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eet |
먹은 밥숟가락 수대로 지혜가 쌓이는 것이라면 사람 삶에 어려움이 없을 텐데 많은 사람들은 나이로 지혜를 평가합니다. 그래서 인지 본인보다 어린 강연에 참여하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배울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박영신 교수님의 강의 시작은 인상 깊었습니다. 젊은 사람은 자신과 다른 시대를 살았고 그래서 또 다른 식견을 가졌을 것이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우리를 지배하는 담론과 녹색시민의 삶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이어나가셨습니다.
가족주의 - 가족이 우리 자신은 아닐 텐데
교수님이 지적한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첫 번째 담론은 가족주의였습니다. 오랜 유교 사상의 영향으로 놀랍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 필자가 보기에는 권위주의 정권을 경험한 한국 현대사의 분위기와 정책과도 연결이 되는 부분입니다.
오늘 강연도 집안 제사가 있었다면 의무감으로 못 왔을 사람들이 있을 것이란 교수님의 말씀을 통해 소신과 독자성 부족에 대해 생각해보게 합니다. 독자성이 부족한 개인은 가족의 이익만을 추구합니다. 때문에 가족이기주의라는 표현으로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겠고 가족 이외의 다른 사람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각성이 필요합니다.
가족주의와 연결되는 유사가족주의도 같은 지역 출신 등의 측근의 이익만 챙기는 것을 말합니다. 사람간의 정이나 인간애로 묶여 있다기 보다는 이익과 관련된 이기심으로 모여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 관계의 본질을 보았을 때 교수님이 지적한 가족주의, 유사가족주의의 폐해는 당연한 것일 지도 모릅니다.
경제주의 잘 - 사는 것에 대한 질문
당신 잘 살고 있는 가라는 질문에 우리가 떠올리는 것은 무엇일까요? 경제주의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떠올리는 것은 경제적 풍요도 뿐일 것입니다. 하지만 강의에서 강조된 것처럼 정말 잘 산다는 것은 부정은 저지르지 않는지, 정신 적으로 행복한 지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볼 수 있습니다.
교수님은 우리 사회에 뿌리내린 경제주의의 시초를 박정희 정권부터로 보셨습니다. 진보세력 역시도 물질만능주의에 대한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이러한 경제주의의 입장에서 진보나 보수 모두 자유로울 수 없다는 주장도 흥미로웠습니다.
이렇듯 물질적 가치에만 신경 쓰니 삶에서 공동체 의식은 결여됩니다. 강의에서 제시된 한 예가 미국 ABC방송국 다큐멘터리에 나온 사례입니다. 뉴저지 주에 한국 교민이 인구, 기업인 등에서는 30%정도를 차지하는데 소방 자원 활동에 나온 사람은 1명뿐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기분 나쁜 아이러니를 발견했습니다. 앞에서 말한 가족주의를 생각하면 개인은 독자성 없이 지역, 가족의 테두리 안에서만 사고합니다. 그런데 정작 공동체는 생각하지 않는 것입니다.
모두가 예라고 할 때 아니오
오래전 ‘모두가 예라고 할 때 아니오’ 라고 하겠다는 광고가 유행한 적 있습니다. 비록 우리사회가 강의에서 제시된 두 담론 속에 갇혀있더라도 진정한 시민이라면 다른 길을 걸을 수 있어야 합니다. 가족 이외의 사람도 생각하고 생태계, 공동체를 아우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글 : 서승희(녹색연합 회원)
'녹색아카데미 > 녹색인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녹색인문학 3강] 우리 모두는 협동의 결과 (1) | 2011.06.08 |
---|---|
[녹색인문학 2강] 생태 공간 속, 호락호락하지 않은 소시민의 삶 (0) | 2011.06.01 |
녹색시민이 꾸는 꿈 - 녹색시민 ○○씨를 찾습니다를 마치고 (0) | 2010.11.03 |
“뚝딱뚝딱 녹색사회를 위한 실험들!!” 녹색경제 시민강좌 5강 참가 후기 (1) | 2008.1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