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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가 발달한 요즘에는 ‘길’이라고 하면 반듯 반듯하게 닦여져 있는 길만을 상상한다. 일반적으로 구불구불하고 자연스럽다고 생각되는 등산로도 직선화되고 방부목이나 철계단 등으로 포장이 되는 현실이다. 그러면 옛날에도 이런길을 다녔을까? 당연히 아니다. 옛 사람들은 자연속에서 자연스럽게 난 길에 조심스레 주변의 돌을 쌓아 편히 다닐 수 있게 만들었지 시멘트를 갖다 붇거나, 시커먼 아스팔트를 깔지 않았다. 대부분 걸었고, 소수의 사람들이 나귀나 말을 타고 다녔다. 그 길들은 산의 모양을 그대로 타고나 구불구불 이어지던 길이다.
그런 옛사람들의 ‘걷기’를 본받겠다는 것인지 최근들어 대안적 걷기운동이 많이 전개되고 있다. 유명한 ‘제주올레’나 ‘지리산길’ 등 크고 작은 걷기 운동들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고, 그것과 발맞추어 환경부와 산림청에서도 새로운 ‘도보탐방로’와 관련해 여러 가지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환경부에서는 ‘문화생태탐방로’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고, 산림청에서는 국유림지역 내의 옛길이나 아름다운 길을 발굴하여 길을 조성하려고 한다. 당연히 여러 시민단체들도 이렇게 좋은 운동에 동참할 수 밖에 없다.
[imgright|20090325_04.jpg|280| |0|2]걷는 것은 인간이 두발로 일어선 이후로 가장 많이 해온 행동이다. 어딘가 이동할 때면 거의 항상 두발을 이용해 이동해야 한다. 수천년간, 수만년간 또는 그 이상 우리는 걸어다니며 살아왔다. 일을 할 때나, 이웃집에 놀러갈 때나, 시장에 갈 때나, 서울에 과거시험을 보러갈 때나 거의 언제나 걸어야 했다. 상황에 따라 발의 앞 축으로 뛸 때도 있겠지만 큰 의미에서는 ‘걷다’에 속할 것이다. 걷지 않고서는 어딘가로 이동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말이나 나귀를 이용해 가는 경우도 있었겠지만 그것은 극소수 사람들의 선택이었다. 11호차를 이용하는 것은 인간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 아니겠는가.(11호차 -> 두다리)
익숙해진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자. 우리 인간은 수만년간 걸어다녔기에 걷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각각의 생명체는 이용용도에 따라 발의 모양이 달라진다. 그 중 인간은 걸어다니는데 적절히 진화해 왔다는 것이다. 걷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 발을 지금 우리는 어떻게 쓰고 있는가?! 어딘가에 갈 때는 언제나 차를 탄다. 엉덩이를 의자에 대고 기다릴 뿐이다. 길지 않은 시간동안 기다리면 목적지에 도착한다. 앉아 있는 것에 익숙해질 터이니 이대로 몇천년을 지낸다면 우리의 엉덩이의 모양은 지금과 같지 않을 것이고 발 모양도 같지 않을 것이다. 과연 우리가 그런식으로 진화?를 해야할 것인가.
[imgleft|20090325_03.jpg|200| |0|2]발 바닥은 우리 몸의 온갖 기관과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발 마사지를 통해 내장기관의 병을 어느정도 낫게 할 수도 있단다. 또한 몸의 어딘가가 좋지 않을 때는 맨발로 자갈길을 걸으면 낫기도 한다고. 항상 걸어다닐 때는 그런 병이 거의 오지 않았으니 걸음을 적게 걷기 시작하면서 온 듯 하다. 걸으면 낫는 병이 항상 걸을 때 걸리겠느냐 하는 것이다.
어디를 걸을까? 걷기가 아무리 좋다하더라도 매연 가득한 도심의 거리를 걷기에는 좀 거북하다. 그러면 산으로 올라갈까? 아니다. 산은 수많은 사람들의 방문으로 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야생의 동식물들은 많은 사람들 때문에 인상을 찌푸린다. 더 이상의 사람은 그들에게 독이다. 인간은 숲 속에서 행복하고, 치유가 된다. 그러면 숲으로 가긴 가야하는데 올라가지 말라고?
그렇다. 이제는 동식물 등 수많은 생명체가 살고 있는 그들의 ‘안방’이 아니라 ‘건넛방’에서 느껴보자는 것이다. 그들의 둘레에서 조용히 걷고, 자연을 배우고 돌아가는 가자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인간은 자연을 배워 이 삭막한 콘크리트 현실에서 조금이나마 숨통을 돌릴 수 있을 것이고, 동식물들도 전보다는 나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대표적으로 만들어진 길은 ‘지리산길’로써 20여km가 개통되었다. 그리고 올해중으로 더 긴 구간이 개통될 예정이다. 서울지역에는 서울 성곽길이 있다. 4대문, 4소문을 연하여 세워진 성곽을 따라 길이 나 있다. 도심의 다양한 모습을 관찰할 수 있어서 주말에 나들이 가기에 좋다. 녹색연합에서 만든 친절한 ‘안내서’도 곧 배포될 예정이다. 아직은 시작단계라서 구체적으로 소개시켜드릴 수는 없다. 그러나 여러분 스스로 찾아볼 수는 있다. 집 주변의 숲을 천천히 걸어본다던지, 고향의 논둑길을 따라 걸어본다던지... 차를 놔두고 버스를 타고 무작정 떠나 도착한 시골에서 무작정 걸어본다던지... 걷는 것은 누구의 제한도 받지 않는다. 길이 난 곳이면 어디든 걸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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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어디를 걸어볼까?
글 : 김성만 활동가 (녹색연합 자연생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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