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자연학교 후기] 자연과 함께 놀았어요

 녹색아카데미/활동·현장       2008. 8. 25. 10:17  l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자연과 함께 놀았어요


“밥은 하늘입니다. ♪♪
하늘은 혼자 못 가지듯이♫
밥은 서로서로 나누어 먹는 것~ ♬”

어린이자연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부른 ‘밥 노래’이다.

“아유, 선생님! 노래가 이상하잖아요. ‘먹는 것’ 할 때 끊어 부르는 게 아니고, 이어서 하는 거예요”
“……”

아이들이 ‘밥 노래’가 생소하여 부르기 어려워할까봐 먼저 불러주었다. 그러자 전에 어린이자연학교에 참여한 적이 있는 우리 모둠의 가람이가 ‘박자’가 틀렸다며 지적해준다. 그때서야 ‘아차’하고 정신을 번뜩 들었다. 아이들은 굳이 내가 가르치지 않아도 자연스레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의 어린이자연학교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아이들은 온 몸으로 맞는 갯벌을 참 좋아했다.
바닷바람을 가르겠다며 뛰어다니는 아이, 선생님에게 손으로 가리키며 이곳을 삽으로 파달라고 부탁하는 아이, 가만히 서서 계속 웃고 있는 아이, 사진 찍는 선생님을 유독 쫓아다니는 아이, 소리치는 아이, 서로의 옷에 진흙을 묻히며 장난을 치는 아이 등 아이들은 다른 모습으로 성격과 관심분야를 드러냈다. 다들 입학식 때 선생님 앞이라 얌전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고, 장난꾸러기로 변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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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둠의 예지는 게를 볼 때마다 ‘갯벌도감’에서 ‘게’의 이름을 찾아보며 즐거워했고 웅래, 범수, 채환이는 어느새 남자녀석들끼리 한 팀이 되어 ‘망둥어’를 잡겠다면서 열심이었다. 아이들은 대단한 발견을 할 것처럼 입가에 미소가 가득했다.

우리는 갯벌에서 돌아온 후, 자신의 자연이름과, 모둠이름을 만들었다, 밤에는 운동장에서 줄넘기, 단체 달리기 등의 ‘여름밤놀이’도 했다.  빡빡한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이 지치지는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오히려 신나하면서 열심히 뛰노는 아이들 속에서 내가 먼저 지쳐버리기도 했다. 심지어 아이들은 프로그램 사이에 있는 휴식시간마저 놀이를 궁리하고 만들어내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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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 아이들에게 친숙한 ‘토마토송’의 체조로 아침을 열었다.  
오전에는 토마토농장에서 직접 토마토를 따는 체험을 해보았다. 아이들은 더워서 땀을 뻘뻘 흘렸지만 예쁜 토마토를 한 움큼씩 땄다. 그리고는 직접 딴 토마토를 먹고 자기 것이 가장 맛있다면서 탄성을 자아냈다.
농장에서 돌아오는 길은 날씨가 참 좋았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아이들은 신나게 ‘토마토송’을 불렀다.
“새콤달콤 향기 품기는, 멋쟁이 토마토♬, 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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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는 함께 오색 꽃떡을 만들어 먹었다. 처음에는 그냥 비슷하겠거니 했는데, 꽃떡의 빛깔마다 아이들의 다채로움이 물씬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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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열 조리기’도 직접 만들어보았는데, 아이들은 태양열조리기로 물의 온도가 얼마나 변하는지, 메추리알은 과연 삶아지는지를 실험하고 관찰하였다.
나는 이런 것이 진정한 교육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피상적으로 전해진 지식은 아이들에게 어떤 의미 있는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없다. 오직 순수한 자연의 품에서 온몸으로 깨닫고 관찰하고 사랑하는 일들이 아이들에게는 진정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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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 짐 정리를 하던 웅래는 이곳을 떠나기가 무척 아쉬웠는지 캠프기간이 한 달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마음이 참 예쁘고, 조용했던 예지는 어떤 것이 가장 좋았냐는 질문에 ‘전부 다요~’라고 말하면서 함박웃음을 지었는데 그 미소가 얼마나 예쁘던지.

어린이자연학교의 2박3일은 이렇게 순식간에 지나갔다.

‘캠프에서 아이들은 무엇을 느끼고, 마음에 담아 갔을까? 아이들과 좀 더 얘기도 많이 하고, 잘 놀아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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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글 솜씨로 후기를 정리하면서, 캠프에 함께 한 아이들 생각이 어찌나 나던지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함께 장난도 많이 치고, 첨벙첨벙 물놀이와 빨래를 동시에 하기도 하고, 밤에 무서운 이야기도 나눈 반짝반짝 빛나는 아이들 모습이 생각나 다시 즐거웠다.

애들아, 더운 여름 잘 보내고 있지?

글 : 산들 모둠 ‘파마하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