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카반대100인선언

 활동이야기/백두대간       2009. 7. 6. 11:05  l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우리의 의지로 케이블카 막아낸다.

민주주의 후퇴를 걱정하는 시국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사회인사들의 선언은 우리 시대의 흐름을 진단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에는 사회인사 100인이 국립공원 내 케이블카 설치 반대를 외치고 나섰다. 이번 100인 선언에는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과 이정희 의원, 산악인 엄홍길, 박영석씨, 법륜 스님, 도종환 시인,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이치범 전 환경부장관 등 정치권과 학계, 종교계, 환경운동가 등 각계 인사들이 참여했다.

[imgcenter|20090706_05.jpg|600|▲ 케이블카 반대 사회인사 100인 선언 참석자들이 환경부가 개발 부서로 변하고 있다고 일제히 비판했다 |0|0]열대성 기후로 바뀌어간다는 말이 실감나게 비가 쏟아지던 7월 2일. 국회에서 ‘케이블카 반대 사회인사 100인 선언 기자회견’이 열렸다. 환경부가 법까지 개정해서 지리산, 설악산에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시키려는 데 반대활동을 시작한지 수 개월, 입법예고를 한 지난 5월부터면 지리산 천왕봉에서, 설악산 대청봉에서 1인 시위를 시작한지 2개월이 지났다. 북한산에서 서울 거리 곳곳에서 지리산, 설악산에서 시민들을 만나 서명을 하고 환경부 장관에서 릴레이 엽서도 보냈다. 하지만 정부는 예정대로 7월 국무회의에서 자연공원법 시행령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이번 선언에는 한국인 최초 에베레스트남서벽에 코리안루트를 개척한 박영석 대장, 엄홍길 대장 등 산악인 11명도 함께 한 뜻 깊은 선언이다.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며 산을 오르는 사람들은 자연의 경이로움과 순리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 국립공원에 케이블카 설치는 필요 없다고, 지리산 설악산을 지켜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홍희덕 국회의원(민주노동당, 환경노동위원회)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용산 참사 희생자들이 살기 위해 소리치고 있고, 산과 강의 뭇생명들이 신음하고 있다”면서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녹색’을 왜곡하는 현실을 비판했다. 홍희덕 국회의원은 국회의원 로비에서 쌍용자동차 해고자 문제에 관한 사진전을 개최하고 있는데, 회사측이 28억원을 들여 경비용역을 고용했다는 사실을 폭로하기도 했다. 근본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힘으로, 불법으로 일을 추진하는게 이 시대의 모습인가 슬퍼진다.  

김제남 녹색연합 정책위원장은 “일본은 최근 정상으로 가는 길 말고 산을 둘러보고 마을을 체험할 수 있는 탐방으로 생태관광이 흘러가고 있다”면서 일본의 세계자연유산을 관리 실태를 소개했다. 현행 제도로도 국립공원에 케이블카 설치가 가능하다. 그런데 지금 환경부 정책은 법까지 개정해서 정상에 더 가까이 케이블카 설치를 하도록 하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온 몸으로 막고 있는 것이다. 지리산, 설악산 정상부는 아고산대 기후로 생태계가 한 번 훼손되면 복원하기가 힘든 곳이다. 거센 바람과 낮은 기온 때문에 생명이 자리잡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imgcenter|20090706_06.jpg|600|▲ 유정칠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대표, 홍희덕 국회의원 |0|0]케이블카 건설 규제를 완화한다는 내용이 담긴 환경부의 자연공원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지리산과 설악산 등 전국의 명산과 자연공원에 케이블카 건설이 도미노처럼 번질 것이다. 얼마전 충북 보은군이 속리산 문장대까지 케이블카를 건설하겠다고 나서고 있어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환경부가 자연과 경관 보존가치를 인정받은 자연보존지구마저 개발하겠다고 나선 데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환경단체와 사회인사 100인은 만약 환경부가 계속 케이블카 건설 계획을 강행한다면 유엔환경계획(UNEP) 등을 압박해 정책 철회를 요구할 것이다. 생태계 보호를 위해 보호구역을 정해놓고서 핵심 구역까지 이용하려는 정부 정책은 분명 철회되어야 한다. 국립공원까지 공사판으로 만들려는 환경부, 법까지 개정해서 케이블카 설치하는 일은 절대 막아야 한다.

지난 6월 초, 설악 대청봉에서 일주일간 1인 시위를 벌인 박그림 대표는(설악녹색연합)은  산에 오는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해 보니 ‘희망을 보았다’고 한다. 케이블카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은 만큼 아무리 막무가내 정부여도 우리 뜻을 쉽게 꺾지 못할 것이란 확신 때문이다. 어느 혁명가는 '이성으로 비관하되 의지로 낙관하라‘고 했다. 생각해보면 지금은 확실히 절망스러운 시대다. 하지만 지리산 국립공원을 지키자고 서명한 만 명의 사람들, 자연공원법 개정을 반대한다는 100인 선언을 보면서 한 번 더 희망을 꿈꿔볼 수 있지 않을까.

[동영상] 지난 5월~6월,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이 케이블카 반대를 외치는 목소리입니다.

글 : 고이지선 (녹색연합 자연생태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