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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져나오는 비리, 그리고 부실
최근 국회에서는 국정감사가 한창입니다.
4대강사업에 대한 각종 비리와 문제점들에 대한 지적이 올해도 빠지지 않고 있습니다.
거대 건설사의 담합, 비자금 조성, 공정거래위의 솜방망이 처벌, 그리고 청와대 개입까지
매일같이 터져나오는 것은 썩은 냄새가 진동하는 비리커넥션입니다.
이렇게 각종 비리로 쌓아올린 4대강사업이 멀쩡할리 없습니다.
수자원공사 국정감사장에서는 4대강 사업의 부실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국토해양위원회 소속의 야당의원은 4대강에 건설된 보에서 세굴현상이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음을 질타했습니다.
10월 12일 이미경 의원실에서 작성한 보도자료. 보 세굴 현상이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정부측 자료가 실려있다.
지난 겨울 함안보 하류에 깊이 20m가 넘는 어마어마한 세굴이 일어난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그런데 작년에 이어 올해 9월에도 다시 세굴이 발생한 것이 드러났습니다. 모두 비리에 쌓아올린 부실공사의 결과입니다.
되돌아온 누수의 악몽, 물새는 4대강 보
그런데, 보의 부실함이 이것 뿐일까요?
세굴현상 외에도, 작년 말 한창 이슈가 되었던 누수, 곧 물이 새던 보의 모습을 기억하실겁니다.
정부와 시공사는 "물비침현상"이라는 희한한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문제의 심각성을 감추려 했었습니다.
하지만 추운 겨울과 한 밤중에도 계속된 공사는 부실로 이어져, 완공을 앞둔 거대한 콘크리트 보가 눈물을 흘리듯 물이 새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던 것이지요.
시공사는 완공을 거의 1년이나 연기하고서 열심히 보강공사를 했습니다.
하지만 올 여름 홍수와 태풍이 지나고 난 자리에 남은 것은, 또 다시 물이 줄줄 새는 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입니다. 보의 누수현상이 반복되고 있는 것입니다.
홍수와 태풍이 지나간 지난 9월 말, 낙동강은 작년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었습니다.
낙동강의 달성보는 대구 달성군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 달성보의 콘크리트 고정보 수직이음새에서 누수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정부 말처럼 단순한 "물비침 현상"이 아닙니다. 갈라진 이음새로 물이 줄줄 새어나오고 있는 지경입니다.
보수공사도 얼마나 부실했는지를 말해줍니다.
더군다나 이 날(9월26일)은 마침 보의 수문을 열고 수위를 낮추었기에 누수현장이 발견될 수 있었습니다.
물이 가득차서 보 위로 물이 흐르고 있었다면, 아마 아무도 몰랐을 것입니다.
준공 표지석이 달성보 전망대 앞에 세워져있다
달성보 전시관 앞에는 준공표지석이 서 있습니다.
멋진 대리석 위에 "2012년 8월 29일"에 공사가 끝났다고 표시되어 있습니다.
준공은 공사를 완료했다는 의미인데, 해마다 이런 누수가 반복된다면, 시공사도 수자원공사도 애가 탈 것입니다.
준공, 완공은 영원히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준설선에 파손된 콘크리트 고정보
달성보만이 아닙니다. 달성보보다 상류에 위치한 강정고령보와 창녕함안보에서도 누수는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콘크리트 고정보에 가로로 물이 새는 흔적이 보입니다.
그 모습은 작년과 유사합니다. 작년 이맘 때도, 분할 타설한 이음새에서 누수가 발견되었습니다.
창녕함안보의 콘크리트 고정보에 물이 새어 나온 흔적이 발견되었다. 창녕함안보에서는 올해 초 대규모 세굴현상도 발견되었다.
강정고령보에서도 또다시 누수가 나타나고 있다.
홍수가 지나고 난 뒤 강정고령보 곳곳에는 수해의 흔적이 있습니다.
각종 시설물들은 파손되고, 어도 주변에 쌓아올린 사석들도 군데군데 망가져 있습니다.
창녕함안보의 고정보는 크게 파손되어 있었습니다. 홍수에 떠밀려온 준설선이 부딪혀 생긴 것입니다.
홍수에 떠 내려온 준설선이 부딪혀서 창녕함안보의 콘크리트 고정보가 파손되었다.
강정고령보의 어도에 쌓은 사석들이 무너지고 있는 모습
강물이 흐르는 곳을 가로막은 거대한 구조물은, 홍수만 지나가면 이렇게 곳곳이 부서질 것입니다.
자연의 강에 불필요한 구조물이 들어서니 벌어지는 일입니다. 해마다 보수하려면 돈도 수고도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날아가 버린 둔치, 그리고 파이핑현상
합천창녕보에서는 또다른 문제가 발견되었습니다.
태풍이 지나간 자리에 좌측 둔치가 통째로 쓸려가버린 것입니다.
이전에 사석과 철망으로 보호공을 설치했던 부분인데, 태풍 산바가 지나간 이후 70여미터가량이 통째로 유실되어 버렸습니다.
9월20일 합천창녕보 좌안 둔치의 모습. 사석과 철망으로 보호공을 설치했으나, 비가 오고 난 뒤 형체도 없이 모두 쓸려갔다.
7월16일 합천창녕보 좌안의 모습. 9월에 둔치가 유실되기 전의 상태이다.
또한 둔치 쪽으로 물이 계속 새어나오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관동대 박창근 교수나 인제대의 박재현 교수는 이것의 원인이 "파이핑 현상"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파이핑 현상'이란, 보 상류의 둔치로 스며든 물이 하류에서 새어나오는 것으로서, 상하류간에 일종의 물길이 생기는 것을 말합니다.
수자원공사 측은 태풍 산바 때 토사에 스며든 빗물이 빠져나오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태풍이 지나간 지 5일이 지나도록 계속해서 물이 흘러나오는 것은 전문가들의 의견처럼 파이핑 현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호안 쪽에 물을 막는 차수벽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으면 이와 같은 파이핑이 발생합니다.
결국 4대강 사업 부실이 낳은 또다른 문제입니다.
계획된 공사기간이 2년, 보수공사만 1년, 그렇게 어렵게 완공을 했지만,
4대강의 보에서는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작년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세굴, 누수, 파이핑... 정상적인 토목공사에서는 나타나기 힘든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결국 4대강 보는 비리라는 모래 위에 쌓아올린 부실덩어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4대강 사업은 MB가 온 국민에게 남긴 악몽, 그 자체입니다.
황인철 (녹색연합 자연생태국 4대강현장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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