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일 회원
저는 환경운동연합에 가입한 것이 훨씬 먼저이고, 녹색연합은 2007,8년도 쯤에 가입하였습니다. 회비만 납부하다가 지역 환경연합 총회에 참여한 것이 3,4년 되고 지역에서는 조금씩 활동을 하고 있고, 녹색연합에는 이번 총회에 처음 참여하였습니다. 환경연합과, 녹색연합의 운영형태의 장점을 서로 이식하면 좋겠다는 생각과 연대사업을 해야 할 때 좀 더 끈끈한 연대가 가능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두 단체에 발을 담그고 있도록 하였지요. 두 단체에 발을 담그고 있지만, 사상적 영양소는 “녹색평론” 을 비롯한 녹색도서로부터 섭취하고 있고, “더불어 숲”의 신영복 교수님과 김종철 교수님을 통하여 연대의 중요성을 인식했어요.
노색연합의 총회는 사전 준비가 훌륭했어요. 성과 보다 회원의 의견을 수렴하려는 준비모임과, 설문 조사 등이 좋았어요. 총회 전에 자료를 보내 주시라는 저의 요구에 응답해 주셔서 더 좋았고요. 총회자료를 총회 전에 볼 수 있었던 점에 감사드려요. 덕분에 녹색연합의 모습을 대충이나마 살피고 참여 할 수 있었어요.
총회에 참석해서 느낀 점은 역시나, 후원회원과 활동가의 단체라는 것이었어요. 환경연합이나 녹색연합이나 회원이 주인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공통된 아쉬움을 느꼈어요. 회원의 뜻에 따라 움직이고, 회원 대부분이 살아 활동하는 조직이라면 훨씬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텐데, 아쉽게도 회원님들은 경제사회의 일원으로 활동해야 하기 때문에 사회단체에서 활동할 시간을 내기가 어렵지요. 여가가 없으면 민주주의가 불가능하다는 글을 최근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라는 책에서 읽었는데, 우리 사회는 사회적 활동의 가치보자 경제적 활동의 가치를 훨씬 우위에 두고 있으니까 회원활동이 아닌 소수 활동가의 활동일 수밖에 없겠지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활동가의 활동이 운영적 측면에서 수월하기 때문에 회원을 끌어내려는 노력에 소홀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회원이 움직이게 하려면 민주적 조직이 될수 있게끔 민주주의적 소양을 기를 수 있는 조직이어야 할 것이고, 다양한 의견수렴과 의결과정을 거쳐야 할테니까 조직의 움직임이 둔화되고 4대강과 같은 심각한 문제에도 즉각적 대응이 어려울 것이기에 간부님들과 활동가분들도 회원을 움직이게 하는 조직을 만드는 일에 소홀(무의식적인)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지요.
세상을 녹색세상으로 바꾸려면 사람이 먼저 녹색으로 바뀌어야 하고, 그리하려면 회원이 먼저 녹색이어야 할 것이고, 회원은 개개인의 실천은 물론이고, 민주시민으로서 자기색깔을 표현하고 목소리를 내는 것을 당연한 권리로 여겨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렇다면 조직도 민주적 조직으로 만들어 그 속에서 민주시민을 양성하고, 조직의 성장과 회원 개개인의 내면적 성장이 함께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회원들이 참여하도록 하자면 작은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인데, 녹색연합의 조직은 너무 크고, 큰 가운데서도 조직의 통일성 찾기를 중시한다는 것 같았어요. 조직을 쪼개고 쪼개어 가장 작은 단위조직에서 많은 회원들이 활동하도록 하면서 회원교육과 연대를 위한 좀더 큰 규묘의 조직활동을 하는 모습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소모임, 분회, 지부, 본부가 사업의 영역을 정하고 예산을 나누는 조직이기를 바라는데, 녹색연합에서는 조직의 통일(통합)에만 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조직을 민주적으로 재정립 하는 일에 대한 논의를 하고는 있는것일까? 하는 의문이 있었어요.
환경연합이나 녹색연합이나 후원회비를 모아서 활동가들이 활동하는 조직으로서 활동도 나름대로는 충분히 가치있는 일이지만 그런 조직으로서는 그간 이룬것들 정도 이상의 힘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 아닐까 싶어요. 이제는 회원이 활동하는 조직으로 약진해야 할 때 아닐까요? 물론 회원의 성장을 통하여 회원의 참여가 가능해진다고 보면 속도는 느리겠지만, 그것이 진정한 녹색세상으로 가는 길일 것이라 생각해요.
총회 안건도 사실은 준비위원회가 충분히 논의하고 준비한 것이어서, 총회에 참석한 회원들이 뭔가를 바꿀 수 있는 것들이 아니었지요. 그래서 안건 의결이라는 총회의 기능은 불필요한 것으로 여겨지더군요. 만남에 의미를 구고, 교육에 의미를 두는 총회 외의 행사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만 제공하는 종회였지요. 현재의 시스템으로서 그 이상의 총회가 어렵다는 것을 이해는 하지만 의결기능은 갖지 못하는 총회라면, 총회의결이라는 형식을 고집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어요.
아쉬움에 대하여 뒷풀이 현장에서 좀 이야기 하고 싶었는데, 지방에서 온 친구와의 약속 때문에 먼저 자리를 뜰 수밖에 없었어요. 이런 고민들을 공유하고, 내부의 고충도 좀 더 이해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일방적으로 제 생각만 제시하는 글을 쓰다 보니까 열심히 노력하시는 분들께 잔소리만 하는 것 같아 미안하네요.
하여간 제 생각의 골자는 민주주의 없는 녹색세상이 없으니, 시민의 민주의식 함양과 녹색사상 함양은 함께해야 한다는 것이어요. 실천과 실천의지의 표현, 정부정책에 대한 간섭과 참여를 함께 해 나가는 녹색회원을 꾸준히 늘려갈 수 있도록 사업을 고민해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해요.
환경운동연합과의 사업연대나 조직적 고민도 함께 나누시고, 녹색평론사와의 연대도 늘 염두에 두시면 좋겠어요. 녹색평론사를 활용하면 별도의 출판사업을 확장하는 고민이 줄어들 수 있겠지요. “작아” 편집출판 이상으로 출판기능을 키우는 것은 자본주의적 생산력을 늘리는 것 아닐까 싶거든요.
늘 수고하시는 활동가 여러분과 임원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녹색세상, 녹색미래를 믿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