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eet |
안녕하세요! 나의 이름은 김반장입니다. 나는 음악을 하는 음악가로 살고 있는 사람이며, 자연의 넉넉함과 풍요로운 영감을 사랑하는 지구의 인간입니다. 녹색연합의 <녹색희망>을 즐거운 마음으로 읽으며 많은 메시지를 귀담아들으려 한답니다. 음악가라는 말이 여러분들에게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음악가란 단순한 직업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나는 음악과 함께 살고 음악을 통해 사람들과 나누고자하는 바가 있기에 “무슨무슨직업”과 같이 돈만을 위해서 행하는 형태와는 다소 다른 의미를 음악가라는 말속에 간직하고 있습니다.
음악가는 어떤 면에서 농부 같은 사람이기도 합니다. 모든 예술의 근본이 그렇듯이 음악 또한 사람을 비롯한 많은 생명들을 이롭게 하는데 그 뜻을 두고 있습니다. 농부가 숨 쉬는 흙, 땅에 씨앗을 뿌리듯이 음악가는 자라나는 또 다른 아이들에게 ‘영감’이라는 씨를 뿌립니다. 누가 뭐라든지 자기가 뜻한 바 있는 무농약 재배법으로 땅을 경작하는 농부처럼 음악가도 누가 뭐라든지 자기가 생각한 음악의 이상을 항해 묵묵히 나아가며 음악을 짓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예술, 모든 음악가가 다 그렇다는 말은 아닙니다.
나는 레게음악이라는, 어찌 보면 한국에서는 굉장히 생소할 수 있는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인데요, 이 레게음악이 나에게 음악의 길이 무엇인지 많이 가르쳐주었습니다. 레게는 자메이카에서 파생된 음악이지만, 사실 알고 보면 자메이카에서 자연과 더불어 사는 농부들의 음악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입니다. 레게음악은 거북이처럼 느린 드럼비트에 묵직하면서도 넘치는 풍년과 같은 느낌을 담은 베이스(베이스기타이기도 하지만 베이스음역대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하겠습니다)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또 그것이 독특한 느낌을 내는 음악이지요. 많은 음표를 연주하며 꽉 채우는 것보다 연주가 필요한 곳을 찾아 여백을 두며 연주하는 것을 아주 중요하게 여깁니다. 이 음악은 자메이카의 자연과 더불어 살며 자연의 섭리를 섬기는 신심을 가진 롸스타(Rasta)라고 하는 이들의 전통적인 북음악 ‘나이아 빙기’로 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말로 하면 풍물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자메이카의 아름다운 풍경 웅장한 숲속의 자연 그리고 욕심내지 않고 사는 겸손하고 검소한 롸스타 사람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 농부들이 연주할 때 당나귀도 춤을 춥니다.
참 멋진 잔치 아닌가요? 그곳에서 나는 어렴풋이나마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선비정신을 느껴볼 수 있었어요. 한국에 선비정신이 계속 살아 있었다면 아마 우리들도 댕기머리에 오토바이를 타고 랩을 하는 청년, 상투를 튼 모습에 드럼치고 노래하는 선비를 볼 수 있지 않았을까요? 뿌리가 있는 전통을 가지고 산다는 것, 자연과 함께 모든 생명과 더불어 산다는 것, 그것은 어찌 보면 인간으로 이 세상에 태어난 우리들의 진정한 가치 실현이자, 진정한 기쁨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는 지금 먹고산다는 핑계로 쉽게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며, 겸손함 보다는 자기를 내세워 욕심을 채우는 것이 더 나은 일이라는 착각 속에서 많은 시간들을 헛되이 보내고 있지는 않은지요. 심지어 다른 이에게 해를 입혀가며, 다른 생명을 짓밟아 가면서 자기만의 밥그릇을 채우려하는 욕심쟁이들은 아닌지 생각해봅니다. 인간적인 가치가 얼마만큼의 재물과 지식을 가졌느냐 하는 것과 혼동되고 너무 많은 TV화면과 소리들이 스스로 자신만의 모습을 찾기도 전에 같은 얼굴과 같은 옷을 기대하는 사람으로 만드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때입니다.
그 사이에서, “나”는 음악가로써 지혜로운 삶의 자세가 무엇일까 진지하게 고민해봅니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어려운 말을 써가며 논쟁을 벌이고 많은 종교와 신심이 자기의 형식과 형태만이 진리라고 말하며 다투고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인간을 자유롭게 인간을 풍요롭게 인간을 아름답게 하는 진리란 어린아이도 알아들을 수 있는 것이며, 그 형태와 형식이 어떠하든 서로 통하는 것이 진리라는 것을 나는 느낍니다. 레게음악이라는 아직은 생소한 음악을 한국의 땅에서 경작하면서 나는 좀 더 나 자신에 대해 알아가며 성숙한 삶의 자세를 가지려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곳은 자메이카와 아프리카와는 또 다른 땅이기에 이 땅 위에서 자라나는 좋은 레게음악, 나의 레게음악, 우리의 레게음악을 잘 경작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레게음악은 언제나 “자신의 뿌리를 알라”고 말합니다. 어떤 이는 뿌리를 부모님이라 생각하고 혹은 한국인의 전통이라고도 생각할 것입니다. 다 맞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자연 속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가는 인간, 제 아무리 잘난 맛에 살고 오만함을 가지고 위대한척 하더라도 인간 존재 그 또한 위대한 자연의 섭리 속에 있으며 그것을 통해 삶이 주어진 하나의 작은 생명에 불과합니다. 우리들이 자연에 대해 경외감을 가지고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겸손함으로 자연을 대할 때 그제야 나와 너, 우리 그리고 한국인을 넘어선 자연의 아름답고 귀한 인간으로서의 '뿌리'를 다시 떠올릴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나는 그렇게 믿습니다.
<녹색희망> 편집자 여러분, 구독자 여러분 사랑합니다. 우리 참 좋은 인연입니다. 그렇지요? 그동안 우리가 오랫동안 복종하고 안주해왔던 험하고 마음 아픈 착각의 늪에서 벗어납시다. 진정 생명을 위한 삶(life to live), 삶의 기쁨이 넘치는 삶, 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삶을 다시 떠올리며 나아갈 꽃길, 함께 손잡고 갑시다. 자연이 내어준 새로운 세대로서 청년의 늠름함, 듬직함, 열정과 사랑으로 세상을 밝게 비추는 우리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김반장 올림
글 : 윈디시티 김반장 (녹색연합 회원)
'회원이야기 > 회원참여' 카테고리의 다른 글
通 한다는 것... (2) | 2010.07.13 |
---|---|
쓰레기에 대한 명상(Meditations on Trash) (0) | 2010.06.10 |
새 봄, 생명의 자리를 꿈꾸다 (0) | 2010.05.04 |
2010년의 첫 회원 한마당이 있었습니다 (1) | 2010.04.06 |