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깅아 똥깅아 헌집줄게~ 너희는 이사가!

 활동이야기/군환경       2011. 5. 26. 19:12  l   Posted by 비회원
“똥깅아~ 똥깅아 어디있니~?”

지난 5월 중순 햇빛이 뜨겁게 내리쬐던 제주도 중덕 바닷가에서 저는 똥깅이를 한참동안 찾아 다녔습니다. 똥깅이는 제주도 방언으로 민물게를 통칭해서 부르는 말입니다. 뭍에선 멸종위기종 2급에 속하는 귀한 붉은발말똥게도 제주도에선 흔한 똥깅이 중에 하나였습니다.
이 흔하디 흔한 똥깅이가 지금 제주도에선 하루가 멀다 하고 신문에 자주 등장하는 유명인사가 되었습니다. 멸종위기종인 붉은발말똥게가 제주해군기지가 들어서는 바닷가에 서식하고 있기 때문이었죠.

제주해군기지가 들어서는 중덕해안에 서식하는 붉은발말똥게

대체서식지로 옮길 붉은발말똥게 채집 표시

얼마전 저는 한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해군이 중덕 바닷가에 사는 붉은발말똥게를 다른곳으로 옮기겠다며 통발을 설치해 두고 게들을 다 잡아간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부랴부랴 출장을 잡고 저는 제주도로 내려갔습니다. 내려가보니 지난 4월에 왔던 제주의 중덕해안가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붉은발말똥게가 서식할것으로 예상되던 지역은 포크레인으로 흙을 모두 갈아 엎어 놓은 상태였고(도로를 내고 간이 건물을 짓기 위해서 그런걸로 추정됩니다.) 붉은발말똥게를 포획한다며 노란색 띠를 둘러놓고 통발을 설치한 상태였습니다.

해군들은 작은 게 를 잡지 못해서 아주 난리가 난것 같습니다. 붉을발말똥게는 지금 사는 집이 마음에 들고 멀리 이사가기 싫다는데 왜 자꾸 해군들은 게 들을 못잡아서 난리인 걸까요? 바로 붉은발말똥게가 살고 있는 곳에 제주해군기지가 들어서기 때문입니다.

제주해군기지가 들어서는 위치 및 대체서식지 위치

제주해군기지는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에서 현재 공사가 진행중입니다. 이곳 바닷가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연산호 군락지도 분포되어 있고 해안가에는 멸종위기종인 붉은발말똥게가 서식하고 있습니다. 현재 붉은발말똥게를 포획하고 있는 지역은 지도에 표시된 두곳이고 대체서식지로 지정된곳은 약천사와 악근천입니다.
이 두지역을 조사해 보니 악근천과 약천사 근천의 하천에서 붉은발말똥게를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다른 민물게들은 볼수가 있었지만 붉은발말똥게는 조심성이 많은건지 직접 눈으로 볼수는 없었습니다. 

악근천과 약천사 근처 하천으로 옮겨진다고 했을때 붉은발말똥게들이 잘 살수 있으리란 보장은 없습니다. 대체서식지를 지정한 해군쪽에 문의를 해봐도 붉은발말똥게는 귀한 종이기 때문에 관련된 연구자료도 없고 대체서식지로 옮겨서 성공한 사례도 없다며 배째라는 식으로 말을 할 뿐입니다.

바다속에 들어가는 테트라포트 모습

바다에 펼처진 오탁방지막의 모습, 오탁방지막 옆에는 테트라포트가 바닷속에 쭈~욱 들어가 있는 상황

앞으로 제주해군기지가 들어서는 강정마을은 어떻게 될까요? 붉은발말똥게는 결국 이사를 가야 하는 걸까요?
인간이 자연에게 "우리 해군기지 좀 지을테니 너희들은 이사좀 갈래? 저기 다른 집 줄께!" 라며 강제로 이럴수 있는 걸까요?

두껍아~ 두껍아 헌집줄게 새집다오~~♬

이 노래가 요즘은 이렇게 들립니다.

똥깅아 ~ 똥깅아 헌집줄게 너희는 사라져 줄래~!♬

글 : 김혜진 (녹색연합 평화행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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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바퀴철학 2011.05.26 22: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같은 멸종위기 2급인 맹꽁이의 들려오는 사례들도 그렇고,강제이주는 그닥 효과적이지 못한 듯합니다.
    저것도 얘네들이 멸종위기종이라는 딱지를 달고 있으니 그나마 이러지,다른 종류의 게들이나 해변에 사는 다른 생물들은 신경도 안 쓰고 다 죽여버릴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