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현장강좌 ② “에너지 자립마을을 찾아서” 참가자 후기

 녹색아카데미/활동·현장       2009. 11. 23. 13:40  l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imgright|091123_04.jpg|320|▲ 시민발전소 김낙중 부소장의 안내로 참가자들이 에너지자립시설을 둘러보고 있다|0|0]생태적인 귀농을 하자! 2009년 내 개인적인 프로젝트이다. 올 초부터 생태적인 삶을 살기위한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하며 몇 가지 원칙을 세우기 시작했다. 그중 하나가 에너지 자립이다. 실제 에너지 자립을 하고 있는 사례를 TV나 책으로 보았지만 직접 찾아가 현재 살고 있는 분들의 생생한 이야기와 그동안 궁금했던 점을 직접 묻고 싶어 등용마을에 찾아가려던  차에 때마침 녹색연합에서 등용마을을 간다니 이 얼마나 기쁘고 흥분이 되던지 바로 신청하고 약속의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10월 24일 토요일, 아담하고 조용한 마을에 도착하여 등용마을의 자랑 ‘부안시민발전소’로 향한다. 입구에서부터 낯선 이들의 방문에 요란하게 짖어대는 개들 때문에 일행 모두 발걸음을 멈추고 움찔하였으나 작은 소란마저 정겹다. 시민발전소 김낙중 부소장님의 친절한 설명과 ‘부안시민발전소’의 만들어진 배경을 듣고 나니 마을 분들의 노력에 뭉클한 감동과 박수를 전하고 싶다. 생태적 에너지인 태양광을 이용해 우리에게 꼭 필요한 전기를 만들어 사용하고 또 남은 전기는 한국전력에 되팔아 수익을 창출한다니 참 고마운 자연이다.

[imgleft|091123_05.jpg|320|▲ 페달을 돌려 전구에 불이 들어오게 하는 자전거발전기|0|0]거꾸로 돌아가는 계량기를 보고 싶었으나 애석하게도 하늘의 해를 구름이 가려버렸다. 발전소 한켠에 자리하고 있는 자전거는 폐달을 돌리면 전기가 생산되는 발전용전기자전거다. 세 시간을 달려야 TV 1시간을 볼 수 있다니 얼마나 전기를 낭비하고 살았단 말인가. 자 이제부터 에너지도 절약할 수 있고 저절로 다이어트까지 되는 발전용자전거 한 대씩 구입합시다!

저녁식사를 끝내고 태양열조리기를 팀별로 제작하기 시작했다. 쿠킹호일, 골판지, 스티로폼박스, 유리를 이용하여 만든 조리기로 정말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을까? 의심스러웠다. 팀원들의 꼼꼼함과 뛰어난 그림실력으로 멋진 조리기가 완성되었다. 간단한 재료로 만들어진 조리기로 달걀을 삶아 먹는다니 내일 날씨는 무조건 맑음이어야 해 꼭!  

다음날 아침, 드디어 해가 떴다. 아- 그런데 구름이 자꾸 가린다. 조리기를 들고 나와 계란을 담은 냄비를 스티로폼 상자에 넣고 조리기상체를 올려 햇볕이 잘 드는 곳에 두었다. 잘 익어야 해~~ 태양열조리기야~ 달걀을 부탁한다. 그렇게 햇볕과 손수 만든 조리기에 유정란을 맡기고 유채꽃의 마을을 둘러보러 주산마을로 향했다.

[imgright|091123_03.jpg|320|▲ 간단한 도구로 태양열조리기를 직접 만들고 있다 |0|0]주산마을의 김인택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한마디 한마디에 유채꽃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가 느껴진다. 그분들의 땀과 노력이 국가의 정책으로 좌절감을 느끼게 한다니 답답해 속이 다 뒤집힌다. 유채기름으로 만든 바이오 디젤로 운행하는 트럭의 시동이 켜지는 순간 끙끙, 이게 무슨 냄새지? 고소한 닭튀김냄새가 난다. 아~ 배고파! 아이들의 반응도 뜨겁다. 그 호응에 트럭 뒤편에 탑승하는 영광이 주어졌다. 환호와 기쁨의 웃음소리 뿌리며 동네 한 바퀴 드라이브에 이어 앵콜 드라이브까지 모두가 행복해 지는 시간이었다. 그래도 이분들과 오늘 함께한 우리 모두가 에너지 실천과 노력을 지속한다면 꽉 막힌 정부와 정치인들의 마음을 움직일 날이 오리라 믿는다.

짧은 만남을 뒤로 하고 두근두근 조리기 앞에 섰다. 조리가 될 무렵 유리표면에 물기가 생긴다고 했는데, 정말 우리 조리기에 물이 송글송글 맺혀있었다. 하루 종일 일조량이 좋지 않아 걱정했는데 최고의 삶은 달걀이 탄생되었다. 꼭 맥반석 달걀처럼 표면이 갈색으로 변해 부드럽게 익은 달걀, 맛은 정말 환상이었다.

[imgcenter|091123_02.jpg|600|▲ 유채꽃으로 에너지자립을 꿈꾸는 마을, 주산마을을 찾아간 참가자들 |0|0]
조리기와 태양이 만들어준 위대한 삶은 계란에 감탄하며 짧은 이틀간의 시간이 끝났다. 아쉽고 짧은 시간이었지만 어느 때보다 늘 곁에 있어 소중 한줄 몰랐던 자연에게 고마움을 느낀 시간이었다. 생태적인 귀농을 준비하는 사람으로서 자연에게 해가 되지 않게 살아야겠다. 순환하는 삶을 실천하는, 참된 농부가 되련다.

글 : 김유숙 (녹색현장강좌 참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