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에서 백두대간을 만나자

 활동이야기/백두대간       2004. 12. 8. 17:28  l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지도에 백두대간 표기를 위한 서명운동- 지도에서 백두대간을 만나자

[img:dagan_sign.jpg,align=,width=350,height=100,vspace=5,hspace=10,border=1]


백두대간, 너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길가의 작은 풀도 하나하나 들여다보고 제대로 된 이름을 알게 되면, 그때부터 작은 풀은 더 이상 잡초가 아니라 하나의 의미를 가진 생명으로 다가옵니다.

[img:sankungdo.jpg,align=left,width=211,height=350,vspace=5,hspace=10,border=1]우리 사는 이 땅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땅은 백두산에서 비롯되어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큰 산줄기를 중심으로 생명을 보듬는 물줄기가 흐르고 있습니다. 옛부터 백두대간은 산줄기, 물줄기의 모양과 방향을 기초로 구분한 우리 고유의 지리인식체계로, 오랫동안 사용해온 개념입니다. 나무의 뿌리와 가지, 줄기가 하나이듯 백두대간은 1400km를 한번도 잘리지 않고 국토의 등뼈를 이루며, 14개의 큰 산줄기와 수많은 작은 산줄기로 나뉩니다. 이 산줄기를 따라 한반도의 숲과 동물과 사람들은 살고 있습니다. 사람은 그곳에 살다가 어디론가 떠나기도 하지만 땅은 계속 그 자리에 있습니다. 계속해서 그 자리를 지키는 땅은 공간적 실체입니다. 그리고 공간적 실체인  땅의 이름은 그 땅이 가진 정체성의 상징입니다.

1000년 전부터 불려온 백두대간은 생명을 보듬고 우리 땅을 아우르는 정체성의 결정체였습니다. 그러나 일제시대를 지나면서 그 의미는 사라지고 땅을 자원으로만 인식하는 산맥체계가 들어섰습니다. 백두대간으로 부를 때 땅은 하나의 생명체로 흙은 살로, 물은 피로, 풀 · 나무는 털로 인식되었습니다. 태백산맥으로 불리면서 땅은 생명을 잃고 이용을 위한 자원으로만 인식되었습니다.


이렇듯 산맥으로 불리며 잊혀졌던 백두대간은 1980년대를 지나면서 많은 산악인들과 지리학자의 노력으로 되살아나 이제는 우리 산줄기의 일반용어로 자리 잡았습니다. 더불어 백두대간을 지키기 위한 백두대간보호에관한법률이 1년 전인 2003년 12월에 제정 · 공포되었습니다. 법률을 살펴보면 ‘백두대간’이라 함은 백두산에서 시작하여 금강산 · 설악산 · 태백산 · 소백산을 거쳐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큰 산줄기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공간적 실체인 백두대간이 법률에서도 살아난 것입니다.

1000년을 넘게 사용해 오고 법률에서도 의미가 명확하게 규정된 백두대간을 우리는 현행지도에서는 여전히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자원으로 인식되며 지리부도와 온갖 지도에서 태백산맥으로 불리던 백두대간에게 이제는 제 이름을 불러줄 때입니다.
백두대간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을 시작으로, 13정맥과 주요 산의 본래 이름을 되찾는 일은 우리 땅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생명체로 여겨 함께 살아가기 위한 첫 걸음입니다.

지도상에 백두대간 이름을 표기하기 위한 청원활동을 통해 백두대간 이름을 되찾는 일!
이 글을 읽은 당신이 할 수 있습니다.
아래 버튼을 누르면 지도에서 백두대간을 만날 수 있습니다.
백두대간 이름 되찾기,
이 서명을 녹색연합에서 모아 국토지리정보원에 청원서를 제출하겠습니다.  
모아진 서명은 백두대간을 많은 이들에게 알려 시민들이 백두대간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으며 청원서는 지도에서 백두대간을 표기하여 만날 수 있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게 백두대간의 올바른 뜻과 서명운동을 알려주세요.


끝으로 얼마 전에 돌아가신 김춘수 님의 시를 덧붙입니다.
백두대간 이름이 살아나서, 백두대간이 우리 삶터 깊숙한 곳까지 들어오는 그날을 기다립니다.

꽃(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이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