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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공기는 따뜻했다.
그것은 후에 겪은 사람들의 따뜻함을 예견하는 것이었을까? 새벽을 이어서 광주의 공기는 한층 더 훈훈했다. 캠페인 장소인 충장로 우체국에 도착하니 벌써 그곳은 지나가는 사람들과 상인들의 활기로 꽉 차 있었다.
캠페인 준비를 모두 마치고 나니, 지나가는 행인들은 역시나 철창의 곰을 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라는 모습들이다. 오늘도 철창안의 곰은 무서움과 불쌍함의 경계를 셀 수 없이 넘나드는 걸 보는 나는 그 모습이 너무나 익숙했다.
‘그 경계 사이는 니가 있어야 할 곳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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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분위기는 서울, 인천에서의 느낌과는 사뭇 달랐다. 인천 캠페인의 주인공이었던 곰들은 어느새 몰락의 길을 걸어 사람들은 그들을 있는 듯 없는 듯 지나쳐 갔다. 오히려 전에는 전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던 팜플렛의 산들이 무너져 흩어졌고, 환경부 장관에게 보내는 엽서가 쌓여져 갔다. 그것과 동시에 폴라로이드 사진서명은 여전히 필름을 다 쓰고 다시 갈아 끼우느라 바빴고, 그만큼 서명 란과 서명을 붙여두는 판도 정신없이 채워졌다. 무엇이 사람을 이토록 차이 나게 만드는 걸까?. 그래서 人生이라는 말이 나왔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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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또랑광대의 순서가 찾아오고, 악기들은 변함없이 그들만의 청아한 소리를 뽐냈고, 사람들은 그 소리에 한껏 빠져 들어갔다. 하늘의 여러 신들이 내려오고 저멀리 울려 퍼지는 아리랑과 포고문에 붙은 불은 순식간에 타올라 흩뿌려졌다. 광주의 활기와 또랑광대의 열기가 합쳐져 거리는 한층 더 붉어져갔다. 그 붉은 거리를 바탕으로 사유곰 캠페인은 점점 무대의 끝으로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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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살며시 타오르던 붉은 거리의 광주 자원활동가들은 참으로 활기찼다. 참여한 사람도 많았고, 그들의 열기도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끌여 당겼을까? 특히 젊은 층의 자원활동가가 많았는데, 너무나 밝은 그들의 표정을 보며 나 또한 힘과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이런 사람들이 한명 씩 한명 씩 늘어가기를, 두손 모아 소망한다. 캠페인은 그들에 의해 존재하며, 가꾸어 진다.
적은 숫자지만, 크나큰 의미가 담긴 2회에 걸친 지방 캠페인에선 조금씩 사육곰에 대한 문제를 알게 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사실이 참으로 감명 깊다. 이런 캠페인을 더 많이 진행하면 할수록 꿈은 조금씩 현실로 가면이 조금식 벗겨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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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그날은 올 것이다.
지렁이 기어가듯 느릿느릿 하지만 언젠가 그날은 올 것이다. 한번 더 서명을 하고, 한번 더 엽서를 보낸다면 반응은 올 것이다. 미약한 전류일지라도 모이면 천둥번개가 되어 내려 꽂힌다. 너와 내가 손을 잡고 살아간다면...
곰들은 조금씩 웃는다. 상처는 아문다. 철창은 휘어진다.
※ 글 : 녹색연합 자원활동가 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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