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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이 복잡하다.
팍팍한 도심에서 이웃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을 본다. 이것이 요즘 안고 있던 고민들을 풀어주는 어떤 끈이 되지는 않을까 기대를 했던 것도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인천지역에서 역사,문화 모임을 해왔던 사람으로(많이 게을리 행하고 있기에 부끄럽지만…) 더욱 궁금했는지 모르겠다. 사람 사는 동네, 뭔가 북적북적 거림이 있기를 바라며 지역에서 여러 행사를 기획하고 꾸려오기를 몇 년이건만 해가 지날수록 스스로를 단속하는 마음조차 느슨해지고 제 길이 어디인지 흐릿흐릿 보이지 않아 답답한 요즘이었다.
볕 좋은 전형적인 가을 하늘을 보고 있노라면 어딘가 떠나고 싶다는 마음뿐이다. 여행하기 좋을 이때 좀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는데 뜻을 같이 한 이들이 모였다. 공동체 마을을 둘러본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있어서였을까? 마을로 향하는 길가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자전거들이 눈에 띄었다.
[img:sms-4.jpg,align=left,width=300,height=225,vspace=5,hspace=10,border=1]그리고 이곳이겠구나! 하고 느껴지게 만드는 우리와 똑같은 이름을 가진 ‘들머리 헌책방’과 아직 열리진 않았지만 이름만 들어도 시원한 그늘과 같은 공간이 되어줄 것 같은 ‘나무그늘 아이스크림’가게, 외래어로 가득한 상호 대신 우리 귀에 눈에 친숙하게 들어오는 이름들은 마을을 찾은 이방인에게 조차 다정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이전에 성미산 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방송, 잡지 등 여러 매체로 들어왔던 터라 이곳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살 길래 그렇게도 입에 오르내릴까 하는 궁금증과 함께 마포연대 사무실을 시작으로 유기농 매장 ‘마포두레생협’, 사람들을 마을주민으로 엮어주었던 ‘성미산 현장’, 마을의 사랑방 ‘꿈터’, 무농약 유기농 재료를 사용하고 있는 ‘동네부엌’까지 차례로 둘러보았다.
마포연대 사무실에서 성미산을 중심으로 한 동네에서 더불어함께 사는 삶을 이루기까지의 과정을 간략히 듣고 그들을 더욱 단단하게 엮어주었던 성미산을 직접 찾았다.
산의 들머리로 여기기에는 너무나도 안타깝게 느껴지는 철제 벽이 우리를 맞이했다. 늘 열려진 언제라도 받아들여질 준비를 하고 기다리는 여느 산의 모습과는 다른, 배수지 공사가 수포로 돌아간 뒤 사유지인 성미산의 출입을 제한하기 위해 해놨다고 한다. 그렇게 닫혀진 철제문을 열고 산으로 올랐다. 동네 어르신들이 조금씩 조금씩 넓혀 가며 일궈가는 밭이나, 동네 공원보다는 산에서 운동하 는게 좋아 중간 중간 턱을 만들어 계단식 논처럼 보이는 공간들, 어찌 보면 생태적이지 못하다 여길 수 있으나 그렇게 서로 다른 방식으로 성미산은 사람들에게 놀이터가 아니었을까…. 그러한 그들의 놀이의 공간을 지키고자 하는 노력이 지금의 성미산 공동체 마을을 일궈내는데 촉진제가 되지 않았을까….
[img:sms-7.jpg,align=right,width=300,height=224,vspace=5,hspace=10,border=1]성미산을 둘러본 뒤 간 ‘꿈터’. 이곳에서는 아이들의 택견 연습이 한창이었고 다양한 문화강좌와 토론의 일정들을 볼 수 있었다. 말 그대로 마을 아이들의 어른들의 꿈을 키워내는 공간! 꿈터 였던 것이다. 그 꿈을 그려내는 공간에서 함께 머리 맞대고 나온 공간들이 ‘동네부엌’이고 ‘나무그늘’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함께 그림을 그려가며 내가 바라는 마을을 직접 만들어가고 있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주거와 직장이 분리된 채 많은 시간을 밖에서 보낸다. 하지만 더 나은 동네를 만들겠다는 마음이 직장을 옮기게 했고, 생활권을 옮겨왔다. 안에서 마을에서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었다.
사람들이 좋아서 마을에 계속 살고 싶다는 마을 사람들!
내 아이에서 시작된 운동이 나를 떠나 우리가 되어 함께 풀어나가며 진정한 이웃사촌을 만들었다. 성미산 정상부에 올랐을 때 베어진 나무들에 의해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 게 안타까웠지만 머잖아 어느 산 못지않은 큰 숲을 이루고 있을 성미산의 모습을 그리며 돌아왔다.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더 많아질 것 같다.
글 : 신정은 (2회 녹색들머리과정 참가, 녹색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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