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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자연공원법 개정 입법예고가 끝났습니다. 개정안은 국립공원 용도지구 개편과 로프웨이(케이블카) 설치기준 완화 등이 주 내용입니다. 예고기간동안 개정해선 안된다고 여러시민들의 서명도 받아 제출하고 여러 전문가들도 개정반대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환경부는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몇일전 자연공원법 개정과 관련하여 시민단체 주최 전문가 공청회를 했지만 환경부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더 많은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하기 위해 북한산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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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연합,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우이령 포럼, 생태보전시민모임, 일반시민 등 여러 분들이 참가했습니다. 북한산의 봉우리들 중 총 9개의 봉우리에 나누어 올랐습니다.
저는 원효봉으로 향했습니다. 북한산은 몇 년전에 한번 가본 뒤로 매우 오랜만에 올랐는데요. 역시나 서울의 허파답게 숲이 깊고, 경관이 뛰어나더군요. 정말 멋진 곳이었습니다. 구파발 쪽에서 올라갔습니다. 역광에 비친 백운대며 노적봉이며 하는 봉우리들이 어찌나 거대하게 느껴지는지요. 아침 이른시간이었지만 많은 산행객들로 붐볐습니다. 그러나 백운대 쪽으로 바로 가는 분들이 많았고, 원효봉쪽으로 오르는 분들은 많이 없더군요.
9시경에 원효봉에 도착했습니다. 생각보다 많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북한산의 주요 봉우리들이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염초봉, 백운대, 만경대, 노적봉 등... 아름다웠습니다. 항상 반대편에서만 바라보다가 이편에서 바라보니...
피켓?을 들고 있었습니다. 정상에 오른 사람분들 대부분 눈길을 주시다가는 어느새 ‘아니, 북한산에 케이블카가 들어선다고? 미친놈들’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에 대해 저는 ‘우이동에서 영봉까지 계획되어 있습니다. 또, 지리산과 설악산에서도 추진하고 있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수백의 사람들 중 단 두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극구 반대였습니다. 케이블카를 놓으면 경험상.. 굳이 따로 분석해보지 않더라도 망가지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땀흘리며 자연을 느끼면서 올라야 할 산에 케이블카를 타고 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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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시위를 하면서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과연 국립공원이 관광지일까 하는 생각입니다. 아니, 이 생각은 예전부터 가지고 있었습니다. 솔직히 저 역시 국립공원을 유명한 관광지로 생각했던게 사실입니다. 산좋고 물좋은 관광지로 말이죠. 대표적인 예로 설악산 외설악지역의 집단시설지구가 그것이지요. 한국의 많은 분들이 그곳에 ‘관광’을 다녀오셨을 겁니다. 흔들바위나 울산바위, 비선대와 권금성 등 힘들이지 않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절경지가 많이 있습니다. 그런 것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대부분 그곳은 관광지라는 의식을 가지고 있을겁니다. 저도 십수년 전 고등학교 수학여행으로도 다녀왔고 아직도 많은 수학여행객들이 찾고 있습니다.(그 이후에도 몇차례나 ‘관광’을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국립공원은 관광지가 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공원’은 국어사전에 정의하기를 ‘사회의 모든 사람이 들어가 쉬거나 거닐거나 놀 수 있도록 시설을 갖추고, 풀밭, 나무, 꽃 따위를 가꾸어 놓은 도시 속의 넓은 장소’라고 했습니다. 용어로만 보아서는 당연히 관광지이며 유원지여야 하지만 이것은 서양의 park의 개념을 잘못가지고 온 것이라 생각됩니다. park는 영어 사전에 유원지의 뜻을 가지기도 했지만, 자연 보존지역의 의미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당연히 우리의 국립공원은 후자의 뜻을 빌려와 지정을 했습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는 국립공원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내리고 있습니다.
“국립공원은 비교적 넓은 면적이어야 하며, 이 구역은 인가의 개발과 점용에 의해 물리적으로 변화되지 않은 수개(1~7개)의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어야 하고, 이 지역의 동식물과 지형학적 위치 및 서식지가 특별한 과학적, 교육적, 여가선용적 가치를 지니고 수려한 자연풍경을 구비해야 한다. 국가의 최고 관계당국이 전 지역에서 가능한 한 빨리 개발이나 점용을 방지하거나 제거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어야 하고, 지정당시의 생태적, 지형학적 또는 미학적 특성유지를 위한 조치를 효과적으로 시행할 수 있어야 한다. 영감적, 교육적, 문화적 그리고 여가선용을 위한 특별한 조건하에서만 탐방이 허용되어야 한다.” |
라구요.
현지의 주민들은 엄청난 피해를 호소합니다. 자신이 가진 집은 물론이고 땅에다 건물을 제대로 짓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농사도 할 수 없습니다. 자연생태계가 어찌 되었든간에 지금 살 길이 문제입니다. 또한, 예전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와서 관광수입으로 살아갈 수 있었지만 이제는 관광객들도 줄어들었습니다. 그 분들에게는 어떤 방식으로든 대책이 마련이 되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imgleft|20090527_03.jpg|350| |0|0]그런데 그 방법으로 국립공원의 유원지화를 선택하는 것은 매우 잘못되었습니다. 대청봉으로 케이블카를 올리고 그 아래에는 다양한 유락시설을 짓는 것은 참으로 안되는 일이지요. 앞서 말씀드렸듯 이곳은 지켜야 하는 곳이니까요. 사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 심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탐방객 수를 더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케이블카를 설치해 생태계 보전의 핵심지역인 정상․능선 부위까지 수만의 사람들을 퍼 나르겠다는 것은 안되죠.
많은 사람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사람의 개발의지로 녹지는 사라지고 생태계는 무너지고 있습니다. 비단 우리나라의 문제뿐만 아니라 전세계적 문제입니다. 당장의 삶도 문제지만 미래의 모습이 걱정입니다. 우리는 그나마 살 수 있을 정도의 자연환경이 유지되고 있지만 우리 아이들이 성장했을 때도 이런 환경이 유지될까 하는 것이죠. 과연 우리의 아이들이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것들요. 이것들은 인간 이외의 동식물들도 함께 잘 살아갈 때만이 다 해결될 것이라 믿습니다.
글 : 김성만 (녹색연합 자연생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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