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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는 골프장 공화국 ⑨] 칼바람 맞으며 '골프장 반대' 노숙투쟁 나선 구정리 어르신들
2011년 현재 강원도에서 운영 중인 골프장은 42곳, 건설 추진 중인 골프장은 41곳이다. 이는 면적만 약 1225만 평(4376만9652㎡)에 달하며 여의도 면적의 18배, 축구장 6690개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더욱이 홍천군에만 13개의 골프장이 들어선다. 현재 강원도에 무분별하게 건설되고 있는 골프장으로 인해 발생되는 다양한 문제점을 다양한 지역의 현장의 사례를 통해서 알아보고 그 해결점의 실마리를 찾아보고자 한다.
"강원도 전체의 득실을 따져보면 손해라고 보는거죠. 골프장이 너무 많습니다. 다 죽는거죠.
민관협의체 통해 골프장 문제 해결하고 농어민 생계대책방안을 마련 하겠습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한 말이다.
주민들은 골프장문제가 해결될줄 알았다. 최문순 도지사라면, 적어도 불·탈법을 봐 주면서까지 골프장을 허가하진 않으리라 믿었다. 그러나 강릉시청 앞마당에 이어 강원도청 앞마당에서 11월의 초겨울 날씨에 예순, 일흔이 넘은 어르신들이 28일째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서 밤을 지새우고 있다.
강원도청 앞에서 강릉 CC 의제협의 취소를 요구하며 60~70대 어르신들이 노숙농성을 하고 있다.
젊은이들도 힘들수 있는데 60-70대 어르신들이 왜 이렇게 노숙을 하고 계신 것일까?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골프장 개발 과정의 불·탈법 의혹을 명명백백히 밝히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강릉CC 토지적성평가에 대해 불·탈법 논란을 검증하고 인허가 협의를 진행하겠다 하였으나 민관협의회 회의(11/2) 바로 전날(11/1) 인허가 최종단계인 의제협의를 종료하고 강릉시에 통보해놓고 회의 당일(11/2)조차도 검증 후 진행하겠다며 거짓말을 하였다. 이를 확인한 주민들에게 고작 한다는 변명은 실무담당과장에게 전결처리로 허가 하지말라고 했는데 착오로 과장 전결처리가 되었다는 것이다.
결국 최문순도지사는 11월 9일, 민관협의회를 긴급소집해 강릉CC 인허가와 관련한 의제협의 처리과정을 조사하고, 조사기간 해당과장의 전결권을 회수한다고 밝혔으나 주민들은 의제협의 취소와 도지사 면담 요청하는 주민의 강제연행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며 농성을 풀지않고 있다.
6개월 사이에 바뀐 도지사의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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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순 강원도지사 |
그러나 현실은 … |
2011.4.27 재보궐 선거 당시 ‘골프장 건설정책’ 협약서 |
- 2009년, 2010년 국정감사, 언론보도, 자체 전문가조사 통한 적법성 결여에 공감, 6곳은 종합적으로 재검토 하겠다 - 주민 동의 없이 추진되는 골프장 개발 반대, 무분별한 개발로 청정강원도의 모습을 훼손하는 골프장 반대한다. - 도지사 직속 민관협의회를 취임 직후 구성하여 골프장 문제 해결하겠다. |
- 종합 재검토 대상 마을 “구만리 ,구정리, 동막리, 두미리, 갈마곡리” 5곳은 인허가 및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홍천 대명리더스, 홍천 세안CC(샤인데일골프앤리조트)는 토지강제수용 진행 중이다. -도지사 직속 민관협의회 구성하는데 4개월 소요, 그동안 골프장 개발을 위한 인허가 절차는 계속 진행 중이다. |
2011.9.23 민관협의 회 구성 후 최문순 도지사의 약속 |
- 강원도지사 비서실장, 골프장 피해 주민과의 면담에서 "골프장 인허가 절차를 국장 과장 전결(허가)처리 하지 않겠다." |
- 강릉CC, 세안CC는 담당 국장 과장의 전결로 허가가 완료되었다. - 강원도청 내 사무전결 처리 규정 제7조 '다수인과 관련된 민원' '지방자치단체가 관련된 분쟁사건' 등 조항에 근거 하여 도지사에게 사전 보고해야 하는 규정을 위반하였다. |
2011.9.29 강원도 국정감사 |
- 최문순지사, “최근 구성한 골프장민관협의회를 통해 골프장 문제를 해결하겠다” |
-강원도 내 모든 골프장 인허가 절차, 공사, 토지수용 진행, 민관협의회 검토 앞두고 벌목도 진행되고 있다. |
최문순도지사가 ‘골프장 문제’에 대해 후보시절부터 지금까지 6개월여동안 밝혀온 입장과 행동은 매우 상반된다.
각 마을을 들여다보니 강릉CC만의 문제가 아니였다.
홍천 구만리도 골프장 현장 불법 확인 시 공사중단 하겠다 했지만 중지 명령을 하지 않아, 주민들이 나흘간 노숙 항의를 한 후 강원도가 공사 중지 시행하였다. 홍천 동막리 세안 CC(샤인데일골프앤리조트)는 도지사 취임 이후 민관협의회에서 검토하겠다고 했으나 민관협의회가 구성되기 전에 일방적으로 의제협의(허가)를 내주어 현재 공사가 진행중이다. 또한 대표적인 유기농 마을인 홍천 두미리에 2개의 골프장이 들어서고, 1곳은 공사 중, 1곳은 인허가절차 진행 중이다. 골프장이 농약범벅이라는 환경부 발표에도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인허가 진행되고 있다. 결국 민관협의회라는 구조로 논의, 재검토하겠다고 하였으나 강원도내 모든 골프장의 인허가절차가 무리없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 주민들은 ‘과연 최문순지사가 골프장 문제해결에 의지가 있는가’ 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최근 강원시민사회단체에서도 최문순지사의 골프장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어 최문순지사의 소통방식에 강원도민들의 불신 여론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것이라 보고 있다.
벌써 노숙 농성 28일째, 걱정반 기대반인 어르신들 할머니들이 뿔났다!강원 시민사회단체와 주민들이 강원도청 앞에서 골프장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길바닥에서 찬서리 맞으며 아침잠을 깨야 하고, 출근하는 공무원들에게 우리들의 억울함을 알아달라 호소하며 농성장을 지켜야 하고, 해지기 전에 이른저녁을 먹으며 오늘밤은 무사할까, 내일은 최문순 도지사가 만나줄까, 골프장 허가가 취소될까, 불법을 인정해줄까 이런저런 걱정에 걱정반, 기대반으로 잠을 주무신다. 평생 그래왔듯이 아침이면 밥먹고, 농사짓고, 하루를 마무리하며 잠자리에 드셨던 어르신들의 소박한 일상이 골프장싸움을 하면서는 사치가 되었다.
강릉 CC 불탈법 의혹을 제기하며 검증을 요구하는 주민들은 강릉시청앞에서, 강원도청앞에서 한달여간 노숙농성을 하고 있다. 강릉 구정리에 사시는 어머니는 몇일째 강원도청앞 시멘트 바닥에서 밥을 먹고, 잠을 주무시고 계신다. 날씨가 추워지는데 걱정이다.
시골에서 평생 농사지으며 자식키우던 순박한 어머니들이 골프장으로부터 마을을 지키겠다고, 불법인허가를 막아보시겠다고 공무원과 용역깡패와 싸우시고, 경찰에 맞써 강원도청 담벼락을 넘는 투사가 된 것이다.
주민들이 원하는 도지사는 특별하지 않다. 강원도청앞에 찾아간 주민들은 버스와 전경에 가로막혀 도청에 들어가지 못했다. 주민들은 2008년 광우병쇠고기 문제로 광화문에 명박산성을 쌓았던것과 다르지 않다며 최문순지사의 소통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는 도지사를 원한다. 2009년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안성시가 골프장 건설과정에서 허위공문서를 작성하고 입목축적조사 자료를 축소하였다는 것을 확인하고 허가를 취소했다. 2011년 6월 인천 도시관리계획위원회는 도시관리계획 폐지안을 의결하여 계양산 골프장 건설을 백지화하였다.
최문순 도지사는 도청앞에서 농성하는 주민들이 왜 그래야했는지, 무엇이 문제인지 성의있고, 책임있는 자세로 대화에 나서야 한다. 이번 골프장 관련 의제협의로 붉어진 소통문제가 최문순 도지사의 가장 큰 숙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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