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금강 위를 날았다. 흙강 뿐이더라.

 활동이야기/4대강현장       2011. 6. 6. 19:03  l   Posted by 채색

지난 5월 말, 대전충남녹색연합과 함께 금강 항공촬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시간 남짓 하늘을 날며 금강을 내려다 보았습니다. 습지가 군데군데 있어 복잡하던 하안선은 칼로 도려낸 듯 했습니다. '보'라는 이름으로 세워지는 거대한 '댐'들은 금강의 흐름을 막을 준비에 분주했습니다. 마무리에 정신이 없는 포클레인들은 오탁방지막도 없이 강물에 불쑥불쑥 삽날을 넣었습니다. 비단(금錦)같은 강은 온데간데 없고 흙탕물이 흐르는 강으로 변하고 있었습니다.

 
새벽같이 공주로 달려가 경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이처럼 작은 비행기는 본 것도 처음이거니와 탄 것도 처음이었습니다. 촬영을 위해 문도 띄어내 버렸습니다. 덕분에 봄날이었지만 강한 바람과 맞서야 했습니다. 비행구간은 세종신도시가 있는 곳까지 날아가서 다시 하류쪽으로, 논산 전까지 날아간 다음 돌아오는 코스였습니다. 날씨가 흐려서 시정이 매우 안 좋았지만 비가 오기전에 찍어두어야 겠다는 생각에 미룰 수가 없었습니다.


비행기가 강에 닿자마자 보인 풍경입니다. 대규모 공원같은 것을 조성해 놓았는데 황량하기 그지없습니다.


강 안에는 유속변화로 인해 자갈이나 모래가 퇴적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보통 하중도라고 부르지요. 하구에는 삼각주가 있구요. 보통은 섬이되었다가 육지와 연결되기도 합니다. 자연스러운 변화입니다. 그런데 4대강 사업을 하면서 작은 하중도는 없애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큰 하중도는 이렇게 칼로 자른 듯 정비를 해 버립니다. 육지와 닿아있던 부분은 끊어내고 '섬'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가장 빠른 완공을 앞두고 있는 세종 신도시 앞의 금남보입니다. 이 정도는 보라고 해드리죠. 이 역시 가동수문이 달려있어서 물을 더 많이 가둬둘 수도 보내버릴 수도 있습니다. 자연을 있는 그대로 놔두지 않고 통제하려는 의지의 산물입니다.


세종신도시 바로 아래의 대교천입니다. 역행침식을 막기위한 하상유지공이 설치돼 있었으나 지난비에 유실된 것 같더군요. 아마 더 단단한 재질로 시공을 해야할 것입니다. 즉, 서울 한강과 같이 콘크리트 도배가 되어야 한다는 얘깁니다. 서울에서, 수도권에서 살던 공무원들이 이 신도시에 많이 올텐데요. 실망하지 마시길!


지난 병성천 옆에 쌓아둔 준설토 적치장 얘기를 잠깐 해드렸는데요. 여긴 제방 안 쪽 강 바로 옆에 쌓아두었습니다. 이곳에 쌓아둔 이유를 듣자하니 마을을 보호하기 위해 일종의 제방보강공사 같은 것이라고 하는데요. 튼튼하게 만들어 둔 제방도 무너지는 판에 모래로 된 이것이 멀쩡할까 싶습니다.


초록이 강물과 자연스레이어져야 하는데 보시다시피 난장판이 되어 있습니다. 자연을 통제하려는 그들의 어리석음에 한 숨만 내뱉을 뿐입니다.


오탁방지막도 없이 삽날을 강 속으로 불쑥불쑥 넣고 있었습니다. 그로인해 생긴 흙탕물은 그대로 흘러가고 있었죠. 원래는 명백한 불법이나 4대강 공사 초기 때만 지키는 척 하다가 이제는 거의 무법입니다.


준설공사를 끝내고 가물막이 철거를 하고 있습니다. 금강에선 이곳이 마지막인 듯 보이네요. 물을 가두어 강바닥을 파내는 동안 그 속에 있던 엄청난 생명들이 죽어나갔을 겁니다.



공주댐(보)입니다. (기존의 이름은 금강댐) 거의 하구둑처럼 생겼습니다. 혹시 하구둑에 가 보셨나요? 삭막함이 하늘을 찌릅니다. 소통을 단절시키고 생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물을 가두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지요. 이곳도 곧 그렇게 될겁니다.



버드나무 숲과 갈대밭이 어우러져 있었을 습지. 다 밀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삐죽빼죽하던 하안선도 직선화 시켰습니다. 정부에서 말하는 동맥경화를 완화시키기 위한 것이겠죠. 하지만 '동맥경화'라는 진단은 명백한 오진입니다. 습지와 모래톱은 강물을 정화시켜주는 데 일등공신입니다. 심지어 초등학교에서도 배우는 내용입니다. 또한 정부 그들 스스로도 '습지를 복원'하여 수질정화를 하겠다고 말합니다. 자연스러운 습지는 다 없애고 인공으로 만들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결국 '돈'때문 입니다.



부여댐입니다. 곧 강물을 막아설 기세입니다. 꼭 로보트 대가리 같은 기계실을 만들어두었습니다.




원래 있던 습지와 밭을 다 없애버리고 한다는게 고작 이 정도입니다. 나무들을 드문드문 심어놓고 자전거길을 만듭니다. 나무심을 예산이 없어서 지난 4월 '희망의 숲' 조성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국민들이 나무를 사 4대강 공사장에 심는 것이었죠. 참여도가 매우 낮자 공무원들을 동원하고 지자체 예산을 써 물의를 빚었습니다. 애초에 나무를 다시 심을 여력도 되지 않음에도 있던 숲을 다 없애버렸습니다.



파헤친 자리에 어설프게 줄지어 나무 심는다고 죄가 가려질까요.



모래톱과 습지가 사라지자 흙탕물이 흘러갑니다. 비단 같이 곱다고 붙여진 '금강'인데, 이제는 그 이름도 민망하게 되었습니다. '토강'이라고 불러야 합니까 '흙강'이라고 불러야 합니까.


거의 정비가 완료된 곳입니다. 그런데 조금의 비에 이렇게 쓸려내려가고 있습니다. 비단 이곳뿐만 아니라 아주 여러곳에서 이와같은 침식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공주댐 옆 대백제전을 위한 공연장입니다. 이 지역은 곰나루가 있던 곳으로 공주(웅진-곰나루)의 그 자체입니다. 진짜는 복원하지 않고 가짜만 가져다 놓았습니다.


삼십분이면 된다고 했지만, 거의 한시간을 돌아 내려왔습니다. 지상에서만 바라보던 강의 모습과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아마 큰 비가 온 뒤에는 이 모습과는 완전 다른 모습으로 변해있을거라 확신합니다. 그 때 다시 올라가야죠. 금강에 이어서 남한강과 낙동강도 촬영할 계획입니다. 얼른 알아봐야겠네요.

모든 강에는 역사가 깃들어 있습니다. 사람들이 살기에 좋은 장소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농사를 지을 땅과 풍부한 물은 정착하도록 유도합니다. 정착한 사람들은 풍족함과 더불어 문화를 만들어 냅니다. 그것은 곧 역사가 되어 대대손손 전해집니다. 한강에서 서울이 그랬다면 금강에는 공주, 부여가 대표적입니다. 찬란했던 백제 문화의 중심지였습니다. 비단같은 강은 사람들이 그러하도록 뒷받침을 부족하지 않게 해주었습니다. 자연 그대로의 강은 풍족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만족하지 못하나 봅니다. 효율을 내세우며 있는대로 쥐어 짜고, 또 짜 냅니다. 강을 깊게 파고, '보기 좋게' 정비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진을 위 사진을 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는 걸 말해줍니다. 권력자, 자본가들은 겉으로는 이것을 해야한다고 말하면서 속으로는 딴 짓을 하고 있습니다. 자기 잇속을 챙기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하늘에서 바라보니, 눈먼돈(세금)을 어떻게 해먹을까 고민의 결과물 바로 그것입니다.

다 망가져버린 금강을 바라보며, 다시 많은 분들이 죽어가는 강에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ㅠㅠ

글, 사진 : 김성만(자유채색) 활동가
사진출처 : 대전충남녹색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