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이해하는 생태사상>은 <그림으로 이해하는 교양사전> 시리즈 중에 한 권으로, 마흔여덟 개의 생태사상용어를 풀이한 책이다. 생태와 환경의 의미를 혼란스러워하는 이들을 위해 공해와 환경, 생태의 차이에 대해 설명하는 등 다양한 용어를 풀이한다. 생태주의 관점에서 19세기 이후에 발전한 생태사상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김윤성 교수와의 만남을 나뿐만 아니라, 많은 수강생들이 기대했을 것이다.
“아~제대로 생태사상에 대해 짧은 시간 동안 훑어볼 수 있겠다~” 하고 말이다.

생태적 삶은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

우리는 배우려고 이곳에 왔다. 무엇을 위해서? 글쎄… 잘 몰라서~ 배우고 싶어서~? 그래서 어디다가 써먹게? 생태계의 한 구성원으로 잘 좀 살아 보려고? 문명화된 사회, 그래서 인간 중심적으로 사는 것이 물려받은 유전자 그 자체인 것 같은 삶을 살고 있는 인간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생태적 삶이란 무엇일까?

김윤성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생태적 삶은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라고.
경제와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생태를 바라본다고 했을 때, 여전히 인간의 눈에 생태를 가둬버리는 것은 아니냐고 반론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맞받아쳐서, 그럼 과연 인간이 ‘생태’라는 담론의 주체가 되지 않고서, 어떻게 생태적 삶을 고민하고 만들어갈 수 있냐고 되묻고 싶은 것이다.

무슨 사상이 있고…그래서 스펙트럼은 어떻고…그래프로 그리면 요렇게 나오고 이런 것들 말고
진정한 생태적 삶, 생태적 공동체, 생태적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호락호락하지 않은 이 세상 속에서 소시민으로 바로 서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것이다.

생태에 대한 경제적 관점

경제학자 라피에츠는 생태적 가치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고 실질적인 경제시스템으로 도입하려고 했었던 생태사상가였다고 한다. 라피에츠는 생태적 가치에 대해 연대와 생태적 책임에 대한 당위성을 넘어선 사회구조의 변화를 가져올 경제활동의 지표를 제시했다. 일하는 시간을 줄이는 것, 소비를 덜하는 것, 소도시를 늘리는 것 등의 자족하는 삶이 경제적 생산성과 효율성을 어떻게 증대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자 했다.

한국의 사정은 어떨까? 최근에 한국경제는 가정부채로 땅에 꺼질 듯한 상황에 놓인 것 같다. 가정부채 800조. 1가구당 약 4억원의 부채를 짊어지고 있는 셈이다. 열심히 일하고 부지런히 살아도, 무리해서 집을 사고 허덕거리며 이자를 내며 살아간다. 일해도~일해도 꺼지지 않는 블랙홀 속으로 들어가버린다. 일하는 시간을 줄일 수도, 소비를 덜 할 수도, 집 근처에 직장을 잡기도 힘든 상황이라는 것이다. 쳇바퀴에 가속이 붙어서 나의 삶을 소시민적으로 돌리기 위한 브레이크를 밟아도 정지하기 까진 더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우리가 바라는 생태적 삶을 살기 위해서는 생태적 삶을 추동 하는데 장애가 되는 요소들을 제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생태에 대한 진화론적 관점

생태(생물)는 생존경쟁에 적합한 것은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것은 도태된다는 다윈의 진화론은 싸워서 이기면 진화한다는 생태론적 이론을 주장했다. 예를 들어, 지금 전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놓인 종들을 살펴보자. 그리고 멸종에 이르는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이것을 생태가 진화되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 다윈의 진화론과 달리, 진화적으로 인정적인 전략으로 불리는 ESS(Evolutionary Stable Strategy) 이론의 경우는 행동생태학, 사회생물학의 관점에서 복수의 전략개체들이 본래의 비율로 유지하며 공존할 때, 진화적으로 안정적인 생존전략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비둘기와 독수리가 공존하는 생태계를 생각해보자. 여러 실험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은 비둘기 사이에는 서로 연대하고 천적인 독수리에게는 강하게 방어했을 때, 진화론적으로 가장 안정적인 생존 전략임이 증명되었다. 즉, 약한 개체는 보호하고 강한 개체는 더 강해지지 않도록 제재하는 것이다. 우리가 생태를 보호해야 하는 이유는 이러한 본연의 생태의 진화론적 생존전략을 인간이 파괴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시민적인 삶, 공존하는 삶에 대한 점검

강의가 끝나고 열심히 컵과 그릇을 설거지 하며 나를 돌아봤다. 녹색연합 활동가로 들어온지 2달 반이 지나갔다. 새롭게 이직하면서 급여가 폭삭(?) 깎여서 열심히 가계부를 쓰면서 소비를 줄일 수 밖에 없는 여건에 들어오게 되었다. 10일동안 도보로만 다닌다는 녹색순례에도 다녀왔다. 샴푸도 못쓰고 육식도 할 수 없는 여건이었다. 이전에는 그냥 무심코 스쳐 지나갔을 것 같은 길에 초록 풀도 살고 있고, 이곳 도시엔 안살지만 저기 숲 속에 살고 있을 동물들도 생각난다. 텃밭에서 갓 뜯어서 씻은 채소랑 같이 도시락을 오손도손 사랑방에서 까서 먹는다. 시민참여팀 활동가가 자가테스트 지를 나눠줬다. 손수건도 아직 안가지고 다니고 커피봉지 소비도 아직 엄청나다. 그래도 이제 시작이니까! 남은 녹색아카데미에서의 배움과 깨달음이 생태적 삶을 자극하는 자양분이 되었으면 좋겠다.

글 : 정다영 (녹색연합 모금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