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일 - 그린맵(Green Map) 대장정 2007 - 4일째

그린맵 대장정 셋째 날을 맞이한 8월 3일 오전, 부산역 광장에서 참가자 80명이 환경캠페인을 개최했다. 이번 캠페인은 대원 각자가 ‘바다환경에 대한 중요성’을 체험하고, 시민들의 관심을 유발시키고 함께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이번 캠페인에서는 기존의 피켓과 선전물 전달 등의 방식을 벗어나 ‘퀼트’라는 새로운 형식의 소통을 시도했다. ‘퀼트’는 여러 명의 사람이 한 주제에 대해 전달하고자하는 바를 그림이나 글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각자의 느낌을 나타낸 후 조각을 모아 한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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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맵 대장정 2007의 ‘퀼트 환경캠페인’은 여섯 조가 각자 선정한 주제에 따라 대원 각자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엮어 전체 가로 3m, 세로 3m60㎝ 크기의 퀼트를 완성하였다.

1모둠은 ‘해서는 안 될 것 vs 지켜야할 것’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바다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10개의 조각은 소음.쓰레기.매연 등의 ‘해서는 안 될 것’과 고니.수달 등의 ‘지켜야 할 것’으로 분류했고 모둠원의 개성을 살린 그림과 콜라주로 생각을 표현했다. 1모둠장 차두환은 “제공된 푸른색과 하얀색의 천을 활용해 하얀색 천에 ‘해서는 안 될 것’을 그리고 신발로 밟아 없애는 퍼포먼스를 하려고 했는데 실현되지 않아 아쉬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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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게 평화를’이라는 제목의 퀼트를 제작한 2모둠은 10개의 조각이 전체적으로 한 마리의 비둘기를 나타내는 모자이크를 사용한 점이 독특했다. 이 작품은 ‘환경을 깨끗이 보존함으로서 환경 속 구성원 에게 진정한 평화를 주자’는 의도로 제작됐고 비둘기는 평화를 나타내는 상징으로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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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모둠의 ‘바다와 인간’은 ‘인간이 바다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것’들을 그림과 표어로 표현했다. 3모둠장 김민진은 “해양환경에 대한 체험 프로그램이 주를 이루는 대장정이기 때문에 큰 주제 속에서 연관되는 구체적인 주제를 나타내고 싶었다”며 “모둠원이 표현하는 방법과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문제를 제시할 수 있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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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모둠은 자신들의 실제 정화 모습을 컷 만화로 구성했다. 버려진 쓰레기 더미 속에서 생활하는 새의 안타까움을 보여준 뒤, 쓰레기를 줍는 대원의 손을 통해 새의 웃음을 찾아주는 이야기였다. 4모둠장 조준영은 “이야기 속 모델이 바로 자신이라며 앞으로 남은 일정을 더욱 열심히 하자”며 대원들의 결의를 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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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모둠의 작품 ‘멸종위기동물의 영정사진’은 ‘지금처럼 환경을 파괴하고 오염시킨다면 그림 속 동물이 미래에는 사진으로만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림 속에는 오염을 유발시키는 것들과 동물 그리고 인간이 함께 그려져 있다. 이는 결국 인간이 주도한 파괴와 오염으로 스스로 멸종되는 하나의 개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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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모둠은 ‘고래의 꿈’이라는 제목으로 모둠원이 직접 수거한 쓰레기를 붙여서 표현했다. 한 마리의 고래가 인간이 버리는 쓰레기로 인해 삶을 마감하는 이야기로 조각의 이음새 부분에 ‘환경시계’를 그려 넣어 ‘고래의 삶이 죽음으로 다가갈수록 환경시계는 종말을 향해 다가간다’는 메시지를 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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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환경캠페인은 상대방에게 뭔가를 알리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이번은 내가 먼저 느끼고 배우면서 여러 사람에게 알릴 수 있는 방식이었던 것 같다. 부산역 광장이 이런 작품으로 가득하면 얼마나 멋질까 잠시 생각해 보았다.  

이번 캠페인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여섯 모둠이 공통적으로 나타낸 점이 있다. 대원들이 인식하고 있는 환경에 대한 생각이 바로 그것이다. 여섯 작품은 대게 ‘인간의 행동이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는 전제하에 우리의 어두운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인간의 노력과 사랑으로 보다 밝은 사회를 맞이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함께 지니고 있기도 하다.

지난 이틀간의 대장정 기간 중 참가자들은 울진 왕피천의 깨끗하고 맑은 물과 푸르른 녹음을 마음껏 즐기는 한편, 낙동강 하구의 도요등에서 쓰레기 더미와 한판승부를 벌이기도 했다. 그래서 참가자들의 마음속에 ‘도요등도 왕피천처럼 바라보고만 있어도 기분 좋아지는 곳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싹 튼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의 일정 역시 자연과 더불어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대원들 모두 자연을 아끼고 함께 살아가는 ‘인간’으로 성장하는 시간들이 되길 기대한다.  


8월 3일 60명의 그린맵 대장정 참가자들은 이번 그린맵의 첫 번째 환경 캠페인 프로젝트를 위해 부산역 앞에 모였다. 3시간의 작업시간을 걸쳐 만들어진 퀼트 프로젝트를 이끄신 김성하 선생님과 인터뷰를 나누어 보았다.  

[imgleft|greenmap_03_08.JPG|300|▲ 3시간동안 광자에서 벌어진 캠페인의 멋진 결과물이다.각각의 생각들이 연결된 퀼트 작품으로 참가자들이 생태와 관계에 대해서 생각할 기회가 되었다|10|5]1.오늘 환경 캠페인의 의도는?

기존에 이루어지는 캠페인들이 주로 단선적 주장의 효과를 가진 캠페인이었던 반면 이번 그린맵 대장정 기간 동안 벌이는 캠페인은 총 3단계로 구성되었습니다. 이번 캠페인은 통해서 우리는 생태계의 상호연관성(체계, 관계)을 참가자들에게 이해시키는 데 있습니다. 참가자들의 생태 구조에 대한 이해의 선행 작업과 더 나아가 시민들의 인식의 확장, 인프라의 확장을 요구하며 이는 생태계 구조에 대한 전반적 인식의 확산에 있다고 말 할 수 있습니다.  

2. 캠페인의 도구로 ‘퀼트quilt’를 사용한 이유는?

첫째, 참가자들이 퀼트quilt를 도구를 이용해 생태계의 유기적인 구조 즉, 생태계의 체계 자체를 체험할 수 있었고,  

둘째, 메시지 전달 수단으로 이성이 아닌 예술이라는 문화적 수단을 통해 감성적 시너지 효과 이용할 수 있었으며,

셋째, 참가자들 스스로가 즐길 수 있는 수단으로써 퀼트를 이용하였습니다.

3. 퀼트 캠페인에서 아쉬운 점은?

이번 퀼트 캠페인뿐 아니라 환경 캠페인들이 공통적으로 지니는 한계점으로 들 수 있는 점이 시ㆍ공간의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캠페인이 행해지고 결과적으로 시민들의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장기간에 걸친 프로젝트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4. 그린맵 대장정 기간 동안 이루어질 3차 캠페인에 대해서

  그린맵 대장정 일정 동안 이루어질 환경 캠페인은 생태적 구조를 재현한다는 데 있어서 기존의 캠페인과 차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린맵 대장정 기간 동안 이루어질 3차의 프로젝트는 오늘 이루어진 1차, 참여자 위주의 프로젝트 2차, 시민들의 참여(사인sign 프로젝트)로 이루어질 것이고, 3차 프로젝트는 문화(놀이) 프로젝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imgright|greenmap_03_07.JPG|120|▲ 생태미학을 전공한 김성하 선생님.|20|5]김성하 선생님과의 인터뷰 중 오늘 캠페인의 개인적인 소감을 여쭤보았다. 개인적으로 캠페인을 구성하는 시간이 부족해서 전체적인 완성도가 떨어지진 않았을까하는 의도로 물은 질문이었는데 예상과 달리 참가자들이 캠페인 작업 시간동안 즐기면서 하는 모습에 기뻤다고 대답하셨다.

우리가 앞으로 벌일 3차 캠페인이 지향하는 바가 결국 이 대답에 있지 않을까? 굳이 우리가 그린맵 대장정 기간 동안 어디를 다녀왔고, 무슨 일을 했느냐가 아니라 즐거운 여행이었다고, 즐길 수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면 우리 그린맵 대장정 대원들의 10박 11일 여행은 성공했다고 말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글 : 김국진, 오춘식 / 그린맵 대장정 2007 참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