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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후보 시절 대운하 공약이 당선 후에 4대강 살리기로 바뀌어 바꾸어 온라인상에서, 국회에서 그렇게 핫이슈가 되었건만 나는 사실 뭔지 잘 몰랐다. 뉴스 기사 댓글에 ‘이게 다 이명박 때문이다,’ 라고 댓글을 달면 조회 수가 많이 올라가는 것만 알았을 뿐, 너무나 막연했다. 너도 나도 서로 다른 목소리로 말하는 검증되지 않은 수많은 정보는 오히려 혼란만 가져다주었다. 돌이켜보면 용산 참사라든지, 미국산 소고기 문제, 4대강 사업 등 방송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문제들은 참 많았다.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반응과 비교해보면 4대강 사업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조금은 미지근한 거 같다. 삶의 터전이 강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왔고 현재도 그러할 진데, 어린 시절 강에 대한 추억이 있고 그 추억을 다음 세대에 물려주고픈 사람이 생각보다 그렇게 많지 않다는 뜻인 걸까? 분명한 것은 미국산 소고기 문제만큼 나와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대부분일 것이며 나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현장으로 가다, 생명을 만나다
우연한 기회에 녹색연합의 도움으로 한강 살리기 6,7공구 구간을 답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것도 ‘4대강 사업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 라는 어마어마한 타이틀로 말이다. 녹색연합 내의 소모임인 ‘야생동물소모임’(이하 야소모)에서 시간이 날 때 마다 짬짬이 활동하긴 했지만 순전히 아마추어 신분이기 때문에 부담이 많이 되었다. 이번 조사의 목적은 그냥 공사 전 강의 마지막 모습을 보러 가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환경부가 실시했던 사전 환경 영향평가에서 미쳐 놓쳤을 수도 있는 중요한 가치가 있는 생물자원을 찾아내야했다.
4월부터 6월까지 2주에 한 번씩 야소모와 녹색연합 활동가들과 함께 여주, 원주, 충주 일대를 돌며 직접 살펴보았다. 그 일대 서식 하는 야생동물들에 대한 논문이 있어도 10년 이상이 지나 오래된 것이기 때문에 현재의 상태가 더욱 중요했다. 문헌 자료에는 서식 하고 있지 않다고 나온 수달과 삵을 첫 탐사부터 볼 수 있었다. 밟히는 곳곳은 삵 똥이 지천이었다. 또 천연기념물인 참매, 멸종위기종 2급인 흰목물떼새의 흔적과 직접적인 촬영까지 한 아주 기분 좋은 일이 있었다. 두 번째 탐사에서도 역시 멸종위기종 2급인 표범장지뱀을 촬영 할 수 있었다. 세 개의 도와 세 개의 물길이 합쳐지는 (이걸 아마도 삼각주라고 배웠던 것 같은데) 도리섬에는 표범장지뱀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살고 있었다. 또한 멸종위기종 2급인 단양 쑥부쟁이의 군락지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포유류와 조류를 중심으로 조사를 하다가 나중에는 어류 조사도 함께 하여 멸종위기종 2급인 꾸구리와 돌상어의 서식을 확인하였다. 물살이 너무도 빠르고 상대적으로 몸무게가 적게 나가서 몇 번이고 휘청거린 아찔한 순간이 있었지만 그러면서도 왜 자꾸 오게 되는지, 정말 남한강의 매력에 흠뻑 취했던 시간이었다. 이 큰 자연의 덩어리가 그 자체로 살아있는 생명체였다.
강 살리기…….?
조사하다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강을 살린답시고 다 파헤쳐놓으면, 발이 있고 날개가 있는 짐승이야 이사 간다고 쳐도, 얇은 여울에 사는 물고기들은 어찌 할 방법이 없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밖에 살 수 없는 고유종인데 이들이 사는 강을 수심 6미터로 파버린다면 이들은 어디에 가서 살 수 있을까?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서식지와 복원 방법을 연구하는 게 아니라, 개발을 위해 이 종을 연구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가슴이 아팠다. 선개발, 후연구, 후증식, 후복원. 정말 이게 무슨 일인지. 5월말에 문헌 자료와 직접 가서 찍은 사진들을 토대로 <4대강 사업 한강6공구 법종보호종 실태조사보고서>가 발간되었다. 별로 한 일이 없는 것 같았는데 방대한 분량의 보고서가 나왔고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 미안했지만, 이 보고서로 인해 4대강 사업의 뭔가 커다란 반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희망은 아직도 버리지 않고 있다.
야생동물도, 강도 사람도, 제대로 살리는 길
직접 가 본 남한강은 절대 죽어 있지 않았다. 주변 생태계도 살아 있고 그렇다고 수질이 나쁘지도 않았다. 강을 살린다고 공사를 하는데 오히려 공사전의 모습이 더 아름답고 살아있는 강이었다. 공사 과정 중이라 이런 생각이 드는 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히 TV를 통해 보던 강의 망가진 모습은 아니었다. 잦은 범람과 수질 악화로 어쩔 수 없이 개발을 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었다. 물론 강유역의 초지나 산림이 ‘노는 땅’ 이란 생각도 들긴 했다. 하지만 그 ‘노는 땅’에서 ‘사는’ 야생동물들을 생각해본다면? 어떤 시점을 통해 바라보는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이게 다 녹색연합 덕분이다.
현장으로 가다, 생명을 만나다
우연한 기회에 녹색연합의 도움으로 한강 살리기 6,7공구 구간을 답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것도 ‘4대강 사업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 라는 어마어마한 타이틀로 말이다. 녹색연합 내의 소모임인 ‘야생동물소모임’(이하 야소모)에서 시간이 날 때 마다 짬짬이 활동하긴 했지만 순전히 아마추어 신분이기 때문에 부담이 많이 되었다. 이번 조사의 목적은 그냥 공사 전 강의 마지막 모습을 보러 가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환경부가 실시했던 사전 환경 영향평가에서 미쳐 놓쳤을 수도 있는 중요한 가치가 있는 생물자원을 찾아내야했다.
4월부터 6월까지 2주에 한 번씩 야소모와 녹색연합 활동가들과 함께 여주, 원주, 충주 일대를 돌며 직접 살펴보았다. 그 일대 서식 하는 야생동물들에 대한 논문이 있어도 10년 이상이 지나 오래된 것이기 때문에 현재의 상태가 더욱 중요했다. 문헌 자료에는 서식 하고 있지 않다고 나온 수달과 삵을 첫 탐사부터 볼 수 있었다. 밟히는 곳곳은 삵 똥이 지천이었다. 또 천연기념물인 참매, 멸종위기종 2급인 흰목물떼새의 흔적과 직접적인 촬영까지 한 아주 기분 좋은 일이 있었다. 두 번째 탐사에서도 역시 멸종위기종 2급인 표범장지뱀을 촬영 할 수 있었다. 세 개의 도와 세 개의 물길이 합쳐지는 (이걸 아마도 삼각주라고 배웠던 것 같은데) 도리섬에는 표범장지뱀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살고 있었다. 또한 멸종위기종 2급인 단양 쑥부쟁이의 군락지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포유류와 조류를 중심으로 조사를 하다가 나중에는 어류 조사도 함께 하여 멸종위기종 2급인 꾸구리와 돌상어의 서식을 확인하였다. 물살이 너무도 빠르고 상대적으로 몸무게가 적게 나가서 몇 번이고 휘청거린 아찔한 순간이 있었지만 그러면서도 왜 자꾸 오게 되는지, 정말 남한강의 매력에 흠뻑 취했던 시간이었다. 이 큰 자연의 덩어리가 그 자체로 살아있는 생명체였다.
강 살리기…….?
조사하다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강을 살린답시고 다 파헤쳐놓으면, 발이 있고 날개가 있는 짐승이야 이사 간다고 쳐도, 얇은 여울에 사는 물고기들은 어찌 할 방법이 없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밖에 살 수 없는 고유종인데 이들이 사는 강을 수심 6미터로 파버린다면 이들은 어디에 가서 살 수 있을까?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서식지와 복원 방법을 연구하는 게 아니라, 개발을 위해 이 종을 연구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가슴이 아팠다. 선개발, 후연구, 후증식, 후복원. 정말 이게 무슨 일인지. 5월말에 문헌 자료와 직접 가서 찍은 사진들을 토대로 <4대강 사업 한강6공구 법종보호종 실태조사보고서>가 발간되었다. 별로 한 일이 없는 것 같았는데 방대한 분량의 보고서가 나왔고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 미안했지만, 이 보고서로 인해 4대강 사업의 뭔가 커다란 반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희망은 아직도 버리지 않고 있다.
야생동물도, 강도 사람도, 제대로 살리는 길
직접 가 본 남한강은 절대 죽어 있지 않았다. 주변 생태계도 살아 있고 그렇다고 수질이 나쁘지도 않았다. 강을 살린다고 공사를 하는데 오히려 공사전의 모습이 더 아름답고 살아있는 강이었다. 공사 과정 중이라 이런 생각이 드는 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히 TV를 통해 보던 강의 망가진 모습은 아니었다. 잦은 범람과 수질 악화로 어쩔 수 없이 개발을 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었다. 물론 강유역의 초지나 산림이 ‘노는 땅’ 이란 생각도 들긴 했다. 하지만 그 ‘노는 땅’에서 ‘사는’ 야생동물들을 생각해본다면? 어떤 시점을 통해 바라보는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이게 다 녹색연합 덕분이다.
글 : 서동수 (야생동물소모임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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