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먼 자들의 4대강

 활동이야기/4대강현장       2011. 10. 5. 19:06  l   Posted by 비회원




 얼마 전, 4대강 사업 찬동인사 1차 발표가 있었다. 올해 초부터  시민들과 전문가들이 함께 준비한 것이다. 1차 정치인에 이어 행정관료, 기업인, 학자 등을 대상으로 한 추가 명단발표가 예정되어 있다. 국책사업이 실패하더라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은 것이 이 나라의 역사였다. 시간이 지나 기억이 흐려지면, 스스로의 주장과 논리를 바꾸어 책임을 회피했었다. 역사적으로 친일파의 행태가 그러했다. 그래서 “기억”은 중요하다. 일종의 사회적 “성찰”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표한 4대강 사업 찬동인사 명단을 훑어보면, 낯익은 이름들이 수두룩하다. 이명박, 김문수, 오세훈, 강만수, 윤증현, 유인촌 등등..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요직의 장차관, 여당의 주요 정치인들이 총 망라되어있다. 몇몇 인사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4대강 사업이 되면 도산 안창호 선생의 강산개조의 꿈이 이뤄지는 것이고, 그러한 도산 안창호 선생의 꿈에 도전하는 긍지를 가지고 해야 한다."
“낙동강 둔치를 활용한 수상레저스포츠, 승마, 골프 등 다양한 사업을 과감하게 추진하라. 수상 비행장이 건립돼 여의도를 수상 비행기로 왔다갔다 할 날을 기다리겠다.” (이명박 대통령)

-"지금이 작은 어항이라면 4대강 사업이 완료되면 우리 강들은 큰 어항이 된다" "어항이 커야 물고기들이 깨끗한 물에서 자랄 수 있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

-"야당에서는 죽지도 않은 4대강을 왜 살리느냐고 하는데 나는 감히 죽었다고 말하겠다."
[4대강사업 현장에서 노동자가 20명이나 사망한 것과 관련해] "사고다운 사고는 몇 건 없고 대부분 본인 실수에 의한 교통사고나 익사사고 등이다." (정종환 전 국토해양부 장관)

- “유기농은 생산물이 농약에 오염되지 않았다는 뜻이지, 수질이 오염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퇴비는 가축 분뇨와 식물 잔재가 섞여 하천과 호수의 부영양화를 촉진한다.” (김문수 경기도지사)


 이런 정치인들을 보면 늘 궁금했던 점이 있었다. 이들은 거짓인줄 알면서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일까, 아니면 스스로 옳다는 신념이 있는 것일까(사기꾼? 확신범?) 흥미로웠던 것은 이만의 전 환경부장관이 국정감사 때 했다는 답변이다.

-"나중에 4대강 정비 사업이 잘못되면 제가 책임을 지겠습니다", “역사적 소명의식의 바탕 위에서 '4대강 사업을 반드시 해야겠다'는 신념으로 말씀을 드리는 것" "'그래도 지구는 돈다'는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말을 저는 가슴에 담습니다." (이만의 전 환경부장관)

“역사적 소명의식”과 “갈릴레오”까지 언급할 정도면 자기확신에 차 있다고 인정해줘야 하나? 불교의 가르침에 따르자면, 알고 저지르는 죄보다 모르고 짓는 죄가 더 중하다고 한다. 왜냐하면 자신의 잘못이 무언지 아는 자는 개선의 여지가 있으나, 그조차도 모른다면 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무명(無明), 진실 앞에 눈이 먼 것.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4대강사업을 추진한 가장 큰 원동력일지 모르겠다.

 요즘 티브이와 영화관에서 4대강 사업광고가 상영되고 있다. 10월22일, 소위 4대강 ‘그랜드 오픈’을 앞두고 정부는 엄청난 홍보를 쏟아내고 있다. 이미 보의 수문은 거의 닫혔고, 강은 점점 호수로 변해가고 있다. 무지한 이들은 한 달 뒤 거대한 인공구조물과 강변의 캠핑장을 보며 환호할 것이다. 이들이 모르는 진실이 있다. ‘그랜드 오픈(Grand Open)’ 뒤에 ‘그랜드 데스(Grand Death)’, 4대강의 죽음이 있다는 것이다.  철새와 물고기, 농민들이 떠나버린 수로만이 남는다...  

"그랜드 오픈"은 진실에 눈 먼 그들만의 잔치가 될 것이다.
진실에 눈 뜬 시민들의 힘이 언젠가 닫힌 수문을 열고 다시 강을 흐르게 할 것이다.

그래도 지구가 돌 듯이, 그래도 진실은 밝혀지기 때문이다..

글: 황인철(녹색연합 4대강현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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