 있었다. 또한 을숙도 안에서 진행 중인 명지대교의 공사현장에는 “마음으로 자연사랑! 행동으로 환경보전!” 이라는 글이 적혀 있었는데 이 표어를 읽으면서 현재 다섯 개의 법으로 보호받는 우리나라의 유일한 습지인 낙동강 하구가 또 다른 법으로 인하여 피해를 입는 법의 모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 사랑이란 말로 하는 것이 아닌 진심어린 가슴과 행동의 실천에서 나오는 것임을 우리 환경지킴이들은 더욱 절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imgcenter|060805_002.jpg|550|▲ 박중록 선생님의 강의 모습과 뒤에 펼쳐진 낙동강 하구만의 녹색갯벌|0|1]  
초록의 갯벌 을숙도의 자연을 뒤로하고 우리는 낙동강 하구의 모습을 보다 높은 곳에서 전체를 다시 보기위해 아미산에 올랐다. 그러나 아미산은 산의 모습이라기보다 아파트개발로 이루어진 하나의 언덕이라는 느낌밖에 받을 수 없어 아쉬웠다. 모두가 감탄하는 세계적인 자연 을숙도와 아미산 모두 본래의 모습 그대로 보존해 두었을 때 그 가치가 더 높았을 텐데 한순간의 편리함을 위하여 마구 개발해버린 현실이 많이 안타까웠다.

그 후 우리는 작은 배를 타고 도요등의 아픔을 치료하기 위해 이동하였다. 아미산에서 바라보았을 때엔 쓰레기의 양이 적어 보여 가벼운 마음으로 갔지만 막상 도착하여 보니 그 방대한 양에 많이 놀랐다. 종이류, 금속류, 스치로폼류, 나무류, 유리류, 고무류, 기타 로 분리수거하는 법을 배워 모둠별로 환경정화를 시작하였다. 더운 날씨와 그늘 한 점 없는 모래사장에서도 환경지킴이들은 웃음을 잃지 않고 묵묵히 정화에 온 힘을 다하였고 4시간 반에 이른 작업 끝에 미흡하게나마 대략의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imgcenter|060805_003.jpg|550|▲ 환경정화 전의 도요등|0|1]
[imgcenter|060805_004.jpg|550|▲ 환경정화 후의 도요등|0|1]
환경정화를 하면서 작은 일반 쓰레기들뿐만 아니라 TV나 소파 같은 대형 쓰레기들도 흘러 내려와 있는 모습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강원도 황지연못에서 시작되어 낙동강 하구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작은 강들이 모여 큰 강이 이루어지고 드넓은 바다와 만나게 되듯이, 쓰레기들 또한 적은 양의 사소한 것들이 모여 어마어마한 양의 해양폐기물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환경을 해치는 일을 하고 있었다. 개개인이 하는 분리수거와 같은 작은 환경실천이 있고 법적으로 좀 더 강력한 규제가 이루어 졌다면 낙동강 하구에는 방대한 양의 쓰레기 대신 훨씬 많은 종류의 철새들과 생물들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이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마음속에 그려보며 힘들었지만 보람 있는 하루를 마무리 하였다.  
  

글 : 그린맵 대장정 2006 3모둠 - 바다악어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