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숙히는 모르지만, 골프장 피해 주민들의 마음의 일부를 표현한다면 이런 장면도 있지 않을까요?

 

어느새 강원도청 앞, 강릉시청 앞 노숙이 365일을 꼭꼭채워, 곧 400일이 되어가고,

그사이 홍천군청 앞 노숙장이 새로생겨 벌써 100일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항상 생명버스는 골프장 피해 마을로 떠났었는데요,

생명버스에 동참해주시는 여러분을 만나러, 민주통합당에 의중을 물으러

강원도에서 서울로 새벽부터 출발했습니다.

 

민주통합당 앞 바닥에 앉았습니다. 경찰 청년들이 더 많은지, 할머니 할아버지가 더 많은지는 모르겠습니다.

 

새벽부터 일어나 점심밥을 챙기고, 버스에 올라타니 7시입니다.

11시까지 민주통합당 앞에 가야하는데 막히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주섬주섬 차에서 내리니, 노오란 형광색 옷을 입은 경찰 청년들이 어디선가 몰려나오며 맞이해줍니다.

이건 반겨서 맞아 주는 건지, 막아 주는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젊은이들이 안보입니다. 투쟁하는 모든 분이 우리 어머니이고 아버지이고, 할머니이고, 할아버지입니다.

 

바닥에 뭘깔아주긴 했는데 찬기운이 올라와서 엉뎅이가 시리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온다던 비는 안와서 좋기는 한데,

오자마자 경찰이 앞을 막고 있으니 마음에도 찬기운이 올라옵니다.

설마하니 민주통합당이 문을 막을 줄은 몰랐습니다.

 

함께살자 농성촌에서도 집회에 함께 해주셨습니다. 쌍용자동차지부 김득중 수석부지부장님이 연대발언을 해주셨어요.

 

대한문에 우리 마냥 노숙을 하고 있다고 하던데, 거기서 온 사람이 힘내라고 이런 말을 했습니다.

힘은 나긴 하는데 이게 언제 끝날까 싶기도 하고...

노숙한지 1년이나 됐는데 해결 될 기미는 안보이고

진척되는 것도 없고.

최문순 도지사는 일도 못하는것 같은데 민주통합당에서는 잘 하고 있다며 그런 소리나 해대고...

 

마음이 답답합니다.

 

대선승리 결의대회만큼 야속한 말이 있을까요. 문 앞에서 목터져라 외쳐도 나오지도 않는 사람들입니다.

강원도를 상징하는 감자입니다. 골프 공화국이 되어버리는 강원도. 감자가 부서지는게 아니라 주민들 마음이 부서집니다.

 

감자 삶아오래서 삶아왔더니,

앞에 내려놓고 막 짓밟았습니다.

감자가 아까운게 아니라 이렇게까지 해도 아무도 안나오는게 야속하고,

내가 왜 서울까지 올라와서 이래야하나 싶기도하고.

 

감자가 부서지는게 아닙니다.

지금 내 마음이 부서지고 있는겁니다.

 

어떤 말을 더 해야할까요?

 

목이 터져라 외쳐봐도 아무도 들어주는 이 없고,

새로운 소통을 하겠다는데 말도 안들어주고 그쪽에서 반응도 없고...

추운날 고생하는 우리도 우리지만,

애먼 경찰 청년들만 앞에서 고달프니 이것도 마음이 아픕니다.

 

이학영 공동선대위원장이 나와서,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야기를 해주고 있습니다.

 

당사 앞에서 밥 먹고나니 민주통합당에서 사람이 나왔습니다.

이것저것 얘기하긴 하지만 항상 '노력하겠습니다'만 붙습니다.

노력하겠다던, 취소 하겠다던 도지사가 취임한지 1년이 지났지만,

노력도 없고 취소도 없습니다.

 

이래저래 민주통합당 앞에서 집회를 한 후,

덕수궁 대한문으로 이동했습니다.

 

나는 초록에 투표합니다와 함께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대한문에 오니 그 농성장이 있더라구요.

강원도에 있는 농성장 생각도나고, 이 추운 겨울을 어찌날까 걱정도되고...

활동가들하고 함께 골프장 피켓을 들고, 유인물을 들고 광화문도 가보고 청계천도 가보고, 대한문도 돌면서

골프장 문제를 알렸습니다.

 

 

캠페인 마치고 대한문으로 오니, 곱게 차려입은 처자들이 신명나게 공연을 해주더군요.

간만에 박수치고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수백번 촛불을 들었던 것 같습니다.

 

겨울이라 땅거미가 빨리지고,

슬슬 추워졌는데 그나마 촛불이라도 들고있으니 따뜻하고 밝았습니다.

지나가던 사람들도 흘끗흘끗보면서 가니까 그래도 골프장 문제 알렸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2차 생명버스에서도 만났던 인디언수니님의 전율있던 공연!

 

예전에 홍천군청 앞에서 좋은 노래 많이 불러줬던 인디언수니님이 와서 공연을 했습니다.

'조율'이라는 노래를 불렀는데, 가사처럼 되는건 왜 그리 어려운지 모르겠습니다.

날씨가 춥긴하지만, 그래도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단식을 40일 가까이 했다고 합니다.

세상에는 머리로도, 마음으로도 이해가 안되는 일 투성이 입니다.

김정우 지부장은 2일 뒤 결국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갔다고 합니다.

골프장도 답답하지만 비정규직 문제, 해고 문제, 강정문제, 용산문제...

너무나 문제들이 많습니다.

 

근데 해결을 안하는 건지, 못하는 건지 알 수 없습니다.

아무래도 안하고 있는게 맞는 것 같아 속상합니다.

 

냇물아 흘러흘러~ 어수룩한 저녁에 듣기 좋은 홍순관님의 공연!

 

마지막엔, 고향의 봄을 불렀습니다.

촛불 집회 할 때마다 항상 부르던 그 노래. 벌써 몇백번을 불렀는지 모를 그 노래.

정말 나의 살던 고향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그 좋은 고향을 뒤로하고 이렇게 찬 바닥에 있는 내 모습이 서럽습니다.

골프장, 더이상 건설되어서는 안됩니다.

 

이 겨울이 지나면, 강원도에 봄이 올까요?

 

추운날, 고생하신 주민분들, 탄원서에 서명해주신 51명의 시민분들 고맙습니다.

 

조율

 

알고 있지 꽃들은
따뜻한 오월이면 꽃을 피워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 철새들은
가을하늘 때가 되면 날아 가야 한다는 것을

 

문제 무엇이 문제인가
가는 곳 모르면서 그저 달리고만 있었던 거야
지고 지순했던 우리네 마음이
언제부터 진실을 외면해 왔었는지

 

잠자는 하늘님이여 이제 그만 일어나요
그 옛날 하늘빛 처럼 조율 한번 해 주세요

 

정다웠던 시냇물이 검게 검게 바다로 가고
드높았던 파란하늘
뿌옇게 뿌옇게 보이질 않으니
마지막 가꾸었던 우리의 사랑도
그렇게 끝이 나는건 아닌지

 

잠자는 하늘님이여 이제 그만 일어나요
그 옛날 하늘빛처럼 조율 한번 해 주세요

 

잠자는 하늘님이여 이제 그만 일어나요
그 옛날 하늘빛 처럼 조율 한번 해 주세요

 

미움이 사랑으로 분노는 용서로
고립은 위로로 충동이 인내로
모두 함께 손 잡는다면
서성대는 외로운 그림자들
편안한 마음 서로 나눌 수 있을텐데

 

잠자는 하늘님이여 이제 그만 일어나요
그 옛날 하늘빛처럼 조율 한번 해 주세요

 

잠자는 하늘님이여 이제 그만 일어나요
그 옛날 하늘빛처럼 조율 한번 해 주세요

 

우....내가 믿고 있는 건
이땅과 하늘과 어린 아이들
내일 그들이 열린 가슴으로
사랑의 의미를 실천할 수 있도록
잠자는 하늘님이여 이제 그만 일어나요

 

잠자는 하늘님이여 이제 그만 일어나요
그 옛날 하늘빛처럼 조율 한번 해 주세요

 

잠자는 하늘님이여 이제 그만 일어나요
그 옛날 하늘빛처럼 조율 한번 해 주세요

 

 

 

글 : 평화행동국 이자희

사진 : 회원관계팀 이용희

0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김정은 2012.11.21 23: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로 보는 저도 이렇게 마음이 아픈데,,
    여기오신 분들 이날 얼마나 맘이 까맣게 타들어가셨을까요..
    ,,작지만 모금에 함께합니다..

  2. 채색 2012.11.22 08: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권이 바뀌면 좀 나아질까 싶지만, 문 후보의 행태를 보면 그것도 아닌 듯 하네요.. ㅠㅠ 마냥 안타까움만.. ㅠㅠ

  3. 배반의 봄 2012.12.01 09: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민주당이 최문순 도지사를 출당시킬 의사나 자신이 없거든 차라리 이학영 의원님이 민주당 나와버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