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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에 세워진 8개의 댐(보) 중 5개의 보에서 물이 샙니다. 상주댐에서 물이 새는 것을 확인한 뒤 다른 댐들도 확인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물이 새고 있었던 것입니다! 어처구니가 없어도 이럴수가 있습니까! 나라를 잘 다스려 달라고 모은 세금을, 70%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서둘러 추진하더니, 완공을 바로 앞둔 시점에 70%가 부실이라니요!
물이 새는 댐은 상주댐, 구미댐, 강정고령댐(전 강정댐), 합천창녕댐(전 합천댐), 창녕함안댐(전 함안댐) 등 입니다. 그 뿐 아니라 구미댐은 용꼬리 구조물(날개벽)이 내려앉았고, 칠곡댐도 댐 앞의 구조물들이 쓸려나갔다고 합니다. 아직까지 문제가 알려지지 않은 낙단댐과 달성댐도 의심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그곳에서도 부실이 확인된다면 수조원을 들여 만든 댐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부실이 되는 것입니다!
처음 이를 발견한 것은 지난 10월 상주댐에서 입니다. 사실 그 때 발견했다기보다 그 때 현장에서 찍은 사진을 보니 물이 새고 있었던 것입니다. 시공사에서는 그 때부터 미리 알고있었던 것을 한달이나 지난 뒤 한국일보 취재에 의해 밝혀지게 됐습니다. 다른 댐들도 이미 물이 새고 있었지만 어느 한 곳도 국민들에게 알리지 않고 '땜빵'으로 덮는데 급급했습니다.
1. 상주댐
|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더 많은 곳에서 물이 새 나오고 있습니다. 단순히 '그럴 수 있다'고 넘겨서는 안될 심각한 문제로 보입니다.
| 댐 우안 둔치보호공입니다. 1/3 부분까지 물에 젖은 것처럼 보이는데요. 안쪽에서 지하수가 스며들고 있는 것입니다. 과도한 준설로 인해 강수위가 지하수위보다 낮아져 생긴 현상입니다.
| 물이 새는 틈 사이로 발포우레탄을 열심히 주입하고 있습니다. 이는 '땜빵' 수준으로 물은 계속 계속 흘러나옵니다.
2. 구미댐
| 구미댐 좌안 부분입니다. 고정댐 부분 하단부위에서 상주댐과 같은 식으로 물이 새어나오고 있습니다. 댐 안은 물이 비워져 있는 상태로 담수를 한다면 상부까지 물이 샐 가능성이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물이 흘렀던 흔적이 있습니다.
| 고정댐 측면에서도 물이 조금씩 스며나오고 있습니다.
3. 강정고령댐
| 강정고령댐입니다. 구미댐과 마찬가지로 하단부에서 물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이곳은 고정댐 부분 뿐만 아니라 기둥에서도 물이 새어 나오고 있습니다.
| 확대한 사진입니다. 물이 새어나오는 모습이 더욱 뚜렷합니다. 발포우레탄으로 '땜빵'한 흔적이 보입니다만, 물은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 발포우레탄으로 계속 '땜빵' 작업 중입니다. 사진=대구환경운동연합
| 한두 군데가 아닙니다.
4. 합천창녕댐
| 창녕합천댐 입니다. 이곳은 다른 댐들과 비교해 많지는 않지만, 똑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5. 창녕함안댐
| 창녕함안댐입니다. 하단부 좌우로 광범위하게 물이 새어나오고 있습니다. 다른 댐들과 마찬가지로 '땜빵'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사진=대구환경운동연합
| 위에서 본 모습입니다. 사진=대구환경운동연합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큰 문제가 아니라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이 현상들은 '물 비침 현상' 또는 '물 번짐 현상'으로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도 며칠 전 상주댐에서 진행했던 정밀안전진단을 모든 댐으로 확대해 진행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그리고 12월로 예정되어 있던 준공을 내년 4월 이전까지로 연기해버렸습니다. 겉으로는 태연한 척하며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처럼 행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속도전으로 밀어부치다가는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환경단체들의 지적에 '조기완공'이라며 둘러대던 정부, 결국 원래 완공보다 4~6개월 늦춰지게 된 것입니다. 그럼에도 오픈행사는 무려 100억원이라는 돈을 들여가며 마치 공사가 끝난 것처럼 꾸몄습니다. 이는 국민들을 우롱한 처사라고 밖에 보여지지 않습니다. 많은 국민들은 '이젠 끝났구나' 싶었을 것입니다.
심지어 이명박 대통령은 이토록 허술하게 진행한 사업을 두고 '옳은 일은 반대가 있어도 해야' 한다거나 '4대강으로 폭우 피해 없어, 국민 깨닫기 시작'했다라는 등 무책임한 말까지 쏟아내고 있습니다. 자신의 무책임한 사업 추진 때문에 국민들은 이제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 불안한 처지에 놓이게 되었고, 세계적으로 명성을 날리는 국내 유수의 건설사들은 본의 아니게 부실시공의 불명예를 떠안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21세기에 말입니다.
토목공학 전문가들은 정부에서 주장하는 '물 비침 현상'이라는 말은 그들이 만들어낸 신조어에 불과하며 '누수'가 정확한 표현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철근 콘크리트 보강 등 근본적인 원인 해결은 이제 불가능하므로 틈이 더 벌어질 것은 자명하다고 합니다. 한국시설안전공단에서 진행한 안전진단은 비파괴검사로써 내부의 구조적인 취약성까지는 파악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좀 더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3차원 구조 해석'을 통한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해야만 누수의 원인과 댐의 안전성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며칠 전 상주댐에서 물이 샌다는 기사를 쓸 때만해도 '다른 댐들도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똑같은 겨울철에 분할식 타설공법을 썼기 때문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거의 모든 댐에서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고, 붕괴 위험도 함께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어느 한 댐이 무너졌을 경우 연쇄적으로 더욱 더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뜻하며 긴급한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4대강 공사'는 전 국민의 머리 위에 언제 쏟아질 지 모르는 거대한 물탱크를 얹어놓은 꼴이 돼 버리고 말았습니다.
정부는 이 거대한 위험을 또다시 거짓으로 무마하려해선 안됩니다.
글 | 김성만 활동가(채색)
사진 | 황인철 팀장,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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