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가들이 전쟁에 반대했던 10가지 이유, 그로부터 5개월 뒤

 활동이야기/환경일반       2003. 10. 9. 09:52  l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9월 23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UN총회 기조연설에서 이라크 치안확보와 재건을 위한 국제사회의 부담을 촉구하고,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를 위한 새로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채택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에 자치권을 이양하는 것에 반대하고, [img:peace2003031902.jpg,align=left,width=220,height=300,vspace=5,hspace=10,border=1]다국적군은 미군의 지휘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일방적인 태도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그런 미국에 대해 냉소적입니다. UN의 결정을 무시하고 이라크를 선제 공격한 미국이 치안 공백을 이유로 다른 나라에게 군대파견을 요청하는 것이 설득력을 가질 리가 없습니다. 이라크 전쟁 당시 폭발적이었던 미국 국민들의 부시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추락하고 있습니다. 전쟁의 참상과 혼돈의 이라크를 지켜보면서 미국인들도 전쟁이 이라크에 가져다 준 것은 ‘해방’과 ‘자유’가 아닌 ‘혼란’과 ‘고통’이었음을 깨닫고 있습니다.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벌인 가상 대결에서 민주당 후보가 부시대통령을 앞지르는 것은 ‘이라크 전쟁’에 대한 미국 국민들의 평가입니다.  

전쟁이 일어나기 전 환경운동가들은 ‘전쟁에 반대하는 환경운동가들’이라는 반전사이트(www.envirosagainstwar.org)에서 왜 환경운동가들이 전쟁에 반대할 수밖에 없는가에 대해 이야기하였습니다. 녹색연합은 종전 5개월이 지난 지금 ‘환경운동가들이 전쟁에 반대하는 10가지’ 이유에 대한 결과를 짚어보았습니다. 그 이유들은 끔찍하게도 모두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는 그 결과를 통해 이라크에 군대를 절대로 파병하면 안 되는 이유 또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전쟁도 반전운동도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전쟁이 가져다 준 ‘아픔’과 ‘참상’이 치유되지 않는 한 ‘평화’를 갈구하는 세계인의 목소리는 계속될 것입니다.



환경운동가들이 이라크전쟁에 반대하는 10가지 이유와 그 결과

1. 이라크에 대한 공격은 거의 50만 명에 이르는 사망자를 낳을 것이며, 이 가운데 대부분은 무고한 시민일 것이다.
<결과> 민간이 6천명이 숨졌고 2만 명이 부상당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이 5월1일, 작전 종식을 선언할 때까지 미군은 105명, 이라크 군은 2320명이 사망했습니다. 군인을 비롯 안타까운  시민들의 희생이 컸습니다.

2. 전쟁은 인간의 주거지와 자연 서식지를 파괴한다. 전쟁은 야생동식물을 멸종으로 몰아가고 물과 공기, 토양을 오염시킨다. 이러한 피해는 몇 세대에 걸쳐 지속될 것이다.
결과> 전쟁이 가져다 준 것은 사회기간시설의 파괴입니다. 발전시설이 폭격 당하고 석유 생산이 끊기면서 전기가 들어오지 않습니다. 파괴된 상하수도 시설로 정수 되지 않은 물이 강물로 흘러 들어가며 하류에서는 그 물을 다시 받아 마셔야 합니다. 더러운 물과 나빠진 위생으로 전염병이 창궐해도 제대로 약이 공급되지 않습니다. 이번 전쟁으로 석유와 화학물질, 방사능에 의한 오염이 이라크 전역에 걸쳐 심각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유엔환경계획(UNEP)에서 조사중에 있지만 그 피해는 광범위하며 몇 세대에 걸쳐 지속될 것입니다.

3. 미국의 열압력폭탄, 전자기폭탄, 열화우라늄탄 등은 무차별적인 대량살상무기다.
[img:middleiraq.jpg,align=left,width=170,height=253,vspace=5,hspace=10,border=1]<<결과> 미?영 연합군은 이번 전쟁에서 1991년 걸프전 때의 375톤보다 훨씬 많은 1100-2200톤의 열화우라늄탄을 인구밀집지역에 사용했습니다. 미국의 ‘시애틀 포스트인텔리전서’지는 2003년 8월 4일, 바그다드 인근의 부서진 탱크에서 통상 수준의 1,500배나 되는 방사능이 검출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 부서진 탱크 위에서 이라크 아이들이 놀고 있습니다. 이라크 주둔 미군 병사들이 최근 폐렴 증세로 갑자기 목숨을 잃는 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 7월 건강했던 20대 병사 2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심하게 앓았으며, 8월에는 병사 3명이 잠자던 중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그리고 30대 부사관은 폐에 액체가 가득 찬 채 숨졌습니다. 열화우라늄 입자를 들이마시면 급성 호흡기 질환, 콩팥 질환을 일으켜 폐수종 증세를 보일 수 있으며, 세계보건기구는 고농도의 우라늄에 잠깐 노출돼도 치명적인 급성 호흡기 장애가 발생한다고 보고한 바 있습니다. 91년 걸프전 이후 교전지였던 바스라에선 폐암 발생률이 5배 높아졌고, 참전 미군 69만 여명 가운데 30% 정도가 폐?콩팥 장애와 신경?근육 장애 등에 시달리는 ‘걸프전 증후군’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서희부대와 의료지원단 제마부대원 675명이 활동중인 이라크 남부 나시리야 일대도 미국이 열화우라늄탄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은 지역입니다. 지난 9월 23일, 미국 국방부 리처드 롤리스 부차관부는 한국이 이라크에 5천명의 병력을 10월 중순까지 파견해 줄 것을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우리 군인들의 ‘생명’과 ‘건강’을 누가 책임집니까? 국제사회의 신뢰와 믿음을 져버린 미국의 실패한 이라크 전쟁에 우리의 소중한 목숨을 바칠 수는 없습니다.  
[img:gulfwar_006.gif,align=,width=550,height=412,vspace=5,hspace=10,border=1]

4. 불발탄과 독성화학물질로 토양을 오염시킨다.
<결과> 바그다드를 중심으로 대규모 폭격을 동반한 전투가 계속되면서, 유정과 송유관들이 파괴되었습니다. 흘러나온 석유가 국토의 중심부를 흐르는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강 유역으로 흘러들어 인근 생태계는 전반적으로 교란됩니다. 그 피해는 이 두 강에 의존하는 농업기반이 무너뜨리고, 강을 타고 페르시아만으로 흘러든 석유는 바다 생태계마저 파괴하고 있습니다. 중금속과 독성화학물질로 심각하게 오염된 땅에서 일군 농산물을 이라크인들이 그대로 먹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이미 많은 나라에서 이라크 농산물은 수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5. 석유를 얻기 위해 싸우는 것은 자멸을 초래할 것이다. 화석연료에 기반한 경제는 대기를 오염시키고 우리의 허파를 손상시키며 지구적인 기후변화를 초래한다.
<결과> 미국의 이라크 전쟁은 명백한 ‘석유’를 위한 전쟁이었습니다. 9월 21일, 미국의 통제를 받는 이라크 과도정부는 석유부문을 제외한 대부분의 산업을 외국인에게 개방하는 파격적인 경제개혁안을 발표했습니다. 취약한 이라크의 경제를 자유경쟁시장에 맡긴 것도 문제이지만 ‘석유’만큼은 손에 쥐고 있겠다는 것이 미국의 의도입니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기후변화협약’이행도 거부하고 있는 부시정부의 ‘석유’에 대한 탐욕은 전 세계를 재앙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이번 전쟁에서 6만-8만 번에 달했던 전투비행 연료탱크에 할로겐화된 화력억제제가 첨가됐으며 이는 성층권의 오존층을 대규모로 감소시켰습니다. 이번 전쟁에서 전투 비행은 6만~8만 번에 달하며 이로 인해 약 2천t의 할로겐이 방출되었습니다. 이라크 전쟁에서 스텔스 폭격기로 방출된 프레온가스 양은 전 세계가 3개월 동안 내뿜는 양과 맞먹었습니다.  

6. 선제공격은 침략성의 표출이다. 선제공격은 국제법과 세계 평화에 대한 꿈이 현실화돼 만들어진 유엔헌장, 여러 국제조약에서 지키기로 약속한 환경협약에 대한 공격이다.
<결과> 결국 테러를 방지한다는 명분 하에 ‘선제공격’이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테러’를 일으킬 만한 ‘대량학살무기’와 ‘치명적인 화학무기’의 흔적을 전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미국의 ‘선제공격’의 세상의 이성을 마비시켰고, 결국 안타까운 생명의 희생만 불러왔습니다.

7. 공격은 복수를 낳는다. 미국이 사담 후세인을 제거하려고 침공한다면 그는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생?화학 무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CIA는 예상하고 있다.
<결과> 미국은 지금 이라크인들의 ‘분노’를 잠재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라크 게릴라들은 미군을 기습 공격하고 있습니다. 9월19일 현재 이라크 전쟁에서 발생한 미군 사망자는 2백98명. 종전을 선언한 이후에만 사망자가 1백60명에 달합니다. 매일 1명씩 미국 병사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매일 1-2명씩 죽는 미군의 사망자 뒤에는 그 10배 이상의 이라크인 사망자가 있습니다. 미국의 일방적인 힘에 대해 이라크는 ‘분노’하고 ‘저항’하고 있습니다. 그 ‘폭력의 악순환’에 젊은이들을 보낼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안타까운 ‘희생’을 지켜볼 수 없습니다.

8. 군사비 지출을 증가하는 것은 주요한 사회교육의학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예산을 고갈시킨다. 전쟁에는 2천억 달러의 비용이 소요될 것이다. 행정부가 환경관리와 기본적인 복지를 위한 재정을 삭감하면 경제는 휘청거리고 실업률이 치솟을 것이다.
[img:war_ir.jpg,align=right,width=290,height=217,vspace=5,hspace=10,border=1]<결과> 부시 대통령이 전쟁을 시작하며 의회에 요청한 전쟁비용은 747억 달러였습니다. 하지만 지난 9월 7일, 부시 대통령은 대 국민 연설을 통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대 테러전 비용으로 870억 달러를 추가로 요청했습니다. 미국의 NGO ‘진보센터’는 ‘870억 달러로 할 수 있는 일들’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870억 달러는 미 연방정부가 제공하는 2년 치 실업급여 총액과 맞먹는 규모로, 이를 330만 명에 이르는 실업자에게 나눠주면 1인당 2만6363달러를 지급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내년도 미국 연방정부의 예산적자 규모는 5천억 달러를 넘어설 예정입니다.  

9. 테러에 대한 전쟁은 미국 내에서의 자유주의를 훼손한다. 이민자들을 박해하고 인종차별주의와 공포 분위기를 더욱 조장할 것이다.
<결과> 미국 의회는 9?11 직후 부시 행정부의 요청에 따라 도청과 각종 감시장치를 허용하는 ‘애국법’을 통과시켰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직원만 17만 명인 국토안보부도 만들었습니다. 인권단체들은 부시 대통령이 들어선 이후 미국 국민의 인권이 심각하게 침해당하고 있다는 주장을 벌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미국 정부가 16년 전 친 팔레스타인 활동을 펼친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2명을 애국법을 근거로 추방할 예정이어서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10. 미국은 핵무기로 이라크를 공격하겠다고 위협해왔는데, 핵무기야말로 최고의 대량살상무기이다. 부시 행정부의 관료들은 핵무기에 의한 선제공격은 새로운 정책이 아니라고 말했다.
[img:war_ir_02.jpg,align=left,width=290,height=217,vspace=5,hspace=10,border=1]<결과> 실제로 이라크전에서는 핵무기가 쓰였습니다. 열화우라늄탄은 원자력 발전이나 핵무기 제조를 위해 천연 우라늄을 농축하는 과정에서 생긴 우라늄 폐기물로 만들어집니다.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졌던 원자폭탄의 ‘공포’와 ‘참상’을 기억한다면, 핵무기에 대한 언급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알 수 있습니다.






환경운동가들이 “전쟁을 반대했었던 10가지 이유”가 단 하나의 예외도 없이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고 두렵습니다. 평화를 위해서 ‘전쟁’을 대비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평화’를 이야기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해봅니다.  

[img:assembly_visit01.jpg,align=left,width=150,height=156,vspace=5,hspace=10,border=1]녹색연합은 미국의 이라크 점령을 반대합니다.
녹색연합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을 반대합니다.
녹색연합은 미국의 한반도 위기 조성 반대합니다.
녹색연합은 한국군 이라크 추가 파병을 절대 반대합니다.
녹색연합은 고통받는 이라크 주민들을 위한 UN차원의 인도적 지원을 촉구합니다.


글: 이유진(정책협력실 국제연대) leeyj@greenkore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