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칠곡보 가까이에서 보니, 이게 정녕 보인가!

 활동이야기/4대강현장       2011. 2. 1. 10:36  l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 출처 : 연합뉴스
몇일전 칠곡‘보’에 다녀왔습니다. 다른 보들은 멀리서 볼 수밖에 없어 크기가 와닿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마침 칠곡‘보’를 구경하러 갔더니 그 옆에 길이 있어 가까이 가 볼 수 있었습니다. 뭐, 바로 딱 드는 생각이, 정말 크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컸죠. 거대했습니다. 그런데 어처구니 없게도 이것은 칠곡'보'라고 불리고 있는 시설입니다.

저는 이런 시설에 대해 전문가는 아니지만 흔히 말하는 보가 무엇이고 댐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습니다. 간단한 예로 시골에 가면 논 옆 하천에 물막이 시설이 있습니다. 물이 많지도 않고 적지도 않죠. 그런 것들은 작습니다. 정말. 그리고 산에 가면 요즘에 ‘사방댐’이라는 것을 설치합니다. 사방댐은 높이 3~4m? 정도의 댐입니다. 수해방지 목적으로 설치를 합니다. 저 작은? 시설?도 댐이라고 부르는 마당에 이 칠곡에 건설된 시설을 ‘보’라고 하다니 이렇게 어처구니가 없을 수 있겠습니까. 아래를 보시면 일반적인 사방댐의 모습입니다.

울산의 불무천에 설치된 사방댐이라고 합니다. 나무크기(담장크기)와 사방댐의 크기를 비교해보면 대충 짐작을 하실겁니다. 아래는 칠곡‘보’ 입니다.

멀리서부터 가까이 가며 바라보았습니다. 강을 완전히 가로질러 건설되었습니다. 강 폭이 다른 ‘보’가 건설된 곳보다 짧아 거의 다 완공된 모습입니다. 가까이 갈 수록 크기가 엄청나다는게 와닿았습니다. 이 보의 제원은 폭이 400m, 그 중 고정된 부분이 180m, 가동되는 부분이 나머지 220m 입니다. 이 중 가동부분은 폭이 40m, 높이가 무려 11m 입니다.



더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허걱. 이 댐의 구조(이제 댐이라 하겠습니다)를 보아하니 배를 통과시키게 끔 되어 있는 '갑문'과 비슷해 보였습니다. 여튼 그것은 다음에 직접 비교하기로 하구요. 무재해라는 깃발 바로 왼쪽에 검은 점들이 사람입니다. 크기가 짐작되시나요?



‘보’라고 부르는 것은 안타깝게도 국민들을 속이기 위한 술책인 것 같습니다. 평소에 ‘보’의 이미지에 따라서 이 강에 건설된 댐들을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이런 실질적인 댐들이 총 16개나 생기는 셈이죠. 보통 댐이 들어서게되면 수몰지역 주민들도 그렇지만 주변에 사는 수몰되지 않는 사람들의 반대가 더 셉니다. 이유는 물이 정체되면서 일어나는 현상들 때문이죠. 여러가지 있겠지만 안개발생으로 인한 농업생산량 감소, 정서적인 피해, 어르신들의 관절염 등등 많습니다.

그런데 ‘보’라고 얼버무려버리면 작은 하천에 만들어진 작은 보를 생각하며 별거 아니겠거니 여길 겁니다. 낙동강 하구에서부터 상류까지 거대한 호수가 되는데도 말입니다. 보가 생기는 주변 주민들의 반대가 세지 않은 이유는 이 거대한 댐들을 '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얼마전 잠깐 만난 경북 성주의 한 농민은 “참외는 햇볕이 잘 들어야 하는데 저거 생기고 나면 큰일입니다.”라고 하소연을 했었죠. 하지만 역시나 큰 반대는 하지 못하는 상황들이었습니다.

저도 지금까지 그랬던 것 같고 (정부의 ‘언어유희’에 놀아났었고) 대부분의 사람들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절대 이것들을 보라고 하지 않겠습니다.

글 : 김성만 (녹색연합 4대강현장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